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서울 거주 평범한 사람입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제 포지션을 밝힙니다.
저는 동작구에 거주하는 1주택자이고,
부모님은 저의 딸을 양육해 주기 위해 실거주하시던 잠실 집을 반전세 주고 저희 집 근처로 이사 오신 비거주 1주택자입니다.
진보의 정치색을 지니던 평범한 사람의 마음이 동요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1. 배경 :
제가 진보의 정치색을 지니게 된 연유는 아마 부모님 때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5.18 당시 광주에서 직접 피 냄새를 맡으시며 대학 시절을 보내신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 보니 저는 평생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진보 쪽에 가까운 정치적 선택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까지도 별 생각 없이 그랬지요.
2. 발단 :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의 X가 불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가 투기 세력으로 규정되었습니다.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냐”며 ‘마귀’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3. 전개 :
(1) 이재명 대통령의 X 이후 불안감을 느낀 저는 행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 시작합니다. 2월에 청원서를 제출합니다. 조부모가 손주 봐주러 가까이 이사 와 주신 것일 뿐 투기가 아니라고요. 공개 청원이 되기를 바랐으나, 재경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비공개 청원이 되었으며, 잘 참고하겠다는 짧은 답변과 함께 청원은 허무하게 처리(종결)됩니다.
(2) 대통령께서도 비거주자셔서 여론이 부담되었는지, 7월 중 29억원에 집을 매도합니다. 매입가는 3억원대, 시세 차익은 25억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께서 양도소득세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부부 공동명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근저당 설정 등에 대한 논란을 보며, ‘대통령도 집 팔기 힘들었구나’ 생각합니다.
(3) 세제 개편안 발표에 앞서 7월 중순 ~ 말까지 부동산 토론회가 이어졌으며,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8월 3일에 발표될 세제 개편안을 위해 7월 말에 부동산 토론회를 한다??? 타임라인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를 가졌습니다. 대통령처럼 우리 같은 1주택자에게도 비거주하는 나름의 사유가 있다는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이미 답을 정해 놓은 채,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한 토론회라고 저는 나름의 총평을 하게 됩니다.
4. 위기 :
8월 3일 세제개편안이 발표됩니다. 비거주자를 투기로 규정하고 양도세와 보유세(종부세)와 모두 올리겠답니다. 이제 우리 가정은 3가지 안(案)을 비교합니다.
① 실거주 :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모님이 실거주합니다. 부동산을 통해 세입자에게 미리 언질은 해놓습니다. 다만 실거주를 하면 저희 가정의 물질적/비물질적 부담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맞벌이 부부인지라 등하원 및 돌봄 이모님을 구해야 합니다. 기존에 부모님께 드리던 양육비 50만원이 이모님 모시는 비용 200만원으로 증가합니다. 돈보다도 부모님에게 아이를 맞기는 것과는 심리적 안정감 면에서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세를 주면서 받을 수 있던 40만원의 월세와 제가 드리던 양육비 50만원가 없어지면서 월 90만원의 수입이 감소합니다.
② 매도 : 기존의 집을 매도합니다. 부모님께서는 매도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셨지만 하루 아침에 대통령께서 투기 세력이라고 규정하니 세금 두드려 맞는 게 힘들어 울며 겨자먹기로 매도하는 것이지요. 이제
⓷ 다시 세놓기 : 어쩔 수 없습니다. 과거에 빌라 한 채 세놓으시면서도 돈 없는 사람들 월세 올려 받으면 안 된다던(제 입장에서는 답답하던), 부모님도 화가 단단히 나셨는지 시세대로 최대한 받아야 한답니다. 참고로 소유 중인 아파트가 올해 1월에 13억이던 전세가 몇 개월만에 15억으로 2억이 올랐습니다.
5. 절정 :
정부가 인사 개편을 단행합니다.
세제 개편을 총괄하는 이형일 재경부 장관 후보자는 17년 보유한 아파트에 4개월만 실거주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소영 의원 (중기부 장관 후보자)도 비거주자더군요. 이들을 뭐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확신하게 됩니다.
“1주택 비거주자는 마귀가 아니다. 다만 장관 후보자들도 지킬 수 없는 불합리한 규제를 국가에서 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화가 나서는 오히려 되묻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정부 여당 인사 중 비거주 이력이 있는 모든 사람들 명단을 공개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지금 정부 기준으로 모두 투기 세력 종사자인데? 그렇다면 그들이 받았던 모든 세제 혜택(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다시 뱉어 내라고 하면 그들은 뱉어 낼 수 있을까?”
“그들이 한 건 투자였고, 우리 가족이 한 건 투기란 말인가?”
6. 결말 :
퇴근하고 나면 아이를 맡아 주시던 부모님을 뵐 낯이 없어졌습니다.
부모님은 고심이 깊어졌고, 광주의 피 냄새를 맡던 아버지마저 이재명 대통령을 욕하십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다주택자로 세금 몇 천 만원 내고 집을 팔면서도 싫은 소리 한 번 없으셨던 아버지마저도요.
반차 내고 세무사랑 상담하고, 공인중개사와 정신없이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제가 느끼는 것은
‘분노’입니다.
우리집에는 전문직 한 명 없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가난하셨죠. 그런데 어떻게 아버지께서 잠실에 아파트 사고, 제가 30대에 동작구에 집 샀냐고요? 그저 밤낮 일하고 수전노처럼 아껴서입니다. 다른 사람들 골프 치러 가고 여행 갈 때, 부동산 책 보고 주식 책 봐서입니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성실히 일해서 얻은 하나뿐인 집 세주는 거, 맞벌이하느라 부모님께 자녀 양육 부탁드리는 게 죄입니까?
물론 운도 있겠지요. 능력주의, 노력주의로 모든 것을 환원해서는 안 된다는 것 압니다.
그렇기에 누진적 세제를 우리나라가 취하는 거 다 공감합니다. 진보를 지지하는 우리 모두 동의합니다.
하지만 세금을 더 걷고 싶었다면 우리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마귀’로 ‘투기 세력’으로,
그것도 대통령 개인 SNS로 규정하는 방식을 취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고개 숙이고 설득했어야 합니다. 더 많이, 길게 소통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점진적으로 했어야 합니다.
세금과 대출 규제로 부동산에 접근하지 않겠다고 후보 시절 공약했지만, 1년만에 왜 생각이 바뀌었는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서 송구하다고 설명했어야 합니다.
이건 경제적 문제이면서
감정의 문제입니다.
많은 분께서 배부른 고민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 거 압니다. 누군가는 변절자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너무 화가 납니다. 이게 변절이라면, 변절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니오, 대통령이 저를 변절하도록 내몰았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지지율이 TK보다 낮게 나오는 것은 저와 같은 분노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본래 로그인도 안 하고 눈팅만 하는 유저입니다.
요즘 이재명 대통령 비판만 하면 ‘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5.18에 광주에 있던 우리 아버지도 대통령과 민주당 욕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생업 때문에 세력을 만들어서 공작할 시간도 여력도 없습니다.
국민의힘이든 어디서든 매달 통장에 200만원씩 입금해주면 고민이라도 하겠지만요.
저도 잠재적인 투기꾼으로 낙인 찍혀서 지지할수가 없어요
구구절절 쓰셨지만 결국 경제적 이익이 변절을 만들었다라고 쓰신거고 그것도 이해합니다.
사회전체의 발전,도덕,양심등은 눈 앞의 내 경제적 이익 앞에 별게 아닌게 되버리죠. 정치적인 포지션도 결국 그렇게 결정하는게 맞다고 볼 수도 있고여. 친일파처럼 경제적이익 때문에 나라를 팔아먹는건 아니잖아요?
그냥 경제적 이익으로 계엄내란당으로 포지션을 바꾸는 것 뿐이죠.
인터넷상에서 솔직한게 뭐가 대수겠냐만 정말 솔직히 전 그 잠실 1주택자가 아니라 크게 공감 못합니다. 저희 부모님도 굉장히 수전노고 저도 수전노까지는 아니지만 허투루 돈 쓴적은 없고...그런데 잠실에 집은 없네요. 뭐가 다를까 잠깐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근데 만약 님과 같은 상황이라면 열받았을테고 지지하는 당을 바꿀까 고민도 해봤을거 같긴합니다. 상황이 닥쳐봐야 아는거라 쉽게 말 못하겠습니다.
쉽게 말 못하겠다고 하시면서
'안궁금한데 내가 보기 싫은 글을 굳이 왜 쓰지?'
'그래서 계엄내란당 찍겠다고?'
라는 뉘앙스로 말씀 하실 거 다 하셨네요.
경제적 이익으로 계엄내란당으로 포지션을 바꾼다?
더 이상 지지는 못하겠다는거지 모아니면 도라는 식의 이분법으로 나누는것은 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바로 민주당을 망치는 겁니다.
본인은 그거 모르시니까 이런 댓글을 다는거겠죠? 모르시는건 슬픈 일이고 아시면서 다셨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런거죠뭐. "아니. 내가 투기세력이라니...헐."
진심으로 공감합니댜.
안궁금한테 굳이 이런글 왜쓰냐라는 댓글도 있네요. ㅠ.ㅠ
그만큼 화나신 분들이 많으신 걸까요?? ㅠㅠ
이재명 찍은 손가락을 원망하고 다시 돌아가도 국힘은 찍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재명을 내손으로 찍는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모 저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이미 이정부는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달리겠죠.
집이나 부동산을 가져보고, 직장을 오랫동안 다녀보고, 아이들을 키워보고, 나이 지긋한 양가 부모님들을 모셔보고 하다보면 느끼는 것도 있을 겁니다.
내란이고 외란이고 아니 그보다 더 큰 거라도 내 가족 내 식구 잘 살고 평안하게 하는쪽 지지하는게 맞습니다.대의 민주주의에서는 결국 투표로 의견을 낼 수 밖에 없어요.
당장 나와 나의 가족 생계에 어려움이 닥칠 것 같은데, 독립투사도 아니고, 가민히 있기는 어렵겠죠.
(다만, 제가 알기로 돈=마귀는 공직자의 뇌물 관련해서 나온 표현으로 알고 있고, 공직자는 절대로 마귀(뇌물)에게 유혹 당하지 말라...
비거주 1주택자와 관련해서 국민들에게 마귀로 표현한적이 있나 싶네요.)
+ 찾아보니 "다주택자"를 옹호 하는 사람들에게 마귀에게 양심을 뺏겼냐라고 X에 올린게 있긴하네요.
로그인 17회
게시글 1
댓글 3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정성들여서 육하원칙들여서 나 원래 민주당 지지자인데 이재명 지지자인데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분노에 차서 핵심만 짧게 쓰죠
너무 길어서 설득력을 오히려 잃어버리는 글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