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정확히는 대통령이 '조용한 개혁'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설명만 놓고 보면, 이 조용한 개혁이라는 것은 정부가 은밀하고 치밀한 계략을 짜서 개혁 당사자들을 함정에 넣고, 반항할 수 없거나 아직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나씩 뜯어고쳐 최종적으로 완전히 변화된 모습으로 만들어 놓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이러한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방법론이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합리적인 것인지 의심해 봐야 할 시점에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의 지지율 문제나 개혁 후퇴 논란 등 거의 모든 문제가 이 개혁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의문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실제 문제라면, 지난 기자회견에서는 이 개혁 방법론의 실패를 인정하는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서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방법을 쓰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글을 써보게 됐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용한 개혁의 첫 번째 문제는 전제 자체에 있습니다. 조용한 개혁이 성공하려면 은밀하고 치밀한 계략으로 개혁 당사자들이 큰 반항을 하기 전에 수술대 위로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아주 조금만 복잡해지거나 규모가 커져도, 그 규모에 맞는 은밀하고 치밀한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김영삼 정부의 기습적 개혁과는 달리, 조용히 천천히 조여 가는 방식의 개혁이라면 훨씬 더 치밀하고 복잡한 계획이 필요할 텐데, 과연 폐쇄적으로 보이는 청와대 비서실이나 현장차관급 고위 관료 집단에서 그런 수준의 완벽한 계획을 짤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실제로 그런 역량이 존재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결국 시작부터 계획이 꼬이고, 반항은 더 커집니다. 조용히 하겠다는 개혁은 이미 이 시점에서 실패한 것이고, 부작용만 더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플랜A가 실패한 이후의 플랜B, 플랜C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준비,예측 등 계획이 치밀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습니다. 그래서 마치 아마추어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치거나, 일부 후퇴를 계략인 것처럼 설명하는 경우가 있어 보입니다. 일부 의도는 있었을지 몰라도 전혀 몇 수 앞을 내다본 전략처럼 보이지 않고, 정치 철학 없이 오락가락하다가 사후적으로 변명을 하는 것처럼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책 시행 내내 과정 자체가 조용하거나 치밀해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런 사안들에서는 조용한 개혁이라는 방법론이 미숙함과 어설픔으로 인해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부는 과격한 선명성이 오히려 개혁을 방해한다면서 조용한 개혁이라는 방법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전제부터 잘못된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과격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용한 개혁 외의 모든 개혁이 곧 과격한 개혁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권위주의적 개혁도 있을 수 있고, 과격한 개혁도 있을 수 있으며, 김대중식 선명한 개혁도 있고, 김영삼식 기습적 개혁도 있으며, 노무현식 대화와 타협의 개혁도 있습니다. 개혁 방법론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실패했고 어떤 것은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을 정책별로 적절히 조합해 적용한다면 역사적 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잘 작동하지도 않는 조용한 개혁이라는 방법을 앞으로도 계속 일괄적으로 적용하려는 것처럼 보여 개인적으로 우려가 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속도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개혁이라고 하면 확고한 정치·사회적 철학을 바탕으로 기득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태를 규모 있게 타파하고, 그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면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조용한 개혁이라고 불리는 현재의 방식에서는 속도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언가 혹은 누군가가 중간에서 다른 의도로 계속 방해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도 그것에 동조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직접 추진하는 개혁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지지부진합니다. 기득권의 반발에도 밀어 붙일 수 있는 근간이 되는 철학이 있는지 없는지도 명확하지 않고, 의도 역시 애매모호하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수시로 후퇴하며, 성과도 없거나 기대 이하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모두를 만족 시키는 개혁이란 것은 없습니다. 타파해야 할 대상이 개혁의 필수 조건이에요.
이런 모습은 개혁이라기보다는 발전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좋게 말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지는 시대적 발전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것을 개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개혁을 기대하고 있는데, 정작 정부 규모의 지원이 들어가는 빠르고 강한 변화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점점 실망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정책 홍보도 그럴듯 하게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각종 카르텔 타파 등을 위해 사회 곳곳에서 적지 않은 일들을 해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정책은 조용한 개혁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진척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나중에 텍스트로 가득한 AI로 만든 차트에 한꺼번에 나열해 봐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읽지도 않고,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넘어갑니다.
정치는 결국 보여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확고한 철학과 의지를 가지고, 결연한 모습으로 기득권에 강한 메시지를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SNS 말구요. 얼굴로 목소리로 눈빛으로.
마지막으로, 조용한 개혁이라는 방법론과 맞지 않게 일의 순서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이든 거대 프로젝트든 대부분의 파악과 준비가 완료되고, 실행도 가능한 한 사전에 끝나 있으며, 사실상 이기는 싸움이 확실해진 시점에 발표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국민들이 이미 유튜브와 언론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고, 정책 시행 시 발생할 부작용이나 반발의 강도에 대한 예측도 전혀 되어 있지 않거나 크게 빗나간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반복됩니다.
예를 들어 메가 프로젝트라면 공식 발표 전에 부지 선정과 건설 계획 등의 파운데이션이 사실상 완료된 상태여였어야 했을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 의견과 레드팀 의견까지 충분히 수렴한 뒤 발표해야 비로소 조용한 개혁이라는 방법론이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공급 계획을 발표한 뒤 그제서야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현장을 둘러본다거나, 부지 선정 문제로 계속 오락가락한다거나, 발표 당시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반발에도 놀라 후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조용한 개혁의 문제 이전에 정책 추진의 기본 원칙 자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결국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준비와 예측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디어와 낙관적인 계산만으로 정책을 발표했다가 예상보다 큰 반발을 맞고 후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조용한 개혁이라는 방법론이 일괄 적용되는 것이 과연 실제로 효과적인 전략인지, 아니면 개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인지를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은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육사 하나회를 처리하듯, 하루밤사이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듯, 휼륭한 개혁은
기득권에 반격의 시간을 줘서는 안됩니다.
이재명대통령은 시간을 끌면서 조용한 개혁만 외치고 있으니, 너무 어리석고 시끄럽기만 합니다. 개혁은 김영삼식으로 해야 합니다.
지지자들이 바라는 개혁은 애초에 할 생각이 없었던것으로 보입니다.
대선에선 당선되기 위해 할말만 한거죠.
하지만 잘 못 뽑았다고 하기도 뭐한게... 윤석렬내란으로 발생한 조기대선이었고, 뽑을 사람이 이재명 말고 누가 있었나요.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이재명 외엔 답이 없네요.
그런면에서 하늘이 내린 대통령 맞긴한데... 영 아쉬운건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개혁은 조용하게 안하고요.
결국 조용~히 개혁 안하고 스리슬쩍 넘어가겠다는게, 이선생의 작전인데 말이죠.
- 밤에 기습 공표하고, 다음날 아침에 청와대 보좌진들에게 "마이 놀랬재?" 하는 것이죠.
명분이 확실한데 진행이 어물쩡하면,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정치인생을 걸고 슥삭 하는 것.
부동산도 명분은 확실한데, 진행이 어물쩡하면 진짜 정치인생을 걸고 슥삭을 하던지요.
(공정가액 100%를 자고 일어나니 바로 때리던지 했으면 아마 욕은 엄청 들었어도 개혁이라는 티는 났을 겁니다.)
LH에게 아직 미분양된 땅에 다 임대아파트를 도배하라고 하든지...
상업지라 안된다고 하면 주상복합으로 도배를 하던지.
극단적 정책이 아니고선 개혁이라고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물론 극단적 반발도 있겠지만)
법으로 하는 개혁은 하세월이고, 다들 감각도 무뎌집니다. (물론 가장 부작용이 적지만)
시행령으로 일단 밀어붙이고, 그 뒤에 법으로 보완하는게 개혁이죠.
이해관계자 말 다 듣다 보면 그게 무슨 개혁이예요. 안된다는 말 투성이일 텐데.
아무리 개혁이란 이름이어도 그런 방식으로 하면 반발을 넘어 폭동이 일어납니다.
군사시대에서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절에 하던 방식에 향수를 느끼시니 2-30대 지지를 못받고 망하는 게 민주당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