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런 리얼리티 서바이벌을 좋아해서 더지니어스부터 거의 안본 것 없이 다 본 편인데, 더커뮤니티는 기존 두뇌 게임류 서바이벌과 다르게 사회 실험에 가깝습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평소 신념(의미 vs. 실리, 구조 vs. 능력, 원칙 vs. 결과에서의 입장)을 밝히고 주요 재화 생산능력을 가진 각 팀(일종의 국가)에 속해서 일주일동안 가상 세계에서 생활합니다. 팀별로 화폐 발행도 하고, 재화를 생산하고 거래하고 협상 하면서 살아남는 방식이에요.
팀별로 재화 분포가 불균형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처럼 팀 간 ‘전쟁’도 있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얻는 군수업자도 있고, 활동이 많아질 수록 커뮤니티 구성원 전부에게 해악이 가해지는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설정도 있습니다. 총 10화이고 거의 매 화 제작진이 설정한 ‘히든룰’이 공개되는데, 이게 제작진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저는 실제 현실에서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장치라고 봐서 크게 거슬리진 않았어요.
오늘 마지막회가 나왔는데, 결말이 취향에 따라 어떤 분들에게는 극혐일 수 있어서.. 무조건 재밌다, 추천한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일단 저는 너무 재밌는 결말이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평소에 자기 신념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더라도, 막상 본인이 놓인 상황에 따라 그 신념은 생각보다 쉽게 바뀔 수 있다는것, 그리고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람인 이상 이 모든 신념과 논리도 결국 ‘내 기분이나 감정’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 있다는것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요. 클리앙을 비롯한 여러 온라인 커뮤에서 벌어지는 싸움들도 사실은 얼핏 논리나 대의명분을 내세워서 싸우고 있지만 결국 ‘내 기분’이 더 중요해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다는걸 최근에 부쩍 더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그 점도 재밌었구요.
실제 국제 정세에서 압도적인 강대국들이 짜놓은 판 안에서는 약소국들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밟힐 수 밖에 없는 구조라든가, 기축통화국이 왜 짱짱맨인지라든가, 미리 대비할 수 없는 불확실성 앞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전략 등등이 얼마나 무의미해 지는지 등에 대한 점을 꽤 재밌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여튼 서바이벌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 봅니다!
그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이런류의 예능은 유튭의 네가지 소원 안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나온지 꽤 되었지만 추천입니다. 초반에 뭐야? 하지만 그것만 넘기면 됩니다.
전 무신론자인데 신의 개입이 없으면 인류의 결말은 그냥 지구폭파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거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시즌3 갈 수 있을까 싶네요. 세계관 구축에 들이는 품에 비해 유통기간이 너무 짧은 거 같아 제가 다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