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00 KST - AP통신 -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디젤 공급합의가 치솟는 미국내 디젤 연료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전문가들이 회의적이라고 AP통신이 타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향후 몇 달 동안 미국에 디젤유 공급을 늘리기로 한 새로운 합의가 주유소나 기타 곳에서 치솟은 유가를 다소나마 완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에 30만 톤 이상의 디젤을 즉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1월에는 50만 톤이 추가로 공급되고, 그 이후 어느 시점에 400만 톤이 더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해 온 미국의 정책을 극적으로 뒤집은 것으로,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으로 미국 경제와 소비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최근 몇 주간 디젤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광범위한 소비재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자동차 협회 AAA에 따르면, 9월 22일 미국 내 디젤 1갤런당 평균 가격은 갤런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요일 기준 평균 가격은 갤런당 6.28달러에 육박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시기 갤런당 3.68달러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유럽에서도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디젤 가격 상승은 수많은 일상용품의 운송 비용을 증가시킨다. 이는 많은 화물 및 배송 네트워크에서 디젤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이미 온라인 주문 및 제품배송비에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상승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히 마트 식료품 코너에서 가격에 대한 충격을 점점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육류나 농산물 같은 부패하기 쉬운 식품은 자주 운반하고 재고를 보충해야 하거나, 디젤 연료로 구동되는 농기계를 이용해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장 즉각적인 부담을 겪고 있는 분야이다.
이로 인해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급등하는 물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가중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란 전쟁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미국의 석유 및 기타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통령의 경제 관련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요일(9일)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디젤 공급 증가가 미국이나 전 세계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러시아에서 디젤을 수입하게 된다면, 러시아의 기존 고객들은 디젤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 하겠죠. 그 결과 가격은 기본적으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겨우 기대해 볼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뉴욕-뉴저지 및 필라델피아 같은 미국 동부 지역에서 디젤 가격이 아주 약간 하락하는 정도일 거예요. 사실상 미국-러시아 디젤공급합의는 원유를 이곳저곳으로 재배치하는 것일 뿐 미군 전체 유가의 가격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 마이클 린치 / 에너지 정책 연구 재단 석좌 연구원 -
"7월 내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소 드론 공격으로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러시아의 디젤 생산이 재개된다면 이는 전세계 디젤 가격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국-이란 전쟁으로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은 막혀있는 상태고, 중동의 막강한 정유 설비에서 나와야 하는 디젤은 제때 시장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여전히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 다니엘 스터노프 / 컬럼비아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선임 연구원 -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러시아 디젤공급 합의가 미국의 디젤 가격하락에는 별 도움도 못되면서 오히려 러시아를 도와주는 꼴이라고 우려한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이 없었다면 러시아는 이제 7~8월달 여름용 디젤 생산을 슬슬 종료하고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 더 무겁고 정유과정이 어려운 혹한기용/겨울용 디젤생산에 돌입하는 싸이클에 접어듭니다. 겨울용 디젤은 미국에게는 쓸모없는 디젤입니다. 우크라이나 드론공격때문에 어차피 팔지도 못하고 폐기해야 하는 여름철 디젤은 그냥 버려야 했었죠. 그런데 그걸 미국이 제값에 사간다고 하니 러시아에게는 얼마나 부담이 덜어지겠습니까? 그렇다고 공급하는 양이 크냐 그것도 아니예요. 올해 7월달까지 러시아 정유시설은 공습때문에 제대로 정유해 놓은 디젤의 양도 많은편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기름가격을 확실하게 낮춰줄 정도까진 못됩니다."
- 클레이튼 시글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전문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