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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주문형 경제(On-demand economy)시대에 개발자의 미래, 치과의사의 미래, 우리의 미래 16

7
2015-01-12 01:52:29 223.♡.162.75
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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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하는 자영업의 문제,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 안정적 일자리의 문제, 마트와 재래시장의 문제 등에 관하여 여기 클리앙에서도 여러 얘기들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우버택시(Uber)서비스에 관하여도 그간 많은 말씀들을 주고 받으신 걸로 압니다. 이와 관련하여 일전의 제 글에 올려주신 Santacroce님의 견해에 대한 보충답변의 글 몇 줄과 참고할만한 외신기사 등을 공유 해보고자 합니다.  제 글에서 오고 간 대화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34720523CLIEN

 

Santacroce님께서는 

 

"솔직히 우리의 미래는 영세하고 몰락해가는 자영업자여야 한다는 설정을 벗어나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과 같이 자영업자가 많은 구조는 사실 복지사회로 가는 길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절대다수의 자영업자가 임노동자가 아니고 사업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보기 에 자영업자 그룹은 알아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므로 복지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임노동자로 이들을 포섭하게 하고 노동조건을 통제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임노동자들의 미래는 맥주집 사장이 되어서는 안되며 현 직장을 그만 두더라도 다른 직장의 임노 동자로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당연히 현재 모든 임노동자의 미래가 자영업자가 되어서는 아니되며 그것이 특히나 생존이 불투명한 영세한 자영업자가 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주장에는 하등의 이견없이 완벽히 동의합니다. 다만, 문제는 능력이 뛰어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나이가 많은 이들의 재취업을 통한 임노동은 대개 기존 직장대비 그 규모나 직급이 뒤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중소상공인 중소출판사 중소유통대리점 등에 소속되었거나 재취업을 통해 소속되어질 임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칼자루를 쥔 독점유통과 독점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취업의 관문을 통과해서 겨우겨우 들어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휘둘리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구조라면 임노동자로 재취업하는 것이 과연 불투명한 자영업자로 창업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실질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대기업에 사오정 이후에 재취업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현실에서 사회적 약자--그것이 개인이든 법인이든간에--를 보호해 줘야 하는 대원칙이 지켜지기를 여전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그리고 여기 클리앙에 들르시는 거의 대부분의 회원님들께서, 지금은 강자이거나 강자의 편에 위치해 있을 지라도, 자본의 끝없는 탐욕이 극소수를 제외한 다수를 약자로 몰아붙이고 난 후, 패배자들이 몰린 기울어진 운동장 한 켠으로 같이 밀려날 것이 거의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대기업의 무한경쟁을 방조해버린다면 말이지요. 저는 그것이 무섭고 겁이 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김상중 톤으로 ^^;)

 

좀 더 먼 훗날의 얘기,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예상보다 훨씬 더 가까운 시일 내에 도래할 지도 모르는 미래의 얘기를 해 보자면, 

 

이제는 은퇴 혹은 퇴직, 실직 후 자영업이냐 임노동이냐--재취업이냐 창업이냐--의 논의에만 집중할 수 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자본이나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음으로 인해 자신의 노동력만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이들을 두고 자영업자냐 임노동자냐로 나누는 기존의 이분법적 구분이 무의미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전시대 극소수의 지분만을 차지하던 프리랜서(계약직)의 퍼센테이지가 매우 높아졌고 앞으로 더 급속히 높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습니다. 바로 '주문형 경제 On-Deman Economy의 본격적 등장으로 인해서 직업의 미래, 노동의 미래가 매우 빠르게 바뀌어지고 있습니다.  

 

On-Demand Economy가 아직 우리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 않다보니 어떻게 번역을 해야 할 지 몰라서 그간 audio/video on-demand 등에 쓰여졌던 '주문형'이라는 단어를 붙였습니다만, 저조차도 그 뜻이 바로 와닿지는 않는군요. 그 뜻은 작년 7월에 나온 기사 하나를 참조하시면 보다 더 쉽게 이해되시리라 여겨집니다.

 

The 'On-Demand Economy' Is Revolutionizing Consumer Behavior — Here's How

 

http://www.businessinsider.com/the-on-demand-economy-2014-7

 

위의 링크기사에서 주문형경제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The On-Demand Economy is defined as the economic activity created by technology companies that fulfill consumer demand via the immediate provisioning of goods and services. Supply is driven via an efficient, intuitive digital mesh layered on top of existing infrastructure networks. 

 

한마디로, 주문자의 요구에 즉응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이 이루어지는 경제시스템을 의미하며 주문형 경제하에서의 공급은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인프라스트럭쳐 네트워크에 기반한 디지털 그물망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된다고 하는군요. 대표적으로 우버(Uber)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미 미국에는 주문형 변호사, 주문형 회계사 등의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주문형 경제라는 게 어찌보면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기 시작한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리운전기사는 맹아적 수준의 on-deman economy의 예라 하겠습니다. 지속적으로 월급을 받는 전용운전기사가 아닌, 자기가 술에 취해 누군가가 내 차를 대신 운전해줘야하는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요구(on-demand)에 대해 곧바로(on tap) 노동을 제공해주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파출부도 그러하겠지요. 그렇게만 놓고보면 이 주문형 경제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 이전에 공유경제 sharing economy 등에서 논의된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많은 부분이 비슷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고도로 디지털화되면서 다시 또 고도로 네트워크화된 현재의 저비용고효율 디지털네트워크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on-demand activity가 이전 세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라는 점을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양의 축적이 질적 전환을 가져오듯이, 테크놀로지의 고집적화가 시스템의 변화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이 주문형경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적용범위가 광범위해지면서 이전세대의 주문형 거래에서 요구하던 노동의 숙련도와는 비교되지 않는 훨씬 더 고난이도의 노동에 대한  on-demand로 그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어느 순간에는, 

 

가리봉동 인력시장에서 하루 일거리를 찾기 위해 서성이는 일용직노동자분들이나 유흥가 지하철역 대합실에서 콜을 기다리는 대리운전기사분들처럼, 가디단과 구디단, 테헤란로의 카페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SAP/R3, 3년이상 경력자, DB 마이그레이션, 숙식제공"같은 콜을 기다리는 개발자들을 볼 지도 모를 일입니다. 보다 더 고난이도 숙련이나 지식이 요구되는 치과의사도 개원을 할 여력이 없고, 영리화된 대형병원에 pay-docotor로 남기 힘든 경우라면 집에서 혹은 집근처 대형병원 로비에서 "대치동 13세 치아파절, 14시이전 도착가능 요."같은 콜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지도 모릅니다. 의료법개정이야 뭐 위정자들이 마음만 먹으면야... 게다가 디지털네트워크화된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노동에 대한 사용자의 feedback이 적나라하게 표시되기도 하겠지요. 좋은 평점도 있겠지만 개중에 이런 평가가 기록되어 있다면 ?  "사용자 평균 평점 : 2.7/5.0  최근 feedback : 소스코드를 지만 알게 다 뜯어놓음. 일시키다가 미쳐버리는 줄 알았음.", "질문에 건성으로 답하고 불친절하며 아프게 치료함. 짜증남." 

 

이와 같은 on-demand economy의 성장은 좋게 말하면 프리랜서, 나쁘게 말하면 일용계약직의 양산을 낳게 되는데 이것의 문제는 안정적 고용이 아닌 일시적 고용이 상시화된다는 점입니다. 노동의 미래가 아예 바뀌어지는 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대로 이미 미국에서는 변호사 같은 전문직도 on-demand화 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지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경향성으로 확정이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며, 또한 이미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Medicast사의 앱을 통해 단 두 시간 이내에 의사를 환자의 집앞으로 왕진시켜 준다는 House Call Doctor On-Demand 서비스가 얼마나 잘 정착되는 지도 지켜봐야겠지만, 자본의 속성상 적절한 통제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인간에 대한 이점보다 자본에 대한 이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on-demand economy는 더욱 더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우려됩니다. 정규직, 아니 하다못해 비정규직,을 고용했을 때 수반되는 사내 교육비 지출, 4대보험 지출, 업무 공간마련을 위한 임대료 지출이 이루어지는 않는 꿀맛같은 사업이니 자본으로서는 얼마나 기쁘게 맞이하겠습니까, 이 주문형 경제를.

 

하기사, 위에 링크를 건 비즈니스 인사이더紙의 기사--정확히는 on-demand economy에 대해 장밋빛환상을 품은 외부필진의 견해--에서 주장하는 내용만 액면그대로 받아들인다면야 딱히 걱정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on-demand economy는 혁명적인 변화이고, 마치 보이지않는 손이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여 한정된 자원의 최대한의 활용을 추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마냥, 이 주문형 경제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가져다 줄 것만 같습니다. 원할 때 쉬고 필요할 때 일하는 누구나 꿈꾸는 세상.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요 ? 

 

물론, 순기능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굳이 9-to-5로 정규직 근무를 원치않고 시간제로 일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고 어디에 소속되기보다는 마치 여기저기 편하게 옮겨다니는 재즈밴드의 세션맨처럼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SQL쪽 DBMS 관련하여 전문적인 커리어를 유지하다가 결혼 후 아이를 낳은 한 후배는, 도저히 아이를 떼고 출근하기가 괴로워 일년에 두 세차례만 임시직으로 일을 합니다. 수입은 당연히 비교할 수 없이 줄어들어 정규직때 비해 1/5 수준이지만 work/life balance에서 분모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그 친구로서는 그정도의 노동이 가장 행복한 타협점입니다. 그래서 맞벌이를 고려하여 대출끼고 샀었던 서울시내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 변두리의 낡은 시영아파트로 이사를 했지만 그에게는 그런 on-demand economy가 더 잘 맞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고용안정성이 남편에 의해 어느정도 확보가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지요. 외벌이 육아의 경우라면 과연... 

 

올 초에 발간된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는 점증하는 on-deman economy에 대해 어느정도는 균형감각을 갖고 있는 기사이므로 아래에 해당 아티클의 주요한 부분을 간추려 정리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저작권 문제가 있어 기사 전재 및 전문 번역은 불가하오니 원문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주십시오. 물론, 뭐 이코노미스트지 같은 명망있는 언론사가 (자신들의 영문기사 콘텐츠로 영리활동을 벌였던 영어학원들을 고소한 전례는 있습니다만) 뭐, 저같은 일개 뻘글러의 글 따위를 고소할 리야 만무하겠으나 단순한 사실보도기사가 아닌 분석 기사의 경우 원저작권을 보유한 이로부터 허가를 득하지 않은 경우에는 전체이든 부분이든 함부로 옮겨오는 것은 원래 위법이니, 모든 내용을 다 싣지 못함을 너그러이 양해부탁드립니다. 원문이 워낙 평이하므로 저처럼 영어에 쥐약이신 분들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혀지리라 여겨집니다. 원문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economist.com/news/leaders/21637393-rise-demand-economy-poses-difficult-questions-workers-companies-and/print

 

제목이,

 

Workers on tap 이군요.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자라는 의미겠지요. 첨부한 사진에 드러난, 수돗물 water on tap처럼 틀면 바로바로 나오는 노동자를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참... 

 

The rise of the on-demand economy poses difficult questions for workers, companies and politicians 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이 기사의 내용을 몇 군데 살펴보면,

 

".....(상략)... 주문형 경제는 이미 벌써 여러 정치적 논쟁을 야기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버택시(Uber)에 대한 것이 그 예이다. 많은 도시와 주(州), 나라들이 ride-sharing comapny인 우버를 안전의 문제와 법제도적인 문제를 이유로 금지해버렸다. 택시운전사들은 우버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여왔고 우버 운전자들은 더 많은 이익공유를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 기술낙관론자들은 이런 문제는 그저 초창기에 발생할법한 별 거 아닌 트러블이라고 여긴다 : 그들 낙관론자들의 견해로는 주문형 경제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훌륭한 선택지(greater choice)를 쥐어주며 노동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원할때면 언제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하여 사회는 이익을 보는데 왜냐하면 유휴자원이 활용되어지기 때문이다. Uber에 활용되는 그 많은 차량들이 만일 우버 서비스가 없었다면 그저 차고에 주차나 되어있을 처지였을 것이지 않은가.  

 

The on-demand economy is already provoking political debate, with Uber at the centre of much of it. Many cities, states and countries have banned the ride-sharing company on safety or regulatory grounds. Taxi drivers have staged protests against it. Uber drivers have gone on strike, demanding better benefits. Techno-optimists dismiss all this as teething trouble: the on-demand economy gives consumers greater choice, they argue, while letting people work whenever they want. Society gains because idle resources are put to use. Most of Uber’s cars would otherwise be parked in the garage.

 

그나마 이코노미스트 紙는 앞서 말씀드린 바대로 어느정도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려 노력합니다. 위 내용에 이어지는 문단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중략)...  진실은 보다 더 복잡미묘하다. 소비자들은 명백히 승자임은 분명해 보인다 : 안정적 고용보다 노동유연성에 가치를 좀 더 두는 서구의 노동자들, 예를 들어 일과 양육을 함께 하고픈 여성노동자들에게도 이런 주문형 경제가 더 유리하다. 납세자들(taxpayer)의 경우도 주문형 노동이 공공서비스의 질적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노동유연성보다 안정적고용에 더 가치를 두는--다수의 중년 법조인, 의사, 택시운전사 등은 당연히 위협을 느낀다고 하겠다. 게다가 주문형 경제는 분명히 불공평을 양산한다 : 납세자들은 공적연금 형성에 전혀 기여를 하지 않는 주문형 경제하 계약직 노동자들을 부양하게 될 것이다. "

 

The truth is more nuanced. Consumers are clear winners; so are Western workers who value flexibility over security, such as women who want to combine work with child-rearing. Taxpayers stand to gain if on-demand labour is used to improve efficiency in the provision of public services. But workers who value security over flexibility, including a lot of middle-aged lawyers, doctors and taxi drivers, feel justifiably threatened. And the on-demand economy certainly produces unfairnesses: taxpayers will also end up supporting many contract workers who have never built up pensions.

 

위 기사의 마무리 문단에서는 그런 얘기를 합니다. 

 

비록 정부가 (주문형 경제의 성장으로 인한) 개인주의화된 시대에 국가적 정책을 맞춘다한들, 이 주문형 경제가 개인들에게 더 많은 리스크를 부과하게 된다는 점은 명백하다. 사람들은 주문형경제체제에서 여러 복합적인 기술들을 익혀야 할 것이며, 그 기술들이 최신판으로 유지되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대형 서비스회사에 소속된 전문적 인력들은 자신들 스스로를 교육시키는데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아울러 사람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팔아야 하는 지를 배워야만 할 것이다, 개인적 인맥을 통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일 더욱 더 성공에의 열망을 지닌 이들이라면, 자신들을 어떻게 브랜드화 할 지도 배워야 한다. 이렇듯 더욱 더 유동적인 세상이 되면 모든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자신주식회사( You Inc. 예를들어, 김영희주식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지를 배워야만 할 것이다.   

 

But even if governments adjust their policies to a more individualistic age, the on-demand economy clearly imposes more risk on individuals. People will have to master multiple skills if they are to survive in such a world—and keep those skills up to date. Professional sorts in big service firms will have to take more responsibility for educating themselves. People will also have to learn how to sell themselves, through personal networking and social media or, if they are really ambitious, turning themselves into brands. In a more fluid world, everybody will need to learn how to manage You Inc

 

사실 말만 놓고 보자면 주문형 경제의 미래를 대비해서 김철수주식회사를 잘 경영해 보라는 얘기는 그럴싸해 보입니다. 실제로, 자신들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워 스스로를 브랜드화 시키면 특정회사에 예속되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과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 바싹 땡겨서 벌고, 몇 달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필요에 따라 노동하고 원하는대로 쉴 수 있고... 그러나 그런 성공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주문형 경제시대의 도래로 그런 훌륭한 예가 많이 늘어날 지는 몰라도 나쁜 예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대박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질 지는 몰라도, 쪽박을 차고 밑바닥 무저갱으로 굴러떨어질 가능성은 훨씬 더 높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라면야... 

 

경제가 활황일 때야 프리랜서 계약직의 미래는 불투명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고생한만큼만 노력하면 입에 풀칠은 하고 그보다 훨씬 더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경제가 불황일때가 관건이지요. 직장에서 일하는 임노동자인들 경제불황의 여파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도의 고용보장과 퇴직연금 재취업교육 등의 안전망을 붙잡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직프리랜서에게 그런 것은 애시당초 기대할 수 없습니다. 주문형 경제체제하에서는 프리랜서에겐 불황이 곧 공황이 됩니다.  사회안전망이 특별히 부실하며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주문형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건 재앙에 가깝습니다. 먼 미래에는, 아니 어쩌면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치킨집 창업이냐 하청업체로의 재취업이냐를 고민하는 게 사치스러운 시대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문형 경제하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치킨경력3년이상자, 수원통닭골목,1800시~2400시"라던가 "XML코딩,판교,2주근무"같은 팝업창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처지에 비하면야...  

 

개인적으로는 로봇시대의 도래로 인한 직업의 변화보다 On-demand economy의 급성장에 따른 노동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첨병국가들에서는 이미 사람들을 쉽게 짜르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던 터라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주문형 경제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IMF 이래로 우리나라에서 평생고용 평생직장의 아시아적 가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그나마, 좌빨이네 종북이네 귀족노조네 하는 온갖 오명을 뒤집어쓰면서까지 유지시켰던 노동안정성을, 최근들어 최경환 같은 인간들이 서서히 부정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좇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인데다가 대통령부터가 나서서 시간제 일자리와 창조경제를 외치고 있으니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긴 합니다. 한 번 꽂히고 한 번 쏠리기 시작하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거침없는 대한민국 경제특성에서 까딱하면 걷잡을 수 없이 on-demand economy로 쏠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 물론 on-demand economy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고 "주문형 개발자공급 앱" 같은 걸로 대박을 내실 수 있는 분이시라면야 뭐 벤처성공신화로 떼돈을 버실 수 있겠지만, 그 앱만 바라보며 하세월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들에게는...

 

쓰고보니,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을 앞두고 너무 무거운 얘기만 썼군요. 저 스스로부터 경각심을 좀 가졌으면 싶어서 정리도 할 겸, 원래 추울때 아이스크림이 제맛이고 무서울때 공포영화가 왔다~이듯, 경제가 불안할 때 더 불안한 얘기를 하는 게 제 맛..(쿨럭~) 아, 이게 아니군요. 암튼, 뭐 읽어보셨음 싶은 기사 소개 겸 이래저래 몇 마디 적었습니다.

 

내일 출근길은 꽤 춥다하니 옷 도탑게 입으시고, 새로운 한 주도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아생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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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생식당 요리사

아생, 아름다운 생, 아나코 생디칼리스트, 유기농 저칼로리 저염 고영양 푸드마일리지 로컬푸드 페어트레이드 생활협동조합 아생식당 개업 준비 중,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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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52.♡.203.174
01-12 2015-01-12 01:58:07 / 수정일: 2017-04-30 16:25:02
·
펑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2:03:22 / 수정일: 2017-04-30 16:25:02
·
저도 노동유연성보다는 고용안정성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의 시작 되세요~
from CV
O(nlogn)
IP 121.♡.198.181
01-12 2015-01-12 02:06:47 / 수정일: 2017-04-30 16:25:02
·
모공에 있기엔 아까운 글이네요. 노동시장이 단순히 탄력적이기만 하다면 지금만큼 비참한 노예를 양상하진 않겠죠. 사용자와 고용인의 거래는 분명 불투명하고 한 쪽에 유리하게 조작되어있으며 주문형 노동시장이 확대되면 이 현상은 더더욱 두드러질 것 같습니다..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2:14:16 / 수정일: 2017-04-30 1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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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게는 재앙이겠지요. 모자라는 건 자원이고 부족한 건 경쟁력인데 남아도는 건 노동자라면, 주문형경제시스템의 폐해는 오롯이 노동자의 몫으로... 미리부터 대비를 잘해야할 사안이라 여겨집니다.
from CV
-정다운-
IP 175.♡.27.57
01-12 2015-01-12 02:08:08 / 수정일: 2017-04-30 16:25:02
·
일단 스크랩.
제가 지금 술을 마셔서 읽어도 이해를 못합니다ㅋㅋ
아생님 장문의 글을 찾아 읽지는 않지만 (응?)
보이면 꼭 읽습니다.

이 글은 보였으니 읽으려고요 ㅋㅋㅋ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2:15:46 / 수정일: 2017-04-30 16:25:03
·
딱히 찾아읽을만한 글들이 아닌지라...^^;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안 와, 저도 술 한 잔 하고선 잠을 청할까 합니다. 평온한 밤 되세요~
from CV
honghong
IP 211.♡.144.190
01-12 2015-01-12 03:28:35 / 수정일: 2017-04-30 1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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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나 날리고 갑니다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9:47:39 / 수정일: 2017-04-30 16:25:04
·
감사합니다.
from CV
sword
IP 39.♡.57.93
01-12 2015-01-12 06:00:32 / 수정일: 2017-04-30 16:25:03
·
감사합니다.
#CLiOS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9:47:48 / 수정일: 2017-04-30 16:25:04
·
고맙습니다.
from CV
Realtime
IP 130.♡.25.98
01-12 2015-01-12 06:46:34 / 수정일: 2017-04-30 16:25:03
·
벌써 십년 전부터 각종 패스트푸드 점 등의 비숙련 파트타임 잡에는 '꺾기'라는 것이 있어왔는데요.
꺾기란게 무엇인가하면, 알바생들을 딱 손님 몰리는 시간에만 일을 시키는 겁니다. 정상적이라면 아침 9시에 불러서 5시쯤 퇴근을 시켜야 하는데, 11시에 불러서 2시까지 일 시키고 돌려 보낸다음 4시에 다시 나오라고 하는 식 입니다.
시사에 회자 된 후에 없어졌다고는 하는데 분명 여전한 곳도 있을 겁니다.
on tap 노동자라... 말하자면 꺾기의 성인 버전이라고 봐야할까요... 걱정되는 미래네요.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9:52:12 / 수정일: 2017-04-30 16: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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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서 말씀하신 내용과 유사한 형태이겠습니다. 대신 예전에는 그 '꺾기'를 고용주가 이래저래 눈치를 보면서 하던 상황이 이제는 디지털네트워크화된 app을 통해서 아주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겠지요. '은행동, 맥도널드, 5시~8시'이런 식으로... 정말 걱정되는 미래입니다.
from CV
Santacroce
IP 122.♡.206.43
01-12 2015-01-12 07:03:38 / 수정일: 2017-04-30 1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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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글 중간에... 제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생님 글에 종종(?) 제 보잘 것 없는 의견이 등장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연초 특집이 일자리 이슈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로봇혁명에 대한 특집을 다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다른 읽을 거리가 많아서 넘어갔는데 아생님 덕분에 쉽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문형경제라는 것이 결국 인터넷 또는 그에 기반하여 개발된 App 의 도움으로 가능할텐데 전체 기사를 읽어 보지 않은 입장에서 조심스럽지만 의외로 공유경제(에어비엔비나 우버 등)나 서구에서의 성매매산업의 새로운 전개 그리고 고령화에 대한 노동시장의 변화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나 합니다.
즉, 공유경제의 한 특징이 자신의 자산을 손쉽게 수익기반으로 전환(물론 전업의 형식일 필요는 없지만)하는 것이라면 휴먼캐피탈도 고정된 장소에서 상시적 고용주가 물어다주어 나눠주는 일에 목매달지 않고 더 넓어진 네트워크에서 수요에 바로 대응하는 형태가 늘어날 여지는 커 보입니다. 부정적 모습으로 안정적 고용이 무너지는 면이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일부 서구의 성매매 산업에서 점점 포주의 역할이 축소되고 앱에 근거한 직거래와 상호평가(이는 공유경제에도 나타나는 면입니다.)로 정보의 비대칭과 안전성이 증대되는 면을 보면서(물론 성매매 자체를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을수는 있겠지만) 주문형 경제의 긍정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를 일자리의 안정성을 잃는 것이다라고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매매 종사자가 포주에서 벗어나는 것 처럼 자본의 직접적 통제에서 자유로와지는 면도 있어 보입니다. 물론 쉽게 단정지을 문제는 아닙니다.
또한 고령화 진전 속에 정규일자리에 계속 남아있기 어려운 50대, 60대, 70대에게 주문형경제는 새로운 해법이 될 가능성도 보입니다. 고령자에게 총체적인 업무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아주 세분화된 업무요건은 충족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전에 비해 수익은 작을 것입니다.
문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demand(또는 취향의 변화)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야 하는 것인데 역설적이게 스마트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보다 용이한 세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래저래 좀 느리고 눈치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세상이 도래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도 걱정입니다.

참고로 서구 성매매 산업에 대한 이전 글은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lecture&wr_id=233306&sca=&sfl=mb_id%2C1&stx=santacroce&page=2CLIEN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9:58:48 / 수정일: 2017-04-30 16:25:04
·
보잘 것 없는 글에 좋은 말씀과 고견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부분의 순기능은 더 키워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디지털네트워크에 적응하지 못하는 '느리고 눈치없는 사람들'이 소외받지 않고 불황에 대한 대책이 갖춰지며 공적연금 형성에 기여하도록 조정이 이루어지는 등의... 주문형 경제가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 서방국가들에서는 벌써부터 고민이 깊은가 봅니다.
from CV
한중한
IP 39.♡.56.229
01-12 2015-01-12 08:21:20 / 수정일: 2017-04-30 1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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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인상깊게 봤습니다. 전 글쓴 분 의견과 완전히 같은 생각이며 머리속에서 생각만 막연히 하던 사항을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크랩해가며 앞으로도 시간 나실때마다 고견 부탁드립니다
from CLiOS
아생
IP 223.♡.162.75
01-12 2015-01-12 09:59:08 / 수정일: 2017-04-30 16:25:04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from 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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