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편 모음 링크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20108004CLIEN
‘키스만 했어?’
라고 묻는 친구의 입 쪽으로 뭔가 하나 던졌죠.
넌 어떻게 고딩때랑 바뀐게 없냐 라는 다른 친구들의 질타를 받던걸 보면서
저는
‘물건이 사람보다 기억력이 좋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잊거든? 근데 물건을 보잖아? 그럼 그게 기억을 나게해.’
야 됐다 됐어 하며 다같이 한잔을 하고 다시 시끌벅적해지려는데
다른 친구가 가만히 술잔을 보더니 말하더군요.
‘근데 물건 버려도 기억이 계속 나면 어떻게 하냐?’
.
.
.
.
.
그녀를 보내고 집에서 씻고 자려고 하는데
얼마 안 되어서 문자가 왔습니다.
그 아우터의 사이즈가 뭔지 확인해달라는 말과
자신은 선물을 주는건 좋아하지만 받는건 별로라는 말이였죠.
그런데 저에게는 꼭 받고 싶다며-_-;;
그녀는 꽤 상세하게 요구했습니다.... 선물을요.
2개의 선물을 해주는데,
첫 번째 파는건 안되고 내가 만들어야 되며
두 번째 것은...
지나치게 상세한 그녀의 조건을 듣고 하루 정도 생각을 하니
원래 제가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던 것들이 결과적으로 남더라구요.
뭔가 로망의 구조적인 발현이랄까요. ㅎㅎ
전화로 그녀는 제게 1주일의 시간을 준다고 하면서
사실은 자기의 기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라고 깔깔깔-_- 거리며 웃더라구요.
그녀는 이브에는 가족들이 다 모여서 파티를 하기 때문에
당일인 25일에 보자고 했습니다..
23일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면서 말이죠.
실질적으로는 그녀가 제게 무엇인가를 해달라고 한 것이 그 때가 처음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제 글에는 보다 많은 데이트들이 생략되어 있는데 그 기간 중에도
그녀는 딱히 자기가 낸다. 이건 네가 내
라는 식의 말도 없었고
뭘 해줘. 라던가 식의 요구도 없었거든요.
천지창조와도 같은 긴, 하지만 금방 지나간 일주일이 되어
25일이 되었고 우리는 식사를 하러 명동 근처에서 만났습니다.
당시에 제 친구가 스테이크로 꽤 괜찮다는 평을 듣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명동역 밀리오레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제 어깨를 톡톡 치길래 돌아보니
C군과 창원H가 같이 있더라구요? H는 C군 뒤에서 반쯤 가린채로 말이죠.
제가 어?라고만 면서 으흐흐 하는 눈빛을 보내자
H얼굴이 터질라고 하길래 서로 웃고 말고 하는 사이에
또 누군가 뒤에서 제 팔을 스윽 걸더라구요.
어? 하고 두번째로 돌아서 보니
정말
정말
이쁜 j가 있더라구요.
본인의 과거를 셀프오징어화 시킬정도로 말이죠...
저도 모르게
‘ 어 뭐야 미쳤어 오늘 왜 이렇게 이뻐... ’ 라고 튀어나오더군요 눈은 커지고 입술은 동그랗게 되면서요.
털이 북실북실 나있는 밝은 아이보리색 코트에
한뼘 조금 넘을거 같은 짙은 퍼플의 치마와 바닥이 빨갛던 높은 구두.
그리고 더 밝은 그녀의 피부톤과 더 붉었던 그녀의 입술.
살짝 미소짓는 그녀를 보니
어릴적
오랜시간 동안 짝 사랑하던 이성에게 받은 편지를 뜨기전 같은 두근거림이 제게 시작되었고
제 혼이 그녀에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흡입력이 그녀에게 있었습니다.
마치 매트릭스에 요원 프로그램에 있는 빨간 드레스여자를 쳐다보는 것처럼 말이죠.
이후 반작용으로 오는 거대한 것에 기분이 좋아진 저는 그녀에게
저~ 만치 갔다가 다시 걸어와바 라고 했더랬죠.
그냥 멀리서 걸어오는걸 보고 싶었어요 그때는.
그녀도 일부러 조금 장난스럽게 모델들 걷는 것처럼 폼을 잡으면서 걸어 오는데
그녀가 저를 향해 한걸음씩 뗄때마다 두근두근하는게...상나라를 보내버린 달기의 외모가 이럴까..
하며 나도 그저 미에 지배 당하는 숫컷이구나 했습니다.
더불어 어깨근육이 2배로 되는 느낌...
C군은 그녀가 선글라스 끼고 제게 소리쳤던 사람과 동일인이라는걸 몰랐는지
누구냐고 묻는 말에 저는 그냥 웃고 말았고
C군과 H를 보내고 나서 밥을 먹으러 가는데
그녀가 그러더군요.
‘아까 옆에 동기여자애 있잖아 ? 걔 혹시...’
라고 말하는데
이건 무슨 인간 촉수인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헐 ... 뭐야? 돗자리 좀 사줄까?’ 장난을 치는데 그녀가 제게 그러더군요.
‘아니 촉이 아니라 너가 걔가 날 쳐다보는걸 못봐서 그래...’
그녀는 H가 자신을 무표정으로 쳐다보 압박이 대단했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H는 저에게도 웃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어디 여행가는 사람 마냥 커다란 종이백이 2개나 있었는데
저를 안 보여주겠다고 저를 앞장 세워서 걷게 했습니다.
종이백 크기로만 보면 제 선물은 아주 작아서 괜시리 좀 위기감이 오더라구요.
그녀가 제게 받고 싶은 것들을 딱딱 정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더 위축되었을 겁니다.
도착한 음식점에서 친구가 내어주는 같은 값이지만 전혀 다른 음식들을 먹었고
육질빨이라는 저에게 포크로 위협하며 j는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
친구가 올 때마다 연거푸 칭찬을 해줬습니다.
몇 개나 스퀴즈 했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친구의 어륀지 쥬스를 다 마실때쯤
그녀가 음흉하게-_-; 웃으면서 제게
‘물건은 준비해 왔겠지?’ 라며 어설프게 상황극을 시도했었던게 기억이 납니다. (받아주진 않았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더니 뭔가를 꺼내는 듯이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더군요.
그러던 중 손가락으로 제 관자놀이께를 붙잡더니 안경을 벗기더라구요.
‘에이 눈 안 뜰게~’ 하고 말하는데
관자놀이가 빡빡~한 느낌이 드는게
아! 안경 선물이구나 싶더라구요.
제가
‘나 이제 눈 떠도돼?’
라고 말하니 대답 대신 돌아온건 찰떡 아이스처럼 늘어난 제 볼...
눈을 떠 보니
니트 짚업과 제 눈에는 안경이 씌여져 있더라구요.
제가 눈을 뜨자마자
그녀는 호들갑을 떨며 이것 좀 빨리 입어보라며 하도 보채는 통에
웃음이 막 났습니다.
그녀는 턱을 괸채로 제 안경을 보며 광대를 건반치듯 두드리면서 말하더군요.
'내가 생각해 봤어'
'뭘?'
'뭔가 미저리 같은 아이템이랄까? 으흐흐흐'
그녀는 건반들 더 빠르게 몇번 치더니
'너가 일어나면서 찾고
...
눈 감기전에 만지는 거...
...
너한테 가장 필요하고... 없어지면 생각나고 불안한거...
...
너의 손을 가장 많이 타고..너가 가장 많이 만져주는거...
...
그래서 샀어.'
라는 그녀의 파도와도 같은 운율은
한편의 해일같은 거대한 고백 같았습니다.
그사이에
제 눈에 누가 장미빛색 렌즈를 끼워놨는지
제가 약간 몽롱한채로 그녀를 보고 있었나봅니다.
그녀도 자신의 말이 조금 간지럽다는걸 제 하트동공을 보며 느꼈는지
평소 같으면 하하하 -_- 하면서 애꿎은 제 팔을 팍팍 쳤을텐데
진짜 말 그대로
'에이 ... 왜 그렇게 쳐다봐'
하면서 부끄부끄 하더라구요.
그 부끄러움을 두 손에 모은거 같이 하더니 제게 하는 말이
'안경 한번 벗었다가 머리 옆으로 넘기고 다시 한번 써봐'
라는 좀 이상한 주문을 하더라구요 -_-;;
막상 제가 두손으로 안경을 딱 집으니
'아 지금. 지금 그 모습이 너무 좋다' 면서
그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사진은 결국 제 마지막 사진이 되었지만요.
안경은 원목 느낌의 진한 갈색테였고
테의 끝 부분은 검정색 크롬처리가 된 꽤 멋드러진 안경이였습니다.
안경 도수도 완전 정확해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이 전에 광화문에서 시력검사를 하면서 본인의 이름으로 제 시력을 등록해놓고 -_-;
가서 맞춘거라 하더라구요...
앙큼한 거.
그리고 집업니트는 ... 그 버버리 제품 중에 당시에 토끼털이라고 불리는
검정색에 목에 토끼펄 처리가 되어 있는 슬림 집엎이 있었는데
예전에 제 미니홈피에 이쁘다고 올려놓은걸 보았는지 사왔다고 했습니다.
최고의 선물이였죠.
제 돈으로는 사기 힘든 고가의 브랜드들이였고...
마음까지 써준.
하지만 웃으면서도 혀 끝에서는 소태와 같은 쓴 맛이 돌았습니다.
제가 옷을 한번 입었다 벗어 다시 종이상자에 넣을때 쯔음
그녀가 제게 말하더군요.
'나 사실 하나 더 줄게 있는데...' 하며 운을 띄우며 꺼낸 것은
얇지만 고급스러운 편지봉투였습니다.
뭔가 해서 열어보니
거기엔 런던으로 가는 티켓이 있더라구요.
그녀는 제게 도망칠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이죠.
제가 티켓을 꺼내들고 잠깐...
잠잠히 하지만 멍하니
촛점이 바람 속 우산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흣 하고 웃더니
'장난이야ㅋㅋ 바보야! 그거 내 티켓이야 잘 봐봐'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신 차리고 티켓을 보니 정말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더군요
1월27일이라는 날짜와 함께 말입니다.
그녀의 영문이름이 이렇구나... 하고 알파벳 하나하나를 조각내어 보고 있는데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갑자기 정신이 번뜩들었습니다.
'나 너 그리고 있어... 그게 사실 내 깜짝 선물이야 히히
너가 이상하게 생겨서 생각보다 오래 걸려~!!ㅋㅋ'
하며 웃더라구요.
완성되기 전까지는 보여주면 망한다는 절대 징크스가 있다며 그 전까지는 볼 생각도 하지 말라면서 말이죠.
습관적으로 혀로 아랫입술을 다시면서 살짝 그녀를 보며 웃었습니다.
그런 절 보며 되 웃어주는 그녀를 보니 겁 먹은 제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지더군요.
그리고 깨닳았습니다.
그녀는 이미 전쟁터에서
현실이라는 죽지 않는 병사들과 서로 찔러가며 싸우고 있다는걸요.
너를 너로써라는 임창정 노래를 항상 흥얼거리게 된 것도
그날 이후인거 같습니다.
'음...' 이라는 순음으로 운을 띄며 그녀는
전쟁상황에 대해 제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비루한 제 글을 기다려주시고 예전 글까지 찾아주시며 리플 달아주시는
몇몇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편 이내로 끝내려하니 분량조절이 안되어서
글이 좀 루즈해졌는데... 재미 없는거 저도 알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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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만 했어?’
라고 묻는 친구의 입 쪽으로 뭔가 하나 던졌죠.
넌 어떻게 고딩때랑 바뀐게 없냐 라는 다른 친구들의 질타를 받던걸 보면서
저는
‘물건이 사람보다 기억력이 좋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잊거든? 근데 물건을 보잖아? 그럼 그게 기억을 나게해.’
야 됐다 됐어 하며 다같이 한잔을 하고 다시 시끌벅적해지려는데
다른 친구가 가만히 술잔을 보더니 말하더군요.
‘근데 물건 버려도 기억이 계속 나면 어떻게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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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내고 집에서 씻고 자려고 하는데
얼마 안 되어서 문자가 왔습니다.
그 아우터의 사이즈가 뭔지 확인해달라는 말과
자신은 선물을 주는건 좋아하지만 받는건 별로라는 말이였죠.
그런데 저에게는 꼭 받고 싶다며-_-;;
그녀는 꽤 상세하게 요구했습니다.... 선물을요.
2개의 선물을 해주는데,
첫 번째 파는건 안되고 내가 만들어야 되며
두 번째 것은...
지나치게 상세한 그녀의 조건을 듣고 하루 정도 생각을 하니
원래 제가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던 것들이 결과적으로 남더라구요.
뭔가 로망의 구조적인 발현이랄까요. ㅎㅎ
전화로 그녀는 제게 1주일의 시간을 준다고 하면서
사실은 자기의 기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라고 깔깔깔-_- 거리며 웃더라구요.
그녀는 이브에는 가족들이 다 모여서 파티를 하기 때문에
당일인 25일에 보자고 했습니다..
23일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면서 말이죠.
실질적으로는 그녀가 제게 무엇인가를 해달라고 한 것이 그 때가 처음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제 글에는 보다 많은 데이트들이 생략되어 있는데 그 기간 중에도
그녀는 딱히 자기가 낸다. 이건 네가 내
라는 식의 말도 없었고
뭘 해줘. 라던가 식의 요구도 없었거든요.
천지창조와도 같은 긴, 하지만 금방 지나간 일주일이 되어
25일이 되었고 우리는 식사를 하러 명동 근처에서 만났습니다.
당시에 제 친구가 스테이크로 꽤 괜찮다는 평을 듣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명동역 밀리오레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제 어깨를 톡톡 치길래 돌아보니
C군과 창원H가 같이 있더라구요? H는 C군 뒤에서 반쯤 가린채로 말이죠.
제가 어?라고만 면서 으흐흐 하는 눈빛을 보내자
H얼굴이 터질라고 하길래 서로 웃고 말고 하는 사이에
또 누군가 뒤에서 제 팔을 스윽 걸더라구요.
어? 하고 두번째로 돌아서 보니
정말
정말
이쁜 j가 있더라구요.
본인의 과거를 셀프오징어화 시킬정도로 말이죠...
저도 모르게
‘ 어 뭐야 미쳤어 오늘 왜 이렇게 이뻐... ’ 라고 튀어나오더군요 눈은 커지고 입술은 동그랗게 되면서요.
털이 북실북실 나있는 밝은 아이보리색 코트에
한뼘 조금 넘을거 같은 짙은 퍼플의 치마와 바닥이 빨갛던 높은 구두.
그리고 더 밝은 그녀의 피부톤과 더 붉었던 그녀의 입술.
살짝 미소짓는 그녀를 보니
어릴적
오랜시간 동안 짝 사랑하던 이성에게 받은 편지를 뜨기전 같은 두근거림이 제게 시작되었고
제 혼이 그녀에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흡입력이 그녀에게 있었습니다.
마치 매트릭스에 요원 프로그램에 있는 빨간 드레스여자를 쳐다보는 것처럼 말이죠.
이후 반작용으로 오는 거대한 것에 기분이 좋아진 저는 그녀에게
저~ 만치 갔다가 다시 걸어와바 라고 했더랬죠.
그냥 멀리서 걸어오는걸 보고 싶었어요 그때는.
그녀도 일부러 조금 장난스럽게 모델들 걷는 것처럼 폼을 잡으면서 걸어 오는데
그녀가 저를 향해 한걸음씩 뗄때마다 두근두근하는게...상나라를 보내버린 달기의 외모가 이럴까..
하며 나도 그저 미에 지배 당하는 숫컷이구나 했습니다.
더불어 어깨근육이 2배로 되는 느낌...
C군은 그녀가 선글라스 끼고 제게 소리쳤던 사람과 동일인이라는걸 몰랐는지
누구냐고 묻는 말에 저는 그냥 웃고 말았고
C군과 H를 보내고 나서 밥을 먹으러 가는데
그녀가 그러더군요.
‘아까 옆에 동기여자애 있잖아 ? 걔 혹시...’
라고 말하는데
이건 무슨 인간 촉수인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헐 ... 뭐야? 돗자리 좀 사줄까?’ 장난을 치는데 그녀가 제게 그러더군요.
‘아니 촉이 아니라 너가 걔가 날 쳐다보는걸 못봐서 그래...’
그녀는 H가 자신을 무표정으로 쳐다보 압박이 대단했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H는 저에게도 웃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어디 여행가는 사람 마냥 커다란 종이백이 2개나 있었는데
저를 안 보여주겠다고 저를 앞장 세워서 걷게 했습니다.
종이백 크기로만 보면 제 선물은 아주 작아서 괜시리 좀 위기감이 오더라구요.
그녀가 제게 받고 싶은 것들을 딱딱 정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더 위축되었을 겁니다.
도착한 음식점에서 친구가 내어주는 같은 값이지만 전혀 다른 음식들을 먹었고
육질빨이라는 저에게 포크로 위협하며 j는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
친구가 올 때마다 연거푸 칭찬을 해줬습니다.
몇 개나 스퀴즈 했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친구의 어륀지 쥬스를 다 마실때쯤
그녀가 음흉하게-_-; 웃으면서 제게
‘물건은 준비해 왔겠지?’ 라며 어설프게 상황극을 시도했었던게 기억이 납니다. (받아주진 않았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더니 뭔가를 꺼내는 듯이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더군요.
그러던 중 손가락으로 제 관자놀이께를 붙잡더니 안경을 벗기더라구요.
‘에이 눈 안 뜰게~’ 하고 말하는데
관자놀이가 빡빡~한 느낌이 드는게
아! 안경 선물이구나 싶더라구요.
제가
‘나 이제 눈 떠도돼?’
라고 말하니 대답 대신 돌아온건 찰떡 아이스처럼 늘어난 제 볼...
눈을 떠 보니
니트 짚업과 제 눈에는 안경이 씌여져 있더라구요.
제가 눈을 뜨자마자
그녀는 호들갑을 떨며 이것 좀 빨리 입어보라며 하도 보채는 통에
웃음이 막 났습니다.
그녀는 턱을 괸채로 제 안경을 보며 광대를 건반치듯 두드리면서 말하더군요.
'내가 생각해 봤어'
'뭘?'
'뭔가 미저리 같은 아이템이랄까? 으흐흐흐'
그녀는 건반들 더 빠르게 몇번 치더니
'너가 일어나면서 찾고
...
눈 감기전에 만지는 거...
...
너한테 가장 필요하고... 없어지면 생각나고 불안한거...
...
너의 손을 가장 많이 타고..너가 가장 많이 만져주는거...
...
그래서 샀어.'
라는 그녀의 파도와도 같은 운율은
한편의 해일같은 거대한 고백 같았습니다.
그사이에
제 눈에 누가 장미빛색 렌즈를 끼워놨는지
제가 약간 몽롱한채로 그녀를 보고 있었나봅니다.
그녀도 자신의 말이 조금 간지럽다는걸 제 하트동공을 보며 느꼈는지
평소 같으면 하하하 -_- 하면서 애꿎은 제 팔을 팍팍 쳤을텐데
진짜 말 그대로
'에이 ... 왜 그렇게 쳐다봐'
하면서 부끄부끄 하더라구요.
그 부끄러움을 두 손에 모은거 같이 하더니 제게 하는 말이
'안경 한번 벗었다가 머리 옆으로 넘기고 다시 한번 써봐'
라는 좀 이상한 주문을 하더라구요 -_-;;
막상 제가 두손으로 안경을 딱 집으니
'아 지금. 지금 그 모습이 너무 좋다' 면서
그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사진은 결국 제 마지막 사진이 되었지만요.
안경은 원목 느낌의 진한 갈색테였고
테의 끝 부분은 검정색 크롬처리가 된 꽤 멋드러진 안경이였습니다.
안경 도수도 완전 정확해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이 전에 광화문에서 시력검사를 하면서 본인의 이름으로 제 시력을 등록해놓고 -_-;
가서 맞춘거라 하더라구요...
앙큼한 거.
그리고 집업니트는 ... 그 버버리 제품 중에 당시에 토끼털이라고 불리는
검정색에 목에 토끼펄 처리가 되어 있는 슬림 집엎이 있었는데
예전에 제 미니홈피에 이쁘다고 올려놓은걸 보았는지 사왔다고 했습니다.
최고의 선물이였죠.
제 돈으로는 사기 힘든 고가의 브랜드들이였고...
마음까지 써준.
하지만 웃으면서도 혀 끝에서는 소태와 같은 쓴 맛이 돌았습니다.
제가 옷을 한번 입었다 벗어 다시 종이상자에 넣을때 쯔음
그녀가 제게 말하더군요.
'나 사실 하나 더 줄게 있는데...' 하며 운을 띄우며 꺼낸 것은
얇지만 고급스러운 편지봉투였습니다.
뭔가 해서 열어보니
거기엔 런던으로 가는 티켓이 있더라구요.
그녀는 제게 도망칠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이죠.
제가 티켓을 꺼내들고 잠깐...
잠잠히 하지만 멍하니
촛점이 바람 속 우산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흣 하고 웃더니
'장난이야ㅋㅋ 바보야! 그거 내 티켓이야 잘 봐봐'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신 차리고 티켓을 보니 정말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더군요
1월27일이라는 날짜와 함께 말입니다.
그녀의 영문이름이 이렇구나... 하고 알파벳 하나하나를 조각내어 보고 있는데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갑자기 정신이 번뜩들었습니다.
'나 너 그리고 있어... 그게 사실 내 깜짝 선물이야 히히
너가 이상하게 생겨서 생각보다 오래 걸려~!!ㅋㅋ'
하며 웃더라구요.
완성되기 전까지는 보여주면 망한다는 절대 징크스가 있다며 그 전까지는 볼 생각도 하지 말라면서 말이죠.
습관적으로 혀로 아랫입술을 다시면서 살짝 그녀를 보며 웃었습니다.
그런 절 보며 되 웃어주는 그녀를 보니 겁 먹은 제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지더군요.
그리고 깨닳았습니다.
그녀는 이미 전쟁터에서
현실이라는 죽지 않는 병사들과 서로 찔러가며 싸우고 있다는걸요.
너를 너로써라는 임창정 노래를 항상 흥얼거리게 된 것도
그날 이후인거 같습니다.
'음...' 이라는 순음으로 운을 띄며 그녀는
전쟁상황에 대해 제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비루한 제 글을 기다려주시고 예전 글까지 찾아주시며 리플 달아주시는
몇몇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편 이내로 끝내려하니 분량조절이 안되어서
글이 좀 루즈해졌는데... 재미 없는거 저도 알아요... ㅜㅜ
믿고보는 카라바죠님 글입니다 ㅎㅎ 지루하지 않아요 ㅋ *
from CLiOS
from CLiOS
from CLIEN+
from CLiOS
눙물이....ㅠㅜ
또 기다리겠습니다~
눈팅만 하는 유령회원이라 댓글로라도 인사를 못드린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너무 재미있게,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벌써부터 아쉽네요ㅠ
해피엔딩을 기대하며..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절대 루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을 접하게 될때의 슬픔은 카라바죠님 글의 길이와 세세한 기억의 표현만큼 비례해서 커질꺼 같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