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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아주 비싼 피드백.txt 4

2014-10-22 17:18:26 203.♡.153.41
카라바죠
소개팅때 부터 그녀는 내게 쉬이 엄지손가락을 보여주지 않았다.
정식으로 만난지도 좀 되어, 이쯤되면 보여줄 법도 한데... 라며 생각도 여러번해도
그녀는 직거래에 나온 네고의 여지가 없는 히키같은 태도로 일관했고

그럴 때면

'아니 그 엄지손가락이 뭐라고 내가 무슨 대장내시경을 한다는 것도 아니고 ' 라는 속 말과 함께

욕지기 비슷한 것이 올라와 울컥 하기도 했고,
도대체 24살 여성이 엄지손가락만 유달리 보여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다.
손을 잡고 걷다가 은근히 엄지손가락만 쥐려하면 슬그머니 손을 빼는 것도 아닌
모형뱀굴에 손 넣은 6세 아이처럼 재빠르게 빼는 것이 웃기기도 하였지만 집에 돌아와 혼자 생각해보면


혹시 손가락이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혐오 사진처럼 비어 있나? 하며 잠들기도 여러번.


그녀의 고집은 참 야무지게 박은 못 마냥 틈이 없었지만
만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무찰흙이 되어 몇 개월이나 작품을 만들어 내며 슬금슬금 기름칠을 한 결과
그 야무진 놈을 빼낼 수 있었다.


짧디 짧은 엄지손가락으로 마치 세살배기 아이처럼 내 손을 잡은 날만은 기억난다.


그녀는 내게 편지를 자주 써주곤 했다.
그 작고 앙증맞은 손으로 썼을 편지 우측 모서리에 써 넣은 넘버링을 보며
이 따끔씩 편지 정리를 하다보면 수 년전 그녀의 배려가 느껴진다.


그녀는 글을 쓰고자 했고, 나는 최대로, 정말 최대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좋은 펜을 선물해주었다.
그런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에게 어떤 도둑이 들어 다 가져가 버렸고
있는거라곤 마음 한 조각 없이 아직 한참 남은 월부 뿐 이였다.



아주 우연히 그녀의 친구와 길에서 만났다.
20대 중반의 그녀는 키가 더 컸나 싶을정도로 늘씬해져 있었고
그녀는 내 연락처와 함께 주말 저녁 시간까지 가져갔다.


친구는 부치지 못한 편지라며 내게 2통의 편지와 함께 들고온
복주머니에서 왠지 익숙해 보이는펜을 꺼내며 70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느낌으로
내 쪽으로 밀어 주었다.


내용은 뻔한 이야기였다. 뻔뻔한 넘버링까지


나오지 않는 펜을 쥐고 우악스럽게 봉투에 서너번 난도질을 할 때
친구가 올해에는 꼭 와주라며 내 손등에 손을 올려주었다.




친구의 엄지손가락도 짧았다.
카라바죠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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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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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
akindo123
IP 111.♡.137.52
10-22 2014-10-22 17:27:09 / 수정일: 2017-04-30 14:18:05
·
잘 모르겠어요... 이해가...
MentalisT
IP 223.♡.178.8
10-22 2014-10-22 17:37:47 / 수정일: 2017-04-30 14:18:05
·
음?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과 친구가 되었고 나중에 더시 만났다는건지
from CV
삭제 되었습니다.
윤코치
IP 121.♡.108.113
10-22 2014-10-22 17:55:52 / 수정일: 2017-04-30 14:18:05
·
저만 이해가 안갔던 게 아니군요 ;; ㅜㅜ
엽차
IP 110.♡.26.10
10-22 2014-10-22 18:04:04 / 수정일: 2017-04-30 14:18:05
·
심하게 심오하네요.
from 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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