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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펌] 한국인들은 왜 영어 이름을 만드는가? 32

2
2013-02-27 11:49:06 117.♡.8.205
Rainmaker
#1. “철수 만나본 적 있어?” 내 질문에 외국인 친구는 “그 친구 영어 이름은 뭔데?”라고 되물었다. “영어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는데”라는 내 대답에 그는 “어떻게 영어 이름이 없을 수 있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2. ‘클라라’라는 이름의 한국 여성과 30분 정도 대화한 적이 있다. “진짜 이름은 뭐예요?” 내가 묻자 ‘클라라’는 “왜 알고 싶어요? 다니엘은 외국인이잖아요”라고 답했다.

장면1은 최근 일이고 장면2는 몇 년 전이다. 둘 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수년간 많은 한국인은 ‘외국인’을 대할 때는 자기들도 영어 이름을 써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런 경향은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독자 여러분들도 내가 만약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제안하면 날 이상하게 볼 것 같다. 하루라도 “날 브래드라고 부르세요” “내 이름은 제니퍼예요”라는 한국인들을 만나지 않는 날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이름을 부르는 건 기본적 예의의 문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면 그의 진짜 이름을 알고 부르도록 노력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한국인을 영어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내가 게을러도 되는 걸까.

타국 사람들에겐 발음이 힘든 한국 이름이 종종 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런데 어렵다고 해서 단순히 포기해 버리는 게 올바른 걸까. 잘 해보려고 더 노력하는 게 예의에 맞다.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게 세상의 끝은 아니지 않나.

많은 한국 사람들은 내 이름을 잘못 발음하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 “난 다니엘 튜더이지만, 여러분이 ‘따니엘 튜너’라고 발음하니 그냥 ‘철수’라고 부르세요”라는 건 이상한 것 같다(이 이름을 선택한 건 내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게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못 믿으시겠다면 예전 칼럼을 참고하시길).

영어 이름을 쓰는 경향은 싱가포르·홍콩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제일 강한 것 같다. 영국에서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 세 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영어 이름을 썼는데, 그중 두 명이 한국인이었다. 영어 이름을 쓴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인 학생 8명은 원래 자기 이름을 썼고, 우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동급생 중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많았는데 그들의 이름은 ‘톨루롭 ’, ‘아타나시오스 ’ 등이었다. 우린 차츰 익숙해졌다.

축구선수 기성용의 이름은 받침이 있어서 발음하기 어렵지만 영국 언론과 시민은 그를 ‘기성용’으로 부른다. 한국 정치인들도 정상회담에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날 브래드라고 불러요”라고 하진 않는다.

이렇게 영어 이름을 쓰는 기저엔 문화적 열등감이 깔려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양의 방식에 따라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장면1에 등장한 내 친구처럼 많은 외국인은 한국인을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외국인들을 그렇게 만드는 건 한국인들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희생하면서 다른 문화에 동화하려는 경향을 너무 강하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영어 이름을 쓰는 게 싫은 또 다른 이유는 난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어를 특별히 잘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노력은 한다. 그런데 “날 브래드라고 부르세요”라는 한국인은 내 한국어와 한국 문화 수준이 한심할 정도로 얕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이는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는 처사이고, 거리감이 느껴지게 만든다.

때로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이 ‘감사합니다’ ‘맥주’ 같은 간단한 한국어밖에 못 한다고 지적하곤 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게을러지도록 만드는 건 한국 아닐까. 일본이나 유럽에서 살면서 그 나라 언어나 문화에 이렇게 무지하면 안 될 게 당연하다. 그러니 제발 내가 무식해지지 않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여러분을 ‘브래드’나 ‘제니퍼’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


-----

한국에 사는 외국인 기자가 적은 글이라고 합니다.
저는 대체로 이 글의 내용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원 출처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저는 고파스(www
koreapas.net)에서 퍼왔습니다.

__withANN*
Rainmaker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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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32]
삭제 되었습니다.
밤돌
IP 222.♡.172.248
02-27 2013-02-27 11:50:49 / 수정일: 2017-04-30 11:29:56
·
; 저는 영어이름 지은 친구를 술마시면서 두시간을 놀렸는데..

드아니엘? 드아니엘? 그친구가 그런건줄알았는데 다들 영어이름을 짓나보네요..
아르마다
IP 203.♡.14.41
02-27 2013-02-27 11:51:15 / 수정일: 2017-04-30 11:29:56
·
대만도 영어이름이 아주 자연스럽더군요. 놀랬던게 같은 동양문화권 사람에게도 영어이름을 소개하더라는...

남들이야 어쨌건 간에 전 굳이 제 이름 놔두고 영어이름 만들어 쓰고 싶진않네요 ㅡ..ㅡ;;

영어이름으로 불리기도 싫고;;
삭제 되었습니다.
외길인생
IP 203.♡.198.72
02-27 2013-02-27 11:52:00 / 수정일: 2017-04-30 11:29:56
·
한국 이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들 발음하는거 힘들어 하지만 계속 볼거니까 내 진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더니
힘들게 발음 하려고 하더군요.
약점은 이름 두글자 중에 첫번째 글자만 부르면 되는줄 안다는겁니다.
제 이름은 그렇게 부르면...-_-;;
마이크피아자
IP 220.♡.151.164
02-27 2013-02-27 11:52:00 / 수정일: 2017-04-30 11:29:56
·
미국에서 하루에도 몇번 씩 "네 이름 발음 어떻게 하냐. 발음이 어렵다" 라는 소리 들으면 귀찮아서 그냥 미국이름 만듭니다.
Omo2kane
IP 175.♡.197.106
02-27 2013-02-27 11:53:55 / 수정일: 2017-04-30 11:29:56
·
+1 한국사람도 발음 힘든데 양키들은 어떨까요ㅋ 이걸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비틀어 고깝게만 보는것 같네요.
미어엘
IP 182.♡.46.106
02-27 2013-02-27 11:57:09 / 수정일: 2017-04-30 11:29:56
·
미국에서는 좀 다른 얘기인것 같은데요.


이 글은 '한국에서' 외국인들을 상대할때 얘기인것같구요.
V9GO
IP 112.♡.251.205
02-27 2013-02-27 11:52:25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생각해본적이 없는 부분이었는데, 왠지 수긍하게 되네요. 흠
빡고양이
IP 61.♡.81.81
02-27 2013-02-27 11:52:29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영어이름은 영주권정도 갖지 않는 이상 예명인데 은연중에 내제된 사대주의 때문이겠죠.
eastleigh
IP 182.♡.45.110
02-27 2013-02-27 11:52:42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영어이름... 세례명 사용합니다. 그것도 제 이름이니까요.
이미지
IP 118.♡.21.133
02-27 2013-02-27 12:00:09 / 수정일: 2017-04-30 11:29:56
·
+1..
MrGom™
IP 121.♡.130.198
02-27 2013-02-27 11:52:54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전 제이름이 쉬워서 굳이 할필요가...ㅎ *
몰라욧
IP 12.♡.236.18
02-27 2013-02-27 11:52:58 / 수정일: 2017-04-30 11:29:56
·
뭐 크게 의미 두지 않고 영어 이름 만드는 거쥬. 다른 신경 쓸 일도 많은데...
열등감이라고 까지 하는 건 좀 오바에 한표.
구글이
IP 65.♡.99.147
02-27 2013-02-27 11:53:16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전 닉네임으로 기억해달라고 해요 ㅠㅠ
발음시켜봐도 못하거든요
제가 어렵지이러면서 그냥 닉네임으로 불러 이렇게요 그렇다고 완전 바꾸는것도아니고 한글이름에서 마지막글자만 부르라고 해요 그럼 기역하기도 발음하기도 쉬우니까요.
어차피 미국애들도 이름 길고 복잡하면 닉네임으로 부르자나요 ㅠㅠ
근데 제2의 이름은 저도 별로...
나목
IP 203.♡.171.30
02-27 2013-02-27 11:53:26 / 수정일: 2017-04-30 11:29:56
·
Shin. 성을 이름으로 썼습니다.

네. 맞습니다. 정강이죠 :D
나목
IP 203.♡.171.30
02-27 2013-02-27 11:54:28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이름은 song one으로 발음하더군요 ㅋㅋㅋㅋ
정강이, 노래한곡 ㅇㅇ
Nickels
IP 118.♡.87.91
02-27 2013-02-27 11:53:28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중국도 상당히 심합니다. 특히 상해나 북경은요. 한국보다 무척이나 심하던데... 저도 한국어로 이름 적고 중국권 가서도 한글로나 영어로만 한국어이름 적습니다. 제 주변도 마찬가지고요.
Rainmaker
IP 117.♡.8.205
02-27 2013-02-27 11:54:21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제목은 영어 이름 자체만 언급했지만 글 내용은 기자가 '한국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이름을 고수하는 경우를 이상하게 생각해서 적은 내용입니다. ㅎ 저도 외국 나갔을때 영어 이름을 더 편하게 쓰는건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고 생각합니다. *
wowlook
IP 113.♡.86.221
02-27 2013-02-27 11:54:29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전 제 이름 씁니다. 발음 못하면 알려주면서까지 쓰고 있습니다.
영어이름 썼던 적도 있는데 정체성 문제를 떠나서 오히려 불편합니다.
예를들면, 회사 다른분이 전화 받았을때 영문이름으로는 저를 못찾더군요.
chroma
IP 143.♡.55.136
02-27 2013-02-27 11:55:07 / 수정일: 2017-04-30 11:29:56
·
한국 이름이 제대로 발음이 안돼서 세례명을 이름으로 씁니다.
뭘 어떻게 해도 제 이름이 제 이름처럼 들리게 불러주질 않아서....
외국 이름 쓴지 30몇년 됐네요
ireneko
IP 125.♡.204.177
02-27 2013-02-27 11:59:34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저는 세례명이 일반적인 여자 이름으로 쓰는 이름이 아니라서...-_-;
이래저래 영어이름이 세개 쯤 됐는데 다 정리하고 하나로 쓰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세례명 아닌 이탈리아 이름도 있네요 =ㅅ=
삭제 되었습니다.
미어엘
IP 182.♡.46.106
02-27 2013-02-27 11:57:47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전 이것과 더불어 외국인한테 성과 이름 순서를 바꿔말해주는것도 좀 싫어요.
기다리는이
IP 203.♡.149.100
02-27 2013-02-27 11:57:52 / 수정일: 2017-04-30 11:29:56
·
비지니스 할 때는 영어이름 쓰면 쉬운것 같아요 ㅎㅎ
세례명을 그냥 영어이름으로 씁니다.. 소개할 때 한국이름 말하고 캐톨릭네임이라 하고 캐톨릭네임 불러도 된다고 말하면 알아서 그렇게들 부르더군요 ㅎㅎ
후쿠사야
IP 122.♡.127.130
02-27 2013-02-27 11:57:55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저도 본문과 동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만들 생각도 안해봤네요.
저도 윗분처럼 개인적으로 정체성 생각도 나고 그냥 싫네요...

그렇다고 만드시는 분들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타이거밥
IP 183.♡.194.157
02-27 2013-02-27 12:01:25 / 수정일: 2017-04-30 11:29:56
·
미국 7년 있었는데 미국이름 쓸 생각도 안했고 다들 어렵지만 한국이름 잘 불러주더군요...
초창기에 미국이름 만들까 하고 동료들에게 물어봤더니 부모님이 지어준이름 그냥 쓰라그러더라구요...
떠나자초딩
IP 121.♡.140.56
02-27 2013-02-27 12:01:55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제 이름은 덱수 였습니다
영어이름 + 한글이름 게다거 그걸 합쳐서 줄인...

참 좋아하더군요 ㅋㅋㅋ
참... 왜케 좋아하던지 ...

미쿡 까만 친구가 지어줬어요 영어이름...
너도 우리사람이다 이러면서...

전혀 안친구같은 이름을...
삭제 되었습니다.
qorqus
IP 210.♡.41.89
02-27 2013-02-27 12:04:03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저도 성으로 불러달라고 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이름에 집착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영어권애들"만" 편의 봐주기도 싫고 -영어 이름 만들어봐야 동남아권이나 하다못해 중남미만 가도 발음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 여러모로 미묘하더군요. 소니처럼 발음상 인터네셔널한 이름을 하나 만들어볼까요 ㅎㅎ
VIE_soju
IP 84.♡.103.248
02-27 2013-02-27 12:04:04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이름이 '박규', '유석'...등의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도 영어이름은 굳이 필요없다는 입장입니다.
군생활도 외국인들과 하고 현재도 타국에서 수년째있지만, 영어이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습니다.
이름이 발음하기 정 어려우면 지들이 편한대로 줄여서 애칭을 만들어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애칭을 불러주는건 따로 영어이름을 만드는것과는 다른게,
그들 문화에서도 이런경우를 흔히 볼 수 있죠
타티아나면 타냐, 벤자민인데 베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독립운동가
IP 82.♡.221.29
02-27 2013-02-27 12:04:16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제 주변 한국인들은 거의다 자기 이름쓰고 오히려 중국인들이 영어이름 쓸려고 노력하더라고요

그나저나 제 이름이 영어로 발음하기 어렵지만 원래 이름을 알릴려고 노력했죠. 그런데 이게 자꾸하다보니 외국애들이 싫어하더라고요. 너무 어렵다 걍 영어 이름은 없냐?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닉네임 말하긴 합니다만은...
진검승부
IP 121.♡.234.147
02-27 2013-02-27 12:05:21 / 수정일: 2017-04-30 11:29:56
·
저도 외국 나가서도 내 이름 불러달라고 하는 쪽이었는데...학교 다닐때 아제르바이잔? 유학생들과 플젝하면서 플젝 끝날때까지 그 친구들 이름을 발음을 못하겠더라구요. 특이하다고 잘 기억나는게 아니었어요...나중엔 사실상 영어이름 같은 별명으로 불렀는데, 그 이후로 그냥 외국에서는 영어이름 씁니다.
Shoot
IP 112.♡.86.123
02-27 2013-02-27 12:11:49 / 수정일: 2017-04-30 11:29:57
·
한국사람도 발음하기 힘든 이름이라서
그냥 영어 이름 알려주는게 편한경우도 있습니다
녹차소년
IP 119.♡.25.204
02-27 2013-02-27 12:56:30 / 수정일: 2017-04-30 11:29:57
·
저도 비공감.
사대주의는 아닌거 같은데... 그나라 언어에 맞는 이름을 짓는건데요 뭐...
모든 언어가 모든 발음을 다루는것도 아니고, 분명하게 발음 안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텐데요.

사대주의를 오만데 다 갖다 붙이는 느낌입니다.
whitehawke
IP 110.♡.52.240
02-27 2013-02-27 13:08:15 / 수정일: 2017-04-30 11:29:57
·
백프로 동의하고 같은 취지로 얘기하다가 입아퍼서 그만뒀는데요

자존감이 없어서 내지 아무생각없이 너도나도하니 짓는 거 아니겠습니까?

편의목적은 그럴듯한 명분이 될 수 있고요.

일제때 창씨개명이랑 차이점은 개명만한다는 것, 영어라는 것,대부분 자발적이라는 정도가 아닐까요

솔직히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서구 열강에 대한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영어이름쓰면 마치 영미인이 된 것같은 기분을 우쭐하게 즐기는 것이죠 사회나 개인이나 할 것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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