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한창은 아닌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여지껏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회사에서 일한 적도 있지만요.
이전에 해봤던 알바로는...
신문배달, 편의점, 과일판매, 쌀배달, 인천공항 정비소 검수일, 엑스트라(드라마&시트콤),
영사기 돌리기, 서빙, 농장픽킹, 리조트 청소, 갤러리 아트샵, 도슨트, 미술품 운송,
화백 집 앞 마당 잡초뽑기(?), 택배상하차, 기사 송고, 공항로밍서비스, 경비업무, 블로그 관리,
해외직구업체 보조, 등등...기억이 다 안나네요.
그래도 공장에는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장마다 다르고, 품목별로 다르고, 환경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공장=단순반복의 작업'이고, 이에 따라 육체적인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으로 큰 데미지를 입을까 싶어서였습니다.
저만의 독특한 감성세계가 무뎌지는 건 원치 않았습니다..(응?)
앞서 말한대로 어떤 공장의 어떤 일이냐에 따라 쉬운 일도 있을 것이고,
해볼만 한 일도 있을겁니다.
저의 경우는 자동차 부품 조립이었습니다.
9월초에 여행을 가는데 급전이 필요했지만, 올해 여름에는 유독 일자리가 없더군요.
울며 겨자먹기까진 아니더라도 껄쩍지근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지원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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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중에 예전 썰을 하나 풀어야겠어요.
호주워홀을 할 당시에 하루 6~7시간 일하고 두 달간 천 만원을 번 적이 있습니다.
시티잡을 한다면 급여가 많이 낮아지겠지만, 악덕고용주 밑에서 일한다해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면 적지 않은 괴리감이 생겨납니다.
'시급이 뭐 이래?....'
지금은 최저 시급이 5210원인가 할거예요.
무슨 업종, 어떤 일이든지 간에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번역 알바라든지 특수한 기술을 요하는 알바는 제외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워드나 엑셀 다루는 알바도 5천얼마,
군부대 들어가서 엄청난 쇳덩어리 옮겨주는 알바도 5천얼마입니다.
가끔 6천원 주는 곳도 있습니다. 7천원 주는 곳도 있구요.
그럴 때는 절로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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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알바사이트에 올라오는 공장 알바의 시급은
대게 5210원에 맞춰져 있습니다.
모두가 같진 않지만 많이 주는 곳을 알아봐야 5400원 5500원일겁니다.
게다가 잔업이 없다고하지만 막상 일을 하러 가게 되면 말을 바꿉니다.
돈 없는 사람이 아쉽고 급하기 때문에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일주인간 밤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자동차 부품을 조립했습니다.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은 두시간 반마다 있는 10분도 안되는 쉬는 시간과
밤 12시에 시작되는 저녁식사시간이 전부입니다.
11시간 가까이를 서 있어야 합니다. 차라리 움직이면 좋을텐데 한자리에서요.
체력적으로는 문제 없습니다. 무거운 거 들 일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발바닥이 XXXXXXXXXXXXXX나게 아픕니다.
이건 해병대 특공대를 다녀온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 상태로 옆 사람이 건네주는 부품을 받아 추가적으로 테이핑이라든지,
볼트 등을 연결하고 검사한 후 다음 사람에게 건네줍니다.
학창시절, 교통사고로 집에서 쉬고 계시는 아버지를 도와서
안방에 앉아 인형 머리에다가 까만 눈을 붙이는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같은 단순반복이지만, 차원이 다릅니다.
"공장에서 일하면 뇌가 정지돼"
"멍하니 일하다보면 느끼는 게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야"
주변사람들의 느낌과 조언은 전혀 넘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야행성이라 밤을 지새우는 건 일상이었기에 졸음에 대한 고통이 없었음에도
롤리팝의 빙글빙글 디자인에 제 육신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서너일 하다가 12시간의 근무시간이 아무런 허락도 없이 13시간반으로 바뀌었을 때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공장일 하면서 처음 웃었던 것 같습니다.
-돈 벌려면 어쩔 수 없어, 해야지 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 분들이 진심 존경스럽습니다.
알통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꼭 남성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도 지난 일주일간의 공장 알바는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이틀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기계가 되어가고 있구나'
사흘째 되던 날에는 제가 입 밖으로 내는 소리를 듣고 놀랐습니다.
"잉~ 치키~ 잉~ 치키~(기계소리)"
그래서 전 일주일만 하고 그만두었습니다.
꾹 참고 이주, 삼주를 넘길 수도 있지만
저는 그냥.. 하고 있던 일에 비해서 저에게 있는 인간다움을 많이 잃는 느낌이었어요.
주접떠는 소리로 들릴지모르겠지만, 저는 정녕 그렇게 느꼈습니다.
공장이란 명사에 대해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듯이 좋은 공장도 있을테니까요.
또한 모두가 알바가 아닌만큼 꽤 두둑한 보수를 받는 분도 계실테고,
쉽거나 혹은 건설적이고 자기발전적인 업무를 하시는 분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공장에서 제가 겪은 것과 비슷하거나
어쩌면 더 힘든 일을 하고 있고, 세상의 수많은 일들을 다 경험한 것은 아닐지라도
다양한 경험을 했던 제가 비교하면서 참 한심하다고 느꼈던 이런 환경에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주7일 쉬는 날 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슬펐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릅니다.
저도 이런 글을 쓰고서 몇 시간 뒤 며칠 뒤면 주책맞는 글을 썼다고 이불킥할지도 몰라요.
현실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돈이 고프긴하나, 버는 돈에 비해서 잃게되는 무언가가 크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참고 묵묵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구요.
쓰잘데기없이 내용이 길어져버렸네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로 한번 더 총평을 하자면,
- 공장일은 정말 힘들었다. 육체적(발바닥)으로나 (특히)정신적으로 모두.
- 학창시절에 공부 잘해도, 좋은 기업에 취직이 되었더라도.. 공장으로 오게 되는 사람들이 있더라.
인생에 안정권이란 없다. 이건희를 비롯한 몇몇 제외하고..
- 개인적으로는 노가다가 좀 더 낫다. (화끈하게 일하고 화끈하게 쉬는 부분과 보수)
- 그래도 당신이 알바를 구한다면 되도록 공장보다 머리 쓰는 일을 구하는 게 어떨까?
(혹자가 언젠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공장이나 노가다는 머리가 굳는 일이다.'
저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면서 속으로 말했습니다. '책상 앞에만 앉아있는 경험따위하곤 없는 철부지야,
세상에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라도 정말 멋진 일도 많단다.', '육체노동도 머릴 써야 하는 일이 많단다.' 라고요.
...하지만 그 누군가의 단편적인, 어쩌면 거북하기도 했던 비하적인 느낌의 그 멘트가 와닿았던 일주일이었습니다.)
반나절이 넘는 시간을 한 자리에 서서 같은 패턴의 동작만 취한다는 건.. 더욱이 휴일이 일주일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것은.. 하..
뇌가 굳어가고
짜증만 늘어나죠.
일을 했다고 말하기도 우스운 일주일 동안예요.
중간에 짬내서 여친님을 만나러 갔는데,
저더러 그러더군요. '웃질 않는다고.' 말이죠...
목소리가 착 가라앉은 게 좋다고는 했어요. 흠흠..
집에 와서 습관적으로 컴터를 켜고 앉아있다가 정신을 차리고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끄게 되더군요. 자야지...자야지.. 라는 생각뿐이 없었네요. 밥 먹기도 귀찮아서 다이어트 덕은 봤습니다?!
#CLiOS
6시간동안 30분 일하고 30분 노가리까며 수확한 토마토도 먹고 픽킹을 한다.
시급 차이만 있나요?
게다가 시급차이라고만 해도 단순계산 했을 때 5배 이상입니다.
*일요일은 쉬었습니다.
쩍쩍 들어 붙는 아크릴 섬유 먼지가 얼굴에 느껴 질 정도로 떠 다나고 덥고 ...철컥철컥 담요짜는 기계 소리에 심신은 쉬 지치고...
글 쓴 분 말처럼 우리나라는 한번 삐끗하면 패자 부활이 힘든 곳이더군요.
소위 괜찮다는 명문 대학 출신도 (학창시절에 공부 잘해, 좋은 대학 나와 좋은 기업에 취직 했던 분) 일개 대학생 알바 생보다 일 못한다는 핀잔 받으며(중년을 넘기셨으니 힘이 달리죠) 공장에서 일하시는거 보고 마음이 좋지 않더군요.
그 때 경험 때문인지 현재까지 직업을 세번 정도 바꾸며 제일 먼저 고려한게 좀 덜 받더라도 안정적인 곳...만 찾게 되더군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동감입니다.
백가지가 넘는 힘쓰는 일을 해봤지만 공장일은 뭔가 차원이 다른 일이었습니다. 다른 일들은 어질간해선 힘들어도 빡시게 일하고 쉬고 기분 좋게 하려고 하지만요..... 본문에 썼던 표현대로, 리플에 어느 분이 달아주셨던 표현대로 '인간다움'을 잃게 되는 부분이 분명 어떤 일보다 큰 것 같아요.
#CLiOS
그 유명한 옥천 택배알바를 하셨군요 ㅋㅋ 저도 비슷한 일을 해봤지만, 체력적으로는 조금 덜 부담가나 정신적으로는 훨씬 피폐해질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하.. ㅠ
#CLiOS
사무를 보든 현장일을 하든..
말씀하시는게 레일이 돌아가고 쉴세없이 움직이면서 일하는 단순반복이라면 저도 못견딜거 같지만 뭘 하든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 같은 일의 반복.. 이게 루즈해지면 관두고 싶은 생각만 들고 말이죠
from CV
맞아요. 저도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만 하루종일 쳐다보고 키보드만 두들기면 퇴근시간이 영원히 인 올 것 같고.. 근데 이건 정말.. 옷에 기름범벅에.. 열세시간을 휴무없이 매일 서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전혀 비슷하지 않습니다. 사무랑 비교하면 곤란합니다ㅠ
#CLiOS
ㅠㅡㅠ 분명 그렇겠네요.. 고된 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일인데..
#CLiOS
왜 우리 라인에 설치하느냐? 다른 라인에 설치하면 안돼냐? 이러면서 저항하는 경우도 있는데, 최대한 완곡하게 잠깐 시운전이라 곧 철수할꺼라고 설득해도 얼마 안있어 전 라인에 장비가 깔리고 작업자 수가 줄어든 모습을 보면 씁쓸하죠.
남은 작업자는 로딩/언로딩과 같은 기계로 하기엔 애매하지만 이전 보다 더 단순한 일로 전환되는데, 그럴때마다 이렇게 사람은 더 단순하게 변할 수 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from CLiOS
from CV
아직30대 안꺽였는데, 호주로 가야하나;; 제가 세금제외하고 한달에 받는돈이 호주 6~7시간 일한것보다는 많은데... 스트레스가 상상초월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