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으로 활동중인 전원책 변호사가 한 토론 방송에서 '김정일과 김정은이 X새끼인가’라는 질문에 ‘X새끼’라고 답하면 종북세력이 아니다' 라고 말을 했다. 흠. 이걸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는 김정일과 김정은에 대해 감정적인 욕설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종북세력임을 판별할 수 있다는데, 정말일까? 물론 정말로 너무 순수하게 북쪽의 김씨왕조 지배체제를 신봉해서 감히 욕설도 못하는 사람이 있기야 하겠지만, 그런 사람은 정신적으로 이상하면서 동시에 지능지수가 별로 높지 않은, 멍청한 사람일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본색을 가리고 주사파가 아닌 것 처럼 행세할 만큼 똑똑한 사람들이, 고작 '김정일 개새끼' 라는 단어 두 마디를 못하겠는가. 내 생각에는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자신들의 본색을 위장하는데 도가 튼, 종북을 진보로 위장하는 주사파들이 그 두마디 말을 못할거라니. 순진하기 짝이없다.
'김정일 개새끼' 라는 건 감정적 욕설이다. 그건 합리적인 비판이 아니다. 그저 북한의 김씨 왕조에 대한 자신의 반감정, 악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전원책 변호사는 그 말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종북세력임을 판별할 수 있다고 했다. 언제부터 한 사람의 '생각' 이 아닌 '감정' 이 그의 정치성향을 판별하는 근거가 되었는가. 그사람은 한 사람의 정치적 사상을 판별하는데 그 사람의 생각과 논리를 따지지 않고, 감정적인 욕설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따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북한의 김씨왕조 독재체제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아니라, 그저 감정적인 욕설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종북인가 아닌가는, 북한의 지배체제에 대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주장을 듣고 판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저 '북한 김정일 개새끼' 라는 악의적인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가 아닌가로 종북인가 아닌가를 따질 수 있다니. 정치사상이란 게 생각이 아닌 감정이라는 것인가? 북한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이 아니라 감정적인 욕설과 악의로 누군가의 정치적 '사상' 을 판별할 수 있다니. 그 사람은 '생각' 과 '감정'을 전혀 구분 못하나보다.
노무현의 참여정부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판은 하지만 '노무현 개새끼' 라고 말하지는 않는 사람은 노무현 정부를 옹호하는 사람인가? 이명박의 국가정책들을 비판하면서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이명박 쥐새끼' 라고는 말하지 않는 사람은 이명박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인가? 전원책 변호사의 논리라면 그렇다. 그리고 이것은 말도 안된다. 특정한 정부나 체제에 대해서 '악감정' 을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로 그가 그 특정 정부나 체제를 지지하는가 아닌가를 따질 수 있다니.
한 사람이 특정 체제를 지지하는가 아닌가는, 그 체제에 대한 그 사람의 '생각'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 그 사람이 그 체제에 쌍욕을 할 수 있는가 아닌가가 아니라. 특정 대상에 대한 논리적인 생각은 그것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다. 특정 대상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반대하는데 감정적인 악의가 담긴 욕설은 필요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육두문자 욕을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특정 대상을 비판하고 고발할 수 있다. 필요없다.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비판하려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사람들을 개새끼 소새끼라고 감정적으로 욕해야만 하는가? 학교폭력에 반대입장을 가지려면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개새끼라고 감정적인 욕을 해야만 하는가? 한마디로, 말도 안된다.
누구나 북한 체제와 김씨 왕조에 대해서 감정적인 악의와 욕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특정 대상에 대한 누군가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일 뿐이지 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되지 않는다. 그것이 한 사람의 정치적 사상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사상은 생각이지 감정이 아니다. 하지만 전원책 변호사는 오직 감정만으로, 김정일과 김정은에게 악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가 아닌가만으로 누군가의 사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으로 그의 사상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는데 있어서 북한 체제에 대한 '악감정 표출' 은 필요조건이 아니다. 굳이 개새끼라고 욕하면서 분기탱천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감정적인 욕설을 할 수 있어야만 특정 대상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그의 주장대로라면, 노무현 정부를 논리적으로 비판하지만 노무현을 개새끼라고 욕하지 않는 사람은 노무현 지지자일까. 전원책 변호사는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런데, 전원책씨의 그 말은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강렬한) 비유법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대학시절 많이 고민하던 의문 중 하나가,
"김일성은 전범이지 않냐?"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는 껄끄럽고 아니라고 말하려면 매우 말이 길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때는 그래서 그런 질문을 왜 하냐고 반박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예라고 생각합니다. 전범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참고로 저는 부시도 전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에 전원책씨는 인터넷의 흔한 클리셰를 꺼내 쓴 것 같고, 정확히 개새끼 세 글자로 말하라는 뜻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수구꼴통이 말 참 험하게 한다... 이렇게 결론짓고 싶은 충동이 들기는 하지만, 반대로 저런 말을 들어도 할 말 없는 집단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제 절친 중 북조선에 비교적 우호적인 녀석 하나는 개새끼라는 말보다 왕조라는 말에 더 발끈합니다. 개새끼는 단순히 싫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이지만, 왕조라는 말은 북한정치체제에 대한 역사적 몰이해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더군요.
인터넷에서나 쓸만한 경박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눈살이 좀 찌뿌려지는 건 사실입니다만... 단순히 "넌 왜 이리 경박하냐 그것도 공중파에서"라고 말하고 싶지만은 않아요. 씨바 쥐새끼라는 말을 저는 입에 달고 살거든요.
그리고 전원책씨가 개새끼 발언으로 종북세력을 판별할 수 있다고 말한 건 공직자들을 한정해서 한 말이 아닌거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전대갈에게 개새끼라고 말하는 데 아무 거리낌도 없습니다. 전대갈 개새끼라는 말에 누가 "그건 논리적 비판이 아니고 감정의 배설이다"라고 반박하려고 하면 별 미친 놈이 다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러한 표현은 매우 거칠고 감정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제 나름 전대갈에 대한 논리-이성적 판단을 거친 후 사용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 전대갈에게 큰절한 원희룡씨가 광주에 가서 518정신 운운한다면 너 어디 전대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봐라. 그 때 큰절은 왜 했냐.. 너 전대갈 비판 끝내 못하겠냐? 물어보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본문에서 쓰셨길래 하는 말인데, 주사파들에게 김일성 개새끼라는 말은, 기독교인에게 예수 개새끼하라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건 그들에게 일종의 암묵적 가이드라인입니다.
그리고 그 주사파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경찰서 끌려가도 김정일 개새끼라는 말 못할까요. 제가볼땐 100번도 더 할거 같은데. 철저하게 남들을 속일 겁니다.
스스로 이 땅의 민주화와 노동자 민중을 위한다는 이들이, 끝끝내 파쇼적이며 봉건적인 북조선정권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려 든다면 저렇게 물어보고 싶어질 수도 있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nl들을 가짜좌파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어느정도는 사상의 자유가 있으니까요.
단지 이번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사람들한테 전원책씨가 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심야토론 본방을 봤는데요, 당시 전원책 변호사가 패널이나 청중보고 김정일은 개새끼라고 말할 걸 강요한 게 아니라 이석기 당선자가 종북여부에 관련된 질의가 있을 때마다 답변을 회피하니까 왜 자신은 김일성 김정일을 추종하지 않는다고 말을 하지 못하냐고 하면서 _쉽게 말해서_ 김일성 김정일이 개새끼다 왜 이 말을 못하냐고 한 것입니다.
패널이나 청중, 이석기 당선자보고 김정일 개새끼라고 말하라고 강요한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