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살자(들) 영화에 출연한 유해진 배우의 집 앞에서 집회를 한다는 소식에, 예전에 생각했던 것이 떠올라 글을 써봅니다.
박근혜 정부 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때 떠오른 영화가 유해진이 출연한 ‘왕의 남자’ 였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광대들이 다리 밑에서 탈을 쓰고 왕을 풍자하는 연극판을 벌인다. 그런데 지나가던 높은 지위의 내시가 이 모습을 본다. 왕과 독대하고 궁궐 바깥에 집도 있고 처도 있고 양아들도 있으니 고위직이다. 호위하는 무사는 광대들을 잡아들이려 하지만 내시가 말린다.
광대들이 왕을 풍자하는 극을 하는 것은 그들에게 밥과 돈을 주는 일반 백성들이 그러한 연극을 좋아하므로, 위험을 무릅쓰고 했던 것이고, 내시는 아량을 베풀어 광대들을 징벌하지는 않는다.
조선시대에 사농공상에 해당하는 이들은 과거를 보아 벼슬을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생필품을 만들거나, 장사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반해, 광대들은 가진 땅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장터나 잔치에서 재주를 부리거나 노래나 춤을 팔아서 얻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도 아니면 남사당 패거리에 따라 다니는 여인들이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왕의 남자에서는 이준기 공길이가 그 역할을 했고, 드라마 ‘추노’에서나 소설 '장길산'에서도 그러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내시가 광대들의 공연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음악, 그림, 춤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무대를 빼앗아 절망으로 몰아 넣는 잔혹한 짓이다.
암살자(들)의 감독이나 출연진이 보수측에서 지적하는 점에 대해 해명을 해도 막무가내다.
배우들도 작품을 신중하게 고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황정민이 ‘국제시장’이란 영화에서 피난민 역할을 맡을 때 보수 측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을 것을 기대했을까. 진보 성향의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역할을 맡을 때 진보/보수 측의 향후 반응을 고려해서 출연을 결정했을까?
현모양처를 버리고 젊은 여자와 바람나는 역할을 맡는 남자배우는 식당가서 식당 아주머니의 눈칫밥을 먹는다고 한다. ‘사빠죄’의 박해준은 ‘폭삭 속았수다‘에서 금명이 아버지로 이미지 변신을 하다가, 서울의 봄에서는 노태우 역할을 맡았다.
배우는 시나리오에 맞게 자기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시나리오가 보수측이 지적하는 그러한 의도나 내용이 없다면 배우들을 괴롭히는 것은 그만 해야 하지 않을까?
광대의 연기를 광대의 연기로 봐 줄 수는 없는 걸까?
그냥 댓글로만 봐도 되는데 생각이 다르면
그냥 무시하면되고요
하지만 그러질 못하는게 사람의 심보죠
드라마가 잘 만들어지면, 드라마에 나온 나쁜넘이 실제 나쁜 넘으로 아는 사람들이 꽤 있었죠.
광대가 연기를 잘하면 보는 사람들은 진짜인가 하고 착각에 빠질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