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철수 만나본 적 있어?” 내 질문에 외국인 친구는 “그 친구 영어 이름은 뭔데?”라고 되물었다. “영어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는데”라는 내 대답에 그는 “어떻게 영어 이름이 없을 수 있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2. ‘클라라’라는 이름의 한국 여성과 30분 정도 대화한 적이 있다. “진짜 이름은 뭐예요?” 내가 묻자 ‘클라라’는 “왜 알고 싶어요? 다니엘은 외국인이잖아요”라고 답했다.
장면1은 최근 일이고 장면2는 몇 년 전이다. 둘 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수년간 많은 한국인은 ‘외국인’을 대할 때는 자기들도 영어 이름을 써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런 경향은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독자 여러분들도 내가 만약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제안하면 날 이상하게 볼 것 같다. 하루라도 “날 브래드라고 부르세요” “내 이름은 제니퍼예요”라는 한국인들을 만나지 않는 날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이름을 부르는 건 기본적 예의의 문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면 그의 진짜 이름을 알고 부르도록 노력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한국인을 영어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내가 게을러도 되는 걸까.
타국 사람들에겐 발음이 힘든 한국 이름이 종종 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런데 어렵다고 해서 단순히 포기해 버리는 게 올바른 걸까. 잘 해보려고 더 노력하는 게 예의에 맞다.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게 세상의 끝은 아니지 않나.
많은 한국 사람들은 내 이름을 잘못 발음하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 “난 다니엘 튜더이지만, 여러분이 ‘따니엘 튜너’라고 발음하니 그냥 ‘철수’라고 부르세요”라는 건 이상한 것 같다(이 이름을 선택한 건 내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게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못 믿으시겠다면 예전 칼럼을 참고하시길).
영어 이름을 쓰는 경향은 싱가포르·홍콩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제일 강한 것 같다. 영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 세 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영어 이름을 썼는데, 그중 두 명이 한국인이었다. 영어 이름을 쓴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인 학생 8명은 원래 자기 이름을 썼고, 우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동급생 중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많았는데 그들의 이름은 ‘톨루롭 ’, ‘아타나시오스 ’ 등이었다. 우린 차츰 익숙해졌다.
축구선수 기성용의 이름은 받침이 있어서 발음하기 어렵지만 영국 언론과 시민은 그를 ‘기성용’으로 부른다. 한국 정치인들도 정상회담에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날 브래드라고 불러요”라고 하진 않는다.
이렇게 영어 이름을 쓰는 기저엔 문화적 열등감이 깔려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양의 방식에 따라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장면1에 등장한 내 친구처럼 많은 외국인은 한국인을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외국인들을 그렇게 만드는 건 한국인들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희생하면서 다른 문화에 동화하려는 경향을 너무 강하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영어 이름을 쓰는 게 싫은 또 다른 이유는 난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어를 특별히 잘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노력은 한다. 그런데 “날 브래드라고 부르세요”라는 한국인은 내 한국어와 한국 문화 수준이 한심할 정도로 얕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이는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는 처사이고, 거리감이 느껴지게 만든다.
때로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이 ‘감사합니다’ ‘맥주’ 같은 간단한 한국어밖에 못 한다고 지적하곤 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게을러지도록 만드는 건 한국 아닐까. 일본이나 유럽에서 살면서 그 나라 언어나 문화에 이렇게 무지하면 안 될 게 당연하다. 그러니 제발 내가 무식해지지 않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여러분을 ‘브래드’나 ‘제니퍼’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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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외국인 기자가 적은 글이라고 합니다.
저는 대체로 이 글의 내용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원 출처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저는 고파스(www
koreapas.net)에서 퍼왔습니다.
__withANN*
#2. ‘클라라’라는 이름의 한국 여성과 30분 정도 대화한 적이 있다. “진짜 이름은 뭐예요?” 내가 묻자 ‘클라라’는 “왜 알고 싶어요? 다니엘은 외국인이잖아요”라고 답했다.
장면1은 최근 일이고 장면2는 몇 년 전이다. 둘 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수년간 많은 한국인은 ‘외국인’을 대할 때는 자기들도 영어 이름을 써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런 경향은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독자 여러분들도 내가 만약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제안하면 날 이상하게 볼 것 같다. 하루라도 “날 브래드라고 부르세요” “내 이름은 제니퍼예요”라는 한국인들을 만나지 않는 날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이름을 부르는 건 기본적 예의의 문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면 그의 진짜 이름을 알고 부르도록 노력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한국인을 영어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내가 게을러도 되는 걸까.
타국 사람들에겐 발음이 힘든 한국 이름이 종종 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런데 어렵다고 해서 단순히 포기해 버리는 게 올바른 걸까. 잘 해보려고 더 노력하는 게 예의에 맞다.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게 세상의 끝은 아니지 않나.
많은 한국 사람들은 내 이름을 잘못 발음하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 “난 다니엘 튜더이지만, 여러분이 ‘따니엘 튜너’라고 발음하니 그냥 ‘철수’라고 부르세요”라는 건 이상한 것 같다(이 이름을 선택한 건 내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게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못 믿으시겠다면 예전 칼럼을 참고하시길).
영어 이름을 쓰는 경향은 싱가포르·홍콩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제일 강한 것 같다. 영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 세 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영어 이름을 썼는데, 그중 두 명이 한국인이었다. 영어 이름을 쓴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인 학생 8명은 원래 자기 이름을 썼고, 우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동급생 중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많았는데 그들의 이름은 ‘톨루롭 ’, ‘아타나시오스 ’ 등이었다. 우린 차츰 익숙해졌다.
축구선수 기성용의 이름은 받침이 있어서 발음하기 어렵지만 영국 언론과 시민은 그를 ‘기성용’으로 부른다. 한국 정치인들도 정상회담에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날 브래드라고 불러요”라고 하진 않는다.
이렇게 영어 이름을 쓰는 기저엔 문화적 열등감이 깔려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양의 방식에 따라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장면1에 등장한 내 친구처럼 많은 외국인은 한국인을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외국인들을 그렇게 만드는 건 한국인들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희생하면서 다른 문화에 동화하려는 경향을 너무 강하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영어 이름을 쓰는 게 싫은 또 다른 이유는 난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어를 특별히 잘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노력은 한다. 그런데 “날 브래드라고 부르세요”라는 한국인은 내 한국어와 한국 문화 수준이 한심할 정도로 얕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이는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는 처사이고, 거리감이 느껴지게 만든다.
때로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이 ‘감사합니다’ ‘맥주’ 같은 간단한 한국어밖에 못 한다고 지적하곤 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게을러지도록 만드는 건 한국 아닐까. 일본이나 유럽에서 살면서 그 나라 언어나 문화에 이렇게 무지하면 안 될 게 당연하다. 그러니 제발 내가 무식해지지 않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여러분을 ‘브래드’나 ‘제니퍼’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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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외국인 기자가 적은 글이라고 합니다.
저는 대체로 이 글의 내용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원 출처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저는 고파스(www
koreapas.net)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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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아니엘? 드아니엘? 그친구가 그런건줄알았는데 다들 영어이름을 짓나보네요..
남들이야 어쨌건 간에 전 굳이 제 이름 놔두고 영어이름 만들어 쓰고 싶진않네요 ㅡ..ㅡ;;
영어이름으로 불리기도 싫고;;
다들 발음하는거 힘들어 하지만 계속 볼거니까 내 진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더니
힘들게 발음 하려고 하더군요.
약점은 이름 두글자 중에 첫번째 글자만 부르면 되는줄 안다는겁니다.
제 이름은 그렇게 부르면...-_-;;
이 글은 '한국에서' 외국인들을 상대할때 얘기인것같구요.
열등감이라고 까지 하는 건 좀 오바에 한표.
발음시켜봐도 못하거든요
제가 어렵지이러면서 그냥 닉네임으로 불러 이렇게요 그렇다고 완전 바꾸는것도아니고 한글이름에서 마지막글자만 부르라고 해요 그럼 기역하기도 발음하기도 쉬우니까요.
어차피 미국애들도 이름 길고 복잡하면 닉네임으로 부르자나요 ㅠㅠ
근데 제2의 이름은 저도 별로...
네. 맞습니다. 정강이죠 :D
정강이, 노래한곡 ㅇㅇ
영어이름 썼던 적도 있는데 정체성 문제를 떠나서 오히려 불편합니다.
예를들면, 회사 다른분이 전화 받았을때 영문이름으로는 저를 못찾더군요.
뭘 어떻게 해도 제 이름이 제 이름처럼 들리게 불러주질 않아서....
외국 이름 쓴지 30몇년 됐네요
이래저래 영어이름이 세개 쯤 됐는데 다 정리하고 하나로 쓰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세례명 아닌 이탈리아 이름도 있네요 =ㅅ=
세례명을 그냥 영어이름으로 씁니다.. 소개할 때 한국이름 말하고 캐톨릭네임이라 하고 캐톨릭네임 불러도 된다고 말하면 알아서 그렇게들 부르더군요 ㅎㅎ
저도 윗분처럼 개인적으로 정체성 생각도 나고 그냥 싫네요...
그렇다고 만드시는 분들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초창기에 미국이름 만들까 하고 동료들에게 물어봤더니 부모님이 지어준이름 그냥 쓰라그러더라구요...
영어이름 + 한글이름 게다거 그걸 합쳐서 줄인...
참 좋아하더군요 ㅋㅋㅋ
참... 왜케 좋아하던지 ...
미쿡 까만 친구가 지어줬어요 영어이름...
너도 우리사람이다 이러면서...
전혀 안친구같은 이름을...
저도 영어이름은 굳이 필요없다는 입장입니다.
군생활도 외국인들과 하고 현재도 타국에서 수년째있지만, 영어이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습니다.
이름이 발음하기 정 어려우면 지들이 편한대로 줄여서 애칭을 만들어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애칭을 불러주는건 따로 영어이름을 만드는것과는 다른게,
그들 문화에서도 이런경우를 흔히 볼 수 있죠
타티아나면 타냐, 벤자민인데 베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나저나 제 이름이 영어로 발음하기 어렵지만 원래 이름을 알릴려고 노력했죠. 그런데 이게 자꾸하다보니 외국애들이 싫어하더라고요. 너무 어렵다 걍 영어 이름은 없냐?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닉네임 말하긴 합니다만은...
그냥 영어 이름 알려주는게 편한경우도 있습니다
사대주의는 아닌거 같은데... 그나라 언어에 맞는 이름을 짓는건데요 뭐...
모든 언어가 모든 발음을 다루는것도 아니고, 분명하게 발음 안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텐데요.
사대주의를 오만데 다 갖다 붙이는 느낌입니다.
자존감이 없어서 내지 아무생각없이 너도나도하니 짓는 거 아니겠습니까?
편의목적은 그럴듯한 명분이 될 수 있고요.
일제때 창씨개명이랑 차이점은 개명만한다는 것, 영어라는 것,대부분 자발적이라는 정도가 아닐까요
솔직히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서구 열강에 대한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영어이름쓰면 마치 영미인이 된 것같은 기분을 우쭐하게 즐기는 것이죠 사회나 개인이나 할 것없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