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멸칭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애초 정체성을 구분하려는 상황 자체가 당하는 쪽에서는 폭력이라고 느껴질수도 있다고 봅니다.
A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던 여권 지지층 일부가 스스로를 B라고 새로 정의하고, 기존의 A를 A'처럼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 출발이라고 본다면요.
문제의 본질은 멸칭을 사용했느냐보다 기존 정치적 공동체에서 일부가 빠져나와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고, 기존 세력과 차별화하거나 거리를 두려 했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그 결별이나 배제 시도 자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폭력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정치인이 아니라 지지층에서 먼저 시작된 흐름이라고 해도요.
그런데 적어도 유시민은 이걸 일방폭력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수면 아래 있던 이 흐름을 ABC론이라는 형태로 먼저 명확하게 구분한 것도 유시민이었으니까요.
A와 B를 나누고, 한쪽은 가치 중심이고 다른 한쪽은 정치적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상황이 어려워지면 금방 등을 돌릴 수 있는 사람들처럼 규정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진정성 있고 가치 있는 지지층인가에 대한 평가까지 들어간 것이죠.
결국 상대가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며 기존 세력과 거리를 둔 것을 폭력이라고 본다면, ABC론 역시 반대 방향에서 사실상 비슷한 정체성 구분을 한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멸칭을 누가 먼저 썼느냐보다 이런 정치적 정체성 경쟁이 왜 생겼냐를 봐야한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왜 일부지지층은 B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고 뭘 배제하고자 하는가 아닐까요
제 생각에는 여기서 조국이 핵심이라 봅니다.
여러 과정을 통해 조국은 민주당이 오랫동안 공격받아 온 부정적 이미지가 가장 집중된 인물입니다.
향후를 내다볼수록 그 이미지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런 생각이 가능했을 겁니다.
조국을 더 이상 민주당의 공동 정치적 자산으로 보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자.
이게 차별화의 핵심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이사람들이 원래 보수지지자라거나 그런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이제 조국과 거리두기를 했다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조국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민주진영에서 앞으로도 각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5인을 배제하는게 아니라 1인을 배제하는게 핵심이라 봅니다.
그런데 이재명과 조국 사이에서 실제 정치적 선택이 필요한 순간마다 스피커들이 조국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의 묶음처럼 더 인식되었다고 봅니다.
저는 오히려 이재명과 조국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민주당 지지층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를 피해자로 두는 서사보다는 미래를 위한 정체성 재편에 힘을 줘야 한다고 봅니다.
조국에게도 밀릴 정도면 정치 관둬야죠.
조국이 그렇게 살아가는 상황에서, 즉 상수가 된 상황에서
김어준과 유시민, 최욱 등은 민주당이 전략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에 몰두했습니다.
조국을 없앨 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취할 수 있는 스텐스가 줄어들었고,
그런 상황에서 조국을 냅두고 다른데 집중하자는 전략을 어떤 민주당 지지자들은 조국 편을 들었다고 했죠.
그러면 조국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죽여요? 끝까지 출마를 한다잖아요.
어처구니 없는 조국과 맞장 뜨다가 국짐당이 결국 승리했고, 그 여파가 부산까지 갔죠.
아무리 욕을 하고 비난해도 조국은 조국의 길을 갈 겁니다. 시시때때로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