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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정말 중소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됐을까? 너무 많은 정책이 있다 보니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가 없다. 어쩌면 정책 당국은 처음부터 지원 자체를 목적으로 삼았을 뿐, 성장으로 잇는 데는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 포인트는 지원과 보호가 낳는 왜곡이다. 정책은 선의로 중소기업을 돕지만 실제로는 자원이 생산성이 낮은 영역에 잠기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한국 중소기업은 보조금 외에도 공공 조달 우대, 세제 혜택, 기업 규모에 따른 규제 차등, 각종 보호 장치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생산성이 낮은 기업이 퇴출되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노동, 자본이 이동한다. 그런데 정부 지원으로 생산성 낮은 기업이 살아남으면, 시장은 생산성과 무관하게 버티기만 하는 ‘좀비 게임’으로 바뀐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원가 100원짜리 물건을 90원에 파는 시장이 있다고 해보자. 수익이 없는 시장에서는 연구개발로 생산성을 높일 여력이 없다. 모든 기업이 정부 지원 기준에 맞춰 살아간다. 성장해서 중소기업 기준을 넘어서면 각종 혜택이 끊긴다. 중소기업만 납품할 수 있는 공공 조달 시장에서 밀려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OECD가 문제 삼는 것은 지원 규모가 아니라 지원 방식이 낮은 생산성을 고착시킨다는 점이다. OECD가 중소기업 정책 개혁을 촉구하는 이유는 중소기업 정책이 단지 기업지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과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생산성이 올라가야 대기업과의 격차가 줄고, 임금과 고용의 질이 나아지며,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완화된다. 경쟁력 있는 청년 기업이 등장해 생산성 낮은 기업들을 퇴출할 수도 있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유능한 청년들을 고용할 수도 있다.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어떻게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신규 채용을 할 수 있겠나.
청년 정책의 본령은 시혜가 아니라 대등한 경쟁의 장을 여는 일이다
청년 정책은 시혜적이다. 나이 든 어른들이 젊은 청년들에게 뭔가를 베풀어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청년들의 구직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접용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정책은 쉽다. 돈 몇 푼 쥐여주고 청년 정책을 했다고 말하기는 쉽다.
수많은 창업 지원 정책도 있고, 다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창업은 회사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설립한 회사를 대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중소기업 정책은 창업은 돕지만 성장은 가로막는다. 기존에 있던 경제적 파이는 어른들이 이미 다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파이를 각종 규제와 제도, 위력으로 지킨다. 진짜 청년 정책은 기존에 있는 경제 주체와 최소한 대등하게라도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더 큰 꿈을 가진 기업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후려치지 않는다.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임직원의 안전을 도외시하지 않는다. 진정한 청년 정책은 청년이 기존 사회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기존 경제 주체들이 누리고 있는 이권과 보호 장치들을 제거하는 일이다. 창업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외국 인력으로 메운 빈자리와 쿠팡 물류센터로 향하는 청년들
농촌에 가면, 조선소에 가면, 공사판에 가면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인데 정말 일자리가 없는 게 맞냐고? 정부는 구인난에 허덕이는 이 영역의 생산성을 높이고 처우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대신 빈자리를 저임금 외국 인력으로 메우는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노동자가 기피하는 산업이라면, 그만큼 임금을 더 올리고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경제적 상식이다. 사장님들은 임금을 올리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으며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로는 그런 사업은 접는 편이 전체 경제에 도움이 된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를 통해 저비용, 저임금, 저생산성 산업을 유지한다. 이런 정책은 해당 업종의 노동 환경 개선, 생산성 향상 가능성을 가로막는다. 임금이 낮고 근무 환경이 열악해 내국인을 채용하지 못하는 사업장은 통폐합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꼭 필요한 영역이라면 값싼 외국 인력으로 공급을 인위적으로 늘리지 말고, 소비자가 제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배관공 등 블루칼라의 서비스 비용이 높은 것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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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는 신의 직장만 존재하지만 현실의 직장은 그렇지 않다. 일자리를 선택할 때 생각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보자. 임금이 제때 나오는지, 야근을 하면 추가 수당을 주는지, 밥은 제대로 주는지. 이런 기본적인 요소가 갖춰지지 않은 일자리가 태반이다.
쿠팡 물류 작업은 경력이 쌓이거나 미래가 보장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에 가면 경력이 쌓이고 미래가 보장되나? 쿠팡의 혹독한 근로 여건을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왜 쿠팡 물류센터로 가는지, 그보다 훨씬 열악한 중소기업 일자리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청년들은 더 이상 착취당하지 않겠다고 반항한다. 그에 대한 대응으로 현재 정부는 청년들을 착취하지 않는 구조로 바꾸는 게 아니라 외국인을 착취하는 구조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 우리는 모두 청년이었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미래에 도전했고 새롭게 시장을 확대하며 파이를 키웠다. 경제가 성숙 단계에 이르면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서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이어가는 나라는 경쟁력을 가진 누군가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다.
혁신을 가로막는 주체는 대기업이거나 권력자일 수도 있고, 직접 경쟁해야 하는 중소기업일 수도 있고, 법규로 보호되는 전문직일 수도 있고, 시장 상인회일 수도 있고, 농촌 마을의 이웃일 수도 있다. 누구든 자리 잡고 나면 문을 닫고 싶어진다. 그 문을 다시 여는 게 정치와 정책의 몫이고, 그것이 청년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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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터 각종 수가로 인건비를 묶는데 내로남불한다고 먹히겠어요
또, 현재의 중소기업 정책은 그 기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의 지원 정책은 중소기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업도 혜택 때문에 중소기업에 머무르는 독과 같은 제도라 생각합니다. 잘 성장하는 중소기업에 혜택을 집중해 중소에서 중견으로, 중견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