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0 KST - AP통신 - 트럼프 지지세가 공고했던 오하이오 주의 민심을 AP통신이 전하고 있습니다.
맥주잔에 담긴 차를 한모금 마시고 카일 보스는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AP기자에게 털어놓았다.
그는 두딸이 있고 1월에 셋째가 태어날 예정이다. 식료품점에서 카트에 가득 채우던 돈은 이제 겨우 5개 물건정도를 살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주 수요일, 카일보스와 그의 동료들 1400여명은 오하이오 남서부의 나비스타(Navistar) 트럭공장에서 해고당했다.
그리고 이번주 토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인근의 고등학교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번 나비스타의 스프링필드 공장에서 1400여명의 해고는 오하이오 데이턴 광역권의 1년간 일자리 증가를 도로 0%로 만드는 대규모 해고였다. 그리고 해고당한 1400여명중의 한명인 카일 보스는 이제 한달앞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위해 선거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때 트럼프와 공화당의 든든한 지지기반이었던 중산층 노동자 계급이 일하던 오하이오 스프링필드 나비스타 공장을 보유하던 인터네셔널 모터스는 나비스타 오하이오 공장을 어려움이 닥치자 망설이지 않고 매각해버렸다. 이 공장을 인수한 것은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선포한 캐나다의 방위산업체 장갑차 제조기업 로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몇번이나 투표했냐는 질문에 그는 손가락 3개를 들어 보였다. 그의 손가락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힘겹게 말했다. 카일 보스의 마음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끝났으며 더이상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이 나라의 정치에는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 저는 중도성향으로 바뀌였습니다. 상황이 계속해서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한 것 같습니다."
- 카일 보스 / 나비스타 트럭 공장 해고노동자 및 UAW 노조원 -
트럼프를 2번이나 대통령으로 만들고, 공화당에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몰아준 노동자 계급에 대한 시험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중간선거 주요 격전지중의 하나인 오하이오 데이턴은 태풍의 눈으로 미국이 주목하고 있다. 한때 미국에서 1인당 특허 출원건수에서 미국 1위, 제조업 공장숫자 1위,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탄생한 곳, 금전등록기부터 전기자동차 시동 장치까지 산업제품을 발명해 낸 곳인 오하이오 데이턴은 인구 13만 7천명의 중소규모 도시이자 노동자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자신을 유망한 사업가로 포장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무장한 트럼프는 단숨에 오하이오의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를 다이렉트로 백악관으로 보냈다. 그러나 이제 인플레이션과 이란 전쟁, 지치고 상처투성이의 유권자들의 고충을 들어주기는 커녕 자기 할만만 해대는 대통령에 불만이 쌓여가는 국민들 앞에서 공화당은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텍사스의 한 트럭 공장에서 “전국 곳곳에서 공장들이 들어서는 등 제조업이 부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제대로 못하고 있는 유일한 분야는 홍보뿐이다.”
미국인들은 높은 생활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점점 더 비난하고 있으며, 그의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활비 부담에 대한 우려에 대체로 비웃어 왔지만, 다음 달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장악할 경우 국민들에게 5,000달러 수표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카일 보스는 처음으로 트럼프의 이 말에 치를 떨어야 했다.
“저에게 그 말은 모욕처럼 들렸습니다. 얼굴에 침 뱉는 것 같았고, 마치 우리 모두를 무식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처럼 저에게는 모욕처럼 느꼈습니다."
- 카일 보스 / 나비스타 트럭 공장 해고노동자 및 UAW 노조원 -
미국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형트럭 브랜드 나비스타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은 산산조각났다. 캐나다 방산기업 로셀에 인수당한 뒤 이제는 트럼프가 그토록 비웃던 캐나다 기업에게 재고용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나비스타 공장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던 마리안 도널리는 해고당하기 1년전부터 초과근무를 전혀 하지 못했다. 월급은 줄었는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녀는 벌크 할인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구입해 냉장고에 보관하며 버티고 있다. 그가 구독하던 콜럼비아 디스패치, 워싱턴 포스트 신문 그리고 일부 스트리밍 OTT 구독을 취소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생활비 항목을 줄여야 하는 것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나비스타에서 해고된 또다른 해고노동자인 모건 휴즈와 조조 버그하드는 민주당으로 완전히 돌아선 이들은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공화당에 대한 마음속 깊은 애정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박살낸 것에 대한 분노는 충분하다. 나비스타에 21세에 입사해 35세까지 일한 세월은 그녀가 집을 사고, 그녀의 아버지를 모셔와 함께 살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그 삶이 무너졌다. 해고당하기 전 초과 근무 시간이 단축되었을때 그녀는 바로 도어대시 알바를 뛰며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기자에게 보여준 그녀의 손목에는 십자가 표식과 함께 시편 46년 10절의 성경말씀 -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 성경말씀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모건 휴즈와 조조 버그하드는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집집마다 직접 돌아다니며 민주당 후보들을 뽑아달라고 노조원들과 퇴직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AP기자는 그들과 함께 동행을 시작했다.
대면 선거운동을 통해 모건 휴즈는 노조원들과 퇴직자들이 정치인들에게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밑바닥 민심이 상상외로 분노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버그하드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상황 덕분에 분노한 유권자들을 민주당 편으로 끌어들이기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AP기자와 동행한 월요일 오전 선거운동활동 후 모건 휴즈와 조조 버그하드는 한숨돌린 후 기자와 함께 근처 중식당에서 점심으로 만두를 시켰다. 그제서야 한주 동안 쌓인 무게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식사가 끝난후 버그하드는 포춘쿠키 하나를 뜯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는 조용히 눈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나비스타의 정리해고로 버그하드, 그녀의 남자친구,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는 모두 직장을 잃었다. 테이블에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버그하드는 기자에게 포츈쿠키에 적힌 말이 예언처럼 느껴지며 그대로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는 포츈쿠키 글을 받아들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어려움이 닥치게 되면 당신은 그것을 극복할 내면의 힘을 찾을 것입니다.
원치 않게 피해를 나눠 받고 있는 입장이라 특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