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백현락씨가 쓴 '미국분 미국인 미국놈'이라는 책의 한 부분이 생각나네요.
캘리포니아 해변에 앉아있는데, 잘생기고 몸 좋은 백인 남자와 정말 이쁘게 생긴 금발여자가 수영복을 입고 지나가더래요.
그런데 여자가 다리 한쪽이 없더랍니다.
그런데 저자 본인 외에는 그 풍경에 아무도 신경을 안쓰더랍니다.
글쓰신 분 본인이 소아마비가 있어서 미국과 한국에서의 장애인 현실에 대한 언급이 많았는데, 이 부분이 가장 기억나네요. 아무도 신경을 안써서 부러웠다고..
저는 98년에 귀국했었는데, 한국 E여대생이 '여자가 화장 안하는건 정말 예의 없는 거다'라고 한 말을 듣고 문화적 충격에 상당한 멘붕이 왔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 여자가 화장을 하던말던 그건 자기가 이쁘게 보일지 말지 선택해서 결정하는거지, 남들에 대한 예의의 문제란 말인가? 더구나 이런 성차별적인 발언을 남자가 아니라 여자 입을 통해 듣다니!..라는 느낌이었죠.
지금은 남미 주재 중인데, 여긴 해변에 정말 몸 좋은 사람들부터 볼품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서로의 시선 신경 안쓰며 자유롭게 다닙니다. 한국은 볼품없는 몸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그러는데, 그런 제한이 없어요. 정말 한국 같으면 남의 시선 때문에 바닷가 근처에도 못올 사람들이 많아요.
참 자유롭죠. 모두가 평등하게 햇살을 즐깁니다. 저도 그리 몸이 좋은 편은 아닌데, 정말 기분이 편안해요.
한국 같으면 사람들 몸매 평가하면서 '저 XX은 양심도 없나' 이렇게 욕하는 사람도 많죠. 남들 평가하는거 참 잘해요. 자기가 평가 받는 것도 어느 정도 감수하구요.
우리 자신을 옭아 매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 함께 내려 놓으면 다 함께 자유로와질 수 있지 않을까 뻘생각 해봅니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책 이름이네요
아주 옛날... 저 대학시절에 읽었던 책인데 ㅋ
정치성향과는 별개로 장애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 넘을 수 없는 8차원의 벽이 있는 것도 맞지요. 표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에 대한 관용의 차이겠지요.
정말 외국처럼 뭘 입든 뭘 하던 나한테 피해 안가면 상관 없는게 맞는 것 같은데...
건강한 개인주의가 확립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사회 인식입니다.
이번에 방 하나를 내놓게 되었고 한국인 부부 커플이 와서 집을 구경한 뒤,
집도 마음에 들고 가격도 마음에 드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옆방에 사는 좀 우락부락하게 생긴 제 이란인 플랏메이트보고 연락을 안주더군요.
얼마만에 느끼는 문화충격인지...
동갑내기 여자였는데..
뭐라고 해주고 싶었는데 확신에 찬 눈빛을 보니 그냥 그러고 살아라 하고 내버려두었네요.
자유롭게 살고 싶지 않다는데 뭐라 할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