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신성이 터지면 블랙홀이 되지 않는 별은 보통 완전히 사라진다고 알고 있었는데, 늘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1181년 8월, 카시오페이아자리 근처에 손님별 하나가 나타났어요. 남송 천문관이 8월 6일에 제일 먼저 기록했고, 다음 날 일본이, 8월 11일엔 금나라까지 같은 별을 적었습니다. 세 나라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독립적으로 관측한 셈이라 신빙성이 꽤 높은 사례예요. 흥미롭게도 고려사의 객성 기록 일곱 건 중에는 1181년이 빠져 있더라고요. 다만 같은 해 4월에 광화문 치미에서 연기 같은 기운이 엿새 동안 피어올랐다는 기록은 남아 있어서, 그해 하늘 관측 자체가 통째로 끊겼던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별, SN 1181이라고 불리는데 우리 은하에서 역사적으로 관측된 다섯 개의 초신성 중에서 가장 어둡고 가장 짧게 보인 걸로 꼽혀요. 보인 기간도 기록마다 달라서 남송 쪽은 185일, 금나라 쪽은 156일로 적혀 있습니다.
잔해를 찾는 과정도 꼬여 있었어요. 수십 년 동안 3C 58이라는 천체가 후보로 지목됐는데, 나이를 다시 재 보니 1181년이랑 시기가 안 맞아서 탈락했습니다. 대신 2013년에 아마추어 천문가 데이나 패칙이 찾아낸 Pa 30이 지금은 진짜 잔해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그리고 2025년에는 12세기 카이로에서 쓰인 아랍어 시에서도 이 별로 추정되는 밝은 별 묘사가 발견됐다고 합니다. 중국·일본 기록과는 완전히 별개의 경로로 남은 목격담인 셈이라, 이 사건의 신빙성을 한 번 더 받쳐주는 자료예요.
가장 특이한 부분은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중심별이에요. 사람들이 "좀비 별"이라고 부르는데, 폭발로 다 타버렸어야 할 별의 일부가 실제로 살아남아 있다는 뜻이거든요. 표면 온도가 20만 켈빈에 달하고, 수소·헬륨은 거의 없이 초속 16,000km짜리 바람을 뿜어내고 있어요. 하버드가 오래전에 찍어둔 사진 건판을 분석해 보니, 1889년엔 14.9등급이던 밝기가 2022년엔 16.58등급까지 떨어졌다고 하니 지금도 계속 어두워지고 있는 중인가 봐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1572년 튀코 초신성도 같은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터졌더라고요. 같은 별자리에서 391년 간격으로 손님별이 두 번 나타난 거예요.
역사 속 유명한 초신성 다섯 개를 같이 다룬 글인데, 이 SN 1181 얘기가 유독 흥미로워서 따로 정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