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편 모음 링크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20108004CLIEN
‘그런데 니껀 뭐였어? 선물.’
‘아. 내껀... 그 왜 너한테 6mm 빌리고 했을 때 기억나지? 프리미어 물어보고’
‘아아.. 그때 그거구만 ㅋㅋㅋㅋ 언제나 그랬죠?’
‘어어 맞아... 그거.’
‘찾아보면 지금 어디에 있을거 같기도 한데.. 원본ㅎㅎ’
‘슬프니까 찾진 말아줘..’
‘아무튼 그거 들고 너랑 강남 광화문 일산 왔다갔다 한거 생각하면..’
하며 친구와 쓴 웃음인지 모를 입술 모양이 제게 있을 때쯤
친구가 다시 묻더군요.
‘그럼 두 번째는? 만든게 뮤비라하면? 그건 뭔데?’
...
‘아... 두 번째... ... 음...
책이였어.‘
‘책? 무슨 책?’
‘그냥 ... 내 시점으로써 본 j와 내 이야기. 그런걸 책으로 만들어주는데가 있더라고.’
.
.
.
.
.
전쟁 상황.
필 흘리지 않는 전쟁이였지만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가녀린 그녀에게로부터 제가 그 상황을 듣는 건
아주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였습니다.
전 현실이라는 냉혹한 환경적 적에
라이언일병의 업햄보다도 더 무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아주 세세하게 제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그렇게 현실적이며 낭만적일 수 있을까 싶네요.
자신이 알아보니 저는 미필이라 비자가 어떻게 밖에 안나오고
해서 몇 개월까지 있을 수 있으며
자신이 있는 런던에서 살 곳은 큰 삼촌 댁 근처인데
너가 있어도 충분히 넓게 지낼 수 있으며...
학비나 생활비는 어차피 큰 삼촌 통해서 다 지급되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돈을 얼마까지 한 달마다 환전해서 쓸 수 있으며,
그런 계좌가 있으며 외할머니를 통해서 자신이 플랜B용으로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여유 있는지에 대해서 까지도요.
그녀의 입에서 커다란 액수들을 들으니
뭔가 기분이 오묘한게 ... 좀 그렇더라구요.
이게 몇 백만원 이렇게 들으면 좀 거리감이 있었는데
그녀도 약간 감지했는지 단위를 바로 파운드로 바꾸니
이천 파운드 삼천 파운드 이렇게 들으니까 이게 또 좀 덜드는거 같더라구요-_-;;
마치 ppt를 끝낸 조장처럼 저를 보며 또리또리한 눈으로 그녀는
‘부모님께 한번 잘 말씀 드려봐. 물론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말야...
몇 개월 동안 외국에 있는데 돈 안 써도 된다는거... 부모님들은 절대 이해 못하시거든’
제가 조금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응... 한 번 잘 말해볼게. 거짓말은 도저히 못 피하겠다 이번엔...’
하고 살짝 멋쩍게 웃었더니 그녀가
‘나한테만 거짓말 안하면 되지 뭐 ...헤...^^’
하고 웃어주더군요.
이윽고
‘아 여권 없으면 바로 만들어야겠다.!’
라는 말에 저는 말 없이 그녀에게 최대한 선하게 웃으려 했었던 거 같습니다.
그녀에게는 체증과도 같았던 영국행 계획을 제게 털어놓음으로서 해결 됐는지
스테이크 집에서 나온 그녀의 얼굴은 한껏 밝아 보였고
그녀는 그날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으레 만나면 잡는 손이였지만
왠지 오늘은 잡아도 되냐고 물어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ㅎㅎ
이 전에 그녀와 함께 웨스턴 호텔에 왔을 때도 명동은 왔었지만
그 때와 지금 그녀의 행보에 관한 앎이 다른 만큼
그녀도 달랐습니다.
자판대에 잔뜩 깔려있는 맥반석 위 오징어 다리보다도 많을 거 같은
저녁 시간대에 명동거리의 커플들 중
일정 다수가 항상 그녀와 저를 보는 듯한 그 기분은 제 착각이 아니였을 겁니다.
그녀도 알고 있는 듯 했구요.
콘택트의 엔딩처럼 실제인지 아닐지도 헷갈릴만큼 아름답고 따뜻했던.
몇 시간동안 같이 있었지만 제겐 몇초같이 느껴진 그 해의 크리스마스 저녁은
제가 만들어 선물한
브라운 아이즈의 언제나 그랬죠의 음악에
그녀와 제가 처음 그녀의 집에 간날 보았던 그녀의 집 창문으로부터
이 후 기록해놨던 지난 데이트 장소를 찍어 편집한
usb 속 영상을 보며
조금 어수룩하고 카메라를 못 쳐다보는 저의 얼굴을,
카메라를 보며 그녀에게 말하는 짧은 몇몇 멘트를 보며,
전 웃었고 그녀는 울으며 그 해 크리스마스 저녁은 저물어 갔습니다.
해가 바뀌고,
그녀와 저는 한 살씩 더 먹었습니다.
저희집은 연초마다 부모님께서 동반 여행을 가셨는데,
그녀가 듣더니 제게 그러더군요.
‘나 너희집 가서 있어도 돼 ?’
라며 말이죠.
제겐 2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었는데,
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식으로 말하길래
2만원에 비밀 지켜주기로 쇼부를 치고 -_-;
그녀는 저희 집에서 3일 정도 있었습니다.
기분을 내고 싶다며-_-;
집 밖으로는 멀리 안 나가고 집에만 있는 주부 컨셉으로 있는다 하더라구요.
저는 당시에 방학이여서 알바도 해야했고 과외도 하던 것이 있어서 나름 시간을 빡빡하게 보냈는데
제가 집에 없는 동안 그녀는
제 동생을 보고 도련님~ 도련님~ 하며 얄궂게 친목을 도모-_- 하고 있었고
제가 집에 오기라도 하면 시간 맞춰
누가 봐도 후다닥 입은 앞치마 따위를 제게 펄럭이며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돌아오신 부모님께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최대한요.
좋은 기회로 외국에 몇 달 있을수 있을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제 말에
생각보다 가뿐하게 얻은 대답은
‘집에서 원조를 해줄 수는 없지만 네가 뜻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라’였습니다.
그녀와 함께 구청에 가서 여권을 만들고
비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양소유와 같은 하루하루를 그녀와 함께 보냈죠.
여권 신청을 할 때 작성을 마치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의
그녀의 웃음은 살면서 몇 번 보기 힘든 그런 것이였습니다.
모든 일은 순조로웠습니다.
잠자기 전 내일 해가 뜨는 것을 걱정하는 이 없듯이
그녀도 역시 그랬구요.
그녀의 15층 아파트의 짐이 런던으로 먼저 배송되고 나서
하루 이틀쯤 지나고 그녀는 제게
자신의 지난 크리스마스의 리얼 선물이자
회심의 대작을 주겠다며 저를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 날의 만남은 제게
약속의 땅 가나안을 목전에 둔 아브라함이나,
벨보의 사건에 휘말리는 카소봉,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말론 브란도나
고마쓰의 전화벨임을 느끼는 덴고와도 같은 맥락의 선험적 느낌이랄까요.
저 선물은 그녀와 제가 영원을 함께 할 수 있을거 같은 예표와도 같이 느껴졌습니다.
27일을 2주 앞둔 주의 일요일.
그녀와 저는 이전과 같이 종로에서 만나기로 하였고
그녀는 목소리는
마치 길이 해밍웨이에게 작품을 건내주기로한 것 처럼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그 날은 아주 추웠습니다.
칼 바람에 먹구름이 찢어질 거 같다는 어느 노래가사처럼
아주 컴컴했구요.
친구의 genesis 나
올드보이의 미도 테마가 어울릴 법한 그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종로2가에서 광화문을 가는 길에
showbu 라는 일본식 선술집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 제가 먼저가 기다리고 있었고 ,
그녀는 제게 늦어서 미안하다며
평소와 같지 않게 아주 예의바른 일본 사람처럼
연신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입구에서 저를 보고 웃으며 그녀가 걸어오더라구요.
그녀의 몸집 만한 갈색 포장지와 함께요.
자리를 옮기자며
이런데서는 개봉박두가 절대 안된다며 히히~ 하며
웃는 그녀를 보니
웃음이란 어찌 전염이 그렇게 강한지
안 웃을라 그러는데도 제 입가도 슥 올라가더라구요.
잠깐 숨 좀 돌리라며 그녀에게 앉으라 권했습니다.
물을 아주 적당하게 따라 그녀에게 건내주고
마시는 모습을 잠잠히 하지만 아주 꼼꼼히 바라보았습니다.
물컵을 잡는 그녀의 오른 손... 과 감싸지 않은 네 번째 다섯 번 째 손가락.
그녀의 굽어지는 팔. 그리고 그녀의 분홍색 입술과 아주 얇고 하얀... 물을 넘기는 목....
마실 때면 으레 눈을 감기에 보이는 그녀의 눈두덩이와 깨끗한 이마.
잘 정리된 제단 같은 그녀의 이마를 아주 살짝 치며 움직이는 앞머리 칼.
‘j야 있잖아’
엄마의 부음을 전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채 껌뻑거리는 6세의 눈을 그녀는 하고 있었습니다.
‘응 뭔데뭔데?’
그녀의 눈을 바라보는 동안 제 심장은
살아오며 단 한번도 뛰지 않았다가 갑자기 뛰는 것처럼
태풍 위 배처럼 요동치기 시작했고
저는 짧은 순간이였지만 그녀의 삼촌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
.
.
'만약 제가 못가게 된다면요?'
라는 제 말에
삼촌 분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아주 확고한 의지가 등뒤에서 보일 정도로요.
'나는 카라바죠군이 j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걸 알아요.'
‘ 그렇기 때문에... 만약 카라바죠 군이 갈 수 없게 되거나 않게 되면, 그때는 j에게 아주 확실히 해주세요.
미련을 한치 남기지 않아 소금 기둥이 되지 않게요. ’
.
.
.
마르지도 않은 입술을 습관적으로 적시고 침을 삼키는데
킥 웃음이 나오는게 데자부가 오더라구요.
.
.
.
'너 내가 만만하냐?'
과대의 표정이 좀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웃음은 잃지 않은 상태로 제게 그러더군요.
'넌 내가 만만해서 그렇게 했어?'
라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
.
.
'만나는 사람 뻔히 있는거 알면서 그러시는건 아닌거 같네요. 이전에 카라바죠랑 만나셨다는 것도 다 알아요’
'음 만나는 사람? 내가 너 같을 때가 있었지.ㅎㅎ'
.
.
.
가게 안은 아주 따뜻했지만
아주 튼튼한 제 다리는 그 순간 포탄 속 전쟁고아들처럼 떨고 있었습니다.
눈을 들어 그녀를 봤더니
그녀는 여전히 6세의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구요.
다시 한번 그녀가 제게 믿는다며 늦은 밤 우유를 사준 날.
그날의 다짐을 생각했습니다.
‘음... 나 있잖아. ...
나... 영국 못가’
‘왜인지 물어봐도 돼?’
‘응 미안. 나 오랫동안 만나던 여자친구가 있어.’
그녀는 앉은 채
그녀의 발이 있을법한 지점을 바라보고 한참을 있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저 그림을 그릴 때 ...’ 라며 시작한 그녀의 말은 메아리처럼 시작되었지만,
그걸로 끝이였습니다.
등에 도저히 버티지 못할만큼의 무게를 진 것처럼 제 다리가 후들거리며
바닥에 소리가 날정도가 되어
저는 팔로 있는 힘껏 다리를 잡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죠.
‘나 먼저 갈게’
라고 말하며 뒤돌아 서는데
제 등뒤로 그녀가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제목이 사귀었던 이야기가 아니고 만났던 이야기인거야?.....쿡쿡 ’
저는 그 웃음이 무서워 뒤돌아 보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은건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카라바죠입니다.
드디어(?) 글이 끝났습니다.... 하하하
감히 글이라 할 수 없을정도의 저의 썰을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거 언제 끝나냐는 질타를 많이 받아가며 꾸역꾸역.
네 제가 마무리했습니다... ㅎㅎ
아주 긴 시간동안
정말정말정말 감사했습니다.
카라바죠 드림.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20108004CLIEN
‘그런데 니껀 뭐였어? 선물.’
‘아. 내껀... 그 왜 너한테 6mm 빌리고 했을 때 기억나지? 프리미어 물어보고’
‘아아.. 그때 그거구만 ㅋㅋㅋㅋ 언제나 그랬죠?’
‘어어 맞아... 그거.’
‘찾아보면 지금 어디에 있을거 같기도 한데.. 원본ㅎㅎ’
‘슬프니까 찾진 말아줘..’
‘아무튼 그거 들고 너랑 강남 광화문 일산 왔다갔다 한거 생각하면..’
하며 친구와 쓴 웃음인지 모를 입술 모양이 제게 있을 때쯤
친구가 다시 묻더군요.
‘그럼 두 번째는? 만든게 뮤비라하면? 그건 뭔데?’
...
‘아... 두 번째... ... 음...
책이였어.‘
‘책? 무슨 책?’
‘그냥 ... 내 시점으로써 본 j와 내 이야기. 그런걸 책으로 만들어주는데가 있더라고.’
.
.
.
.
.
전쟁 상황.
필 흘리지 않는 전쟁이였지만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가녀린 그녀에게로부터 제가 그 상황을 듣는 건
아주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였습니다.
전 현실이라는 냉혹한 환경적 적에
라이언일병의 업햄보다도 더 무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아주 세세하게 제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그렇게 현실적이며 낭만적일 수 있을까 싶네요.
자신이 알아보니 저는 미필이라 비자가 어떻게 밖에 안나오고
해서 몇 개월까지 있을 수 있으며
자신이 있는 런던에서 살 곳은 큰 삼촌 댁 근처인데
너가 있어도 충분히 넓게 지낼 수 있으며...
학비나 생활비는 어차피 큰 삼촌 통해서 다 지급되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돈을 얼마까지 한 달마다 환전해서 쓸 수 있으며,
그런 계좌가 있으며 외할머니를 통해서 자신이 플랜B용으로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여유 있는지에 대해서 까지도요.
그녀의 입에서 커다란 액수들을 들으니
뭔가 기분이 오묘한게 ... 좀 그렇더라구요.
이게 몇 백만원 이렇게 들으면 좀 거리감이 있었는데
그녀도 약간 감지했는지 단위를 바로 파운드로 바꾸니
이천 파운드 삼천 파운드 이렇게 들으니까 이게 또 좀 덜드는거 같더라구요-_-;;
마치 ppt를 끝낸 조장처럼 저를 보며 또리또리한 눈으로 그녀는
‘부모님께 한번 잘 말씀 드려봐. 물론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만 말야...
몇 개월 동안 외국에 있는데 돈 안 써도 된다는거... 부모님들은 절대 이해 못하시거든’
제가 조금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응... 한 번 잘 말해볼게. 거짓말은 도저히 못 피하겠다 이번엔...’
하고 살짝 멋쩍게 웃었더니 그녀가
‘나한테만 거짓말 안하면 되지 뭐 ...헤...^^’
하고 웃어주더군요.
이윽고
‘아 여권 없으면 바로 만들어야겠다.!’
라는 말에 저는 말 없이 그녀에게 최대한 선하게 웃으려 했었던 거 같습니다.
그녀에게는 체증과도 같았던 영국행 계획을 제게 털어놓음으로서 해결 됐는지
스테이크 집에서 나온 그녀의 얼굴은 한껏 밝아 보였고
그녀는 그날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으레 만나면 잡는 손이였지만
왠지 오늘은 잡아도 되냐고 물어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ㅎㅎ
이 전에 그녀와 함께 웨스턴 호텔에 왔을 때도 명동은 왔었지만
그 때와 지금 그녀의 행보에 관한 앎이 다른 만큼
그녀도 달랐습니다.
자판대에 잔뜩 깔려있는 맥반석 위 오징어 다리보다도 많을 거 같은
저녁 시간대에 명동거리의 커플들 중
일정 다수가 항상 그녀와 저를 보는 듯한 그 기분은 제 착각이 아니였을 겁니다.
그녀도 알고 있는 듯 했구요.
콘택트의 엔딩처럼 실제인지 아닐지도 헷갈릴만큼 아름답고 따뜻했던.
몇 시간동안 같이 있었지만 제겐 몇초같이 느껴진 그 해의 크리스마스 저녁은
제가 만들어 선물한
브라운 아이즈의 언제나 그랬죠의 음악에
그녀와 제가 처음 그녀의 집에 간날 보았던 그녀의 집 창문으로부터
이 후 기록해놨던 지난 데이트 장소를 찍어 편집한
usb 속 영상을 보며
조금 어수룩하고 카메라를 못 쳐다보는 저의 얼굴을,
카메라를 보며 그녀에게 말하는 짧은 몇몇 멘트를 보며,
전 웃었고 그녀는 울으며 그 해 크리스마스 저녁은 저물어 갔습니다.
해가 바뀌고,
그녀와 저는 한 살씩 더 먹었습니다.
저희집은 연초마다 부모님께서 동반 여행을 가셨는데,
그녀가 듣더니 제게 그러더군요.
‘나 너희집 가서 있어도 돼 ?’
라며 말이죠.
제겐 2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었는데,
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식으로 말하길래
2만원에 비밀 지켜주기로 쇼부를 치고 -_-;
그녀는 저희 집에서 3일 정도 있었습니다.
기분을 내고 싶다며-_-;
집 밖으로는 멀리 안 나가고 집에만 있는 주부 컨셉으로 있는다 하더라구요.
저는 당시에 방학이여서 알바도 해야했고 과외도 하던 것이 있어서 나름 시간을 빡빡하게 보냈는데
제가 집에 없는 동안 그녀는
제 동생을 보고 도련님~ 도련님~ 하며 얄궂게 친목을 도모-_- 하고 있었고
제가 집에 오기라도 하면 시간 맞춰
누가 봐도 후다닥 입은 앞치마 따위를 제게 펄럭이며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돌아오신 부모님께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최대한요.
좋은 기회로 외국에 몇 달 있을수 있을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제 말에
생각보다 가뿐하게 얻은 대답은
‘집에서 원조를 해줄 수는 없지만 네가 뜻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라’였습니다.
그녀와 함께 구청에 가서 여권을 만들고
비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양소유와 같은 하루하루를 그녀와 함께 보냈죠.
여권 신청을 할 때 작성을 마치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의
그녀의 웃음은 살면서 몇 번 보기 힘든 그런 것이였습니다.
모든 일은 순조로웠습니다.
잠자기 전 내일 해가 뜨는 것을 걱정하는 이 없듯이
그녀도 역시 그랬구요.
그녀의 15층 아파트의 짐이 런던으로 먼저 배송되고 나서
하루 이틀쯤 지나고 그녀는 제게
자신의 지난 크리스마스의 리얼 선물이자
회심의 대작을 주겠다며 저를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 날의 만남은 제게
약속의 땅 가나안을 목전에 둔 아브라함이나,
벨보의 사건에 휘말리는 카소봉,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말론 브란도나
고마쓰의 전화벨임을 느끼는 덴고와도 같은 맥락의 선험적 느낌이랄까요.
저 선물은 그녀와 제가 영원을 함께 할 수 있을거 같은 예표와도 같이 느껴졌습니다.
27일을 2주 앞둔 주의 일요일.
그녀와 저는 이전과 같이 종로에서 만나기로 하였고
그녀는 목소리는
마치 길이 해밍웨이에게 작품을 건내주기로한 것 처럼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그 날은 아주 추웠습니다.
칼 바람에 먹구름이 찢어질 거 같다는 어느 노래가사처럼
아주 컴컴했구요.
친구의 genesis 나
올드보이의 미도 테마가 어울릴 법한 그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종로2가에서 광화문을 가는 길에
showbu 라는 일본식 선술집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 제가 먼저가 기다리고 있었고 ,
그녀는 제게 늦어서 미안하다며
평소와 같지 않게 아주 예의바른 일본 사람처럼
연신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입구에서 저를 보고 웃으며 그녀가 걸어오더라구요.
그녀의 몸집 만한 갈색 포장지와 함께요.
자리를 옮기자며
이런데서는 개봉박두가 절대 안된다며 히히~ 하며
웃는 그녀를 보니
웃음이란 어찌 전염이 그렇게 강한지
안 웃을라 그러는데도 제 입가도 슥 올라가더라구요.
잠깐 숨 좀 돌리라며 그녀에게 앉으라 권했습니다.
물을 아주 적당하게 따라 그녀에게 건내주고
마시는 모습을 잠잠히 하지만 아주 꼼꼼히 바라보았습니다.
물컵을 잡는 그녀의 오른 손... 과 감싸지 않은 네 번째 다섯 번 째 손가락.
그녀의 굽어지는 팔. 그리고 그녀의 분홍색 입술과 아주 얇고 하얀... 물을 넘기는 목....
마실 때면 으레 눈을 감기에 보이는 그녀의 눈두덩이와 깨끗한 이마.
잘 정리된 제단 같은 그녀의 이마를 아주 살짝 치며 움직이는 앞머리 칼.
‘j야 있잖아’
엄마의 부음을 전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채 껌뻑거리는 6세의 눈을 그녀는 하고 있었습니다.
‘응 뭔데뭔데?’
그녀의 눈을 바라보는 동안 제 심장은
살아오며 단 한번도 뛰지 않았다가 갑자기 뛰는 것처럼
태풍 위 배처럼 요동치기 시작했고
저는 짧은 순간이였지만 그녀의 삼촌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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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제가 못가게 된다면요?'
라는 제 말에
삼촌 분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아주 확고한 의지가 등뒤에서 보일 정도로요.
'나는 카라바죠군이 j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걸 알아요.'
‘ 그렇기 때문에... 만약 카라바죠 군이 갈 수 없게 되거나 않게 되면, 그때는 j에게 아주 확실히 해주세요.
미련을 한치 남기지 않아 소금 기둥이 되지 않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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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도 않은 입술을 습관적으로 적시고 침을 삼키는데
킥 웃음이 나오는게 데자부가 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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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가 만만하냐?'
과대의 표정이 좀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웃음은 잃지 않은 상태로 제게 그러더군요.
'넌 내가 만만해서 그렇게 했어?'
라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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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사람 뻔히 있는거 알면서 그러시는건 아닌거 같네요. 이전에 카라바죠랑 만나셨다는 것도 다 알아요’
'음 만나는 사람? 내가 너 같을 때가 있었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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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은 아주 따뜻했지만
아주 튼튼한 제 다리는 그 순간 포탄 속 전쟁고아들처럼 떨고 있었습니다.
눈을 들어 그녀를 봤더니
그녀는 여전히 6세의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구요.
다시 한번 그녀가 제게 믿는다며 늦은 밤 우유를 사준 날.
그날의 다짐을 생각했습니다.
‘음... 나 있잖아. ...
나... 영국 못가’
‘왜인지 물어봐도 돼?’
‘응 미안. 나 오랫동안 만나던 여자친구가 있어.’
그녀는 앉은 채
그녀의 발이 있을법한 지점을 바라보고 한참을 있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저 그림을 그릴 때 ...’ 라며 시작한 그녀의 말은 메아리처럼 시작되었지만,
그걸로 끝이였습니다.
등에 도저히 버티지 못할만큼의 무게를 진 것처럼 제 다리가 후들거리며
바닥에 소리가 날정도가 되어
저는 팔로 있는 힘껏 다리를 잡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죠.
‘나 먼저 갈게’
라고 말하며 뒤돌아 서는데
제 등뒤로 그녀가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제목이 사귀었던 이야기가 아니고 만났던 이야기인거야?.....쿡쿡 ’
저는 그 웃음이 무서워 뒤돌아 보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은건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카라바죠입니다.
드디어(?) 글이 끝났습니다.... 하하하
감히 글이라 할 수 없을정도의 저의 썰을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거 언제 끝나냐는 질타를 많이 받아가며 꾸역꾸역.
네 제가 마무리했습니다... ㅎㅎ
아주 긴 시간동안
정말정말정말 감사했습니다.
카라바죠 드림.
벨보의 사건에 휘말리는 카소봉,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말론 브란도나
고마쓰의 전화벨임을 느끼는 덴고와도 같은 맥락의 선험적 느낌이랄까요.
범접할 수 없는 필력이 부럽습니다. ㅎㅎ
왜 갑자기 안 간다고 말하신 건지 누가 좀 해석 좀 --;;;
가슴이 아릿한 결말이군요.
엔딩에서 나오는 책에 관한 부분도 사실인지, 아니면 그 부분은 각색인지 질문해도 되나요?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기대했지만... 아쉽숩니다 ㅠㅠ
엄마의 부음 이라던가 여권까지 준비해놓고 못가겠다고 한 정확한 이유가 뭔지 ... 한번 더 읽어야 할까요?? ㅠㅠㅠㅠㅠㅠ 새드 일것 같더니 지짜네요 ㅠㅠㅠㅠ
from CLiOS
수고하셧어요~~^^
엉엉엉 ㅜㅜ
누가 세줄요약좀 해주세요.
이럴수가...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비유문입니다.
다른분이 헷갈리실거 같아서 내용은 지웁니다;
아.. 뭔가 홀가분하달까.. ㅠㅠ
엄마의 부음 어쩌고 하는 내용은 그냥 비유문이네요.
엄마의 부음을 알려줘야 하는데 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있는 6세의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라고...
뒤에 6세 언급이 또 나옵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삼촌이 일종의 경고를 한 거구요.
아마도 그 오래 만나오던 여자친구란 건 과대겠죠?
H양이 다른 여자와 있는 사진을 보고 과대 분에게 고자질?을 하였을때 그 여자가 여자친구였던거죠...
과대와는 그래서 당연히 헤어지게 된거고 과대는 그걸 알면서도 다시 살짝 살짝 지켜보면서
잘해보려고 하거나 했던거였구요.
유쾌한 한 편의 흐름이네요.
등교 중인데 기분 좋은 아침이 될 것 같습니다.
아 정말 안타깝네요 ㅜㅜ 그녀가 얼마나 상처받았을지..
그런데 지금 보고 쓴 것처럼 상세한 표현을 보니 그녀에게 얼마나 큰 애정이 있었는지 알 것 같아요. 가슴 뭉클합니다 ㅠㅠ
...
'음 만나는 사람? 내가 너 같을 때가 있었지.ㅎㅎ'
라는 언급과 눈치없는 창원H의 성격... 그리고 사진을 보고 과대에게 언급이 되었을때
그게 정확한 원인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그게 계기가 되어 헤어졌다고 되어있었습니다.
혼자 추측컨데, 언급이 되지 않은 아가씨가 한분 더 있었던 것 같고
그게 과대에게 신경이 쓰이거나 혹은 누군가 있다라는 느낌을 주었던 와중에 창원H양의
제보로 인해 확실하다는 판단을 과대에게 심어주시면서 헤어지게 되었고,
저 글들 사이에 간간히 여성분들에게 매력이 있는 글쓴이님의 상황으로 보아
A(여자친구), B(과대), C(부자집)의 순서로 만나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래 만나던 여자친구라면 A분은 고등학교 동창이거나 중학교 동창으로 헤어지기 어려운 관계로
B나 C같이 먼저 '우리는 사귀는거다' 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입장이므로 나는 잘못이 없다...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사귄다고 착각을 한거다... 등의 심리적인 방어 기제를 가지고 계셨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라고~ 혼자 소설을 써봅니다. ㅋㅋㅋ
마치 한편의 단편 소설을 읽은 것 처럼 너무 재밌게 잘 읽어보았습니다~
내심 혼자만의 상상속에서 기존 여자 전부 정리하고 같이 유학 나갔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쉽지만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