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ABC에 영감을 받아서 저도 한번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A. 이른바 "문조털래유" 40-50대 남성
각종 커뮤니티에서 조롱받는 이른바 '영포티', 검찰개혁밖에 모르는 부류, 부동산은 규제와 세금으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보는 부류입니다.
저도 놀랍게도 몇 년 전까지는 이 부류에 매우 충실했습니다. 저 자체가 40대 남성이고요, 딴지일보를 거의 창간 때부터 보고 자랐고(10대 초반부터요), 노사모·서프라이즈 활동도 거의 빠짐없이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 중 이 부류에 남아있는 사람은 소수인데, 여기 속하려면 매우 중요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신의 근로소득이 매우 높아서 자가를 소유하지 않아도 원하는 투자와 여가를 즐기며 살 수 있는 부류(제 친구인 의사 부부가 그렇습니다. 전세로 대형평수에 살면서도 매우 만족하며 삽니다), 즉 자신의 진보적 신념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부류입니다.
아니면 아예 결혼적령기를 놓쳐서 혼자 살며 자산형성에 대한 동기부여 자체가 없는 지인들도 이 부류에 꽤 많습니다.
둘 다 정치적 신념이 거의 종교가 되어도 무방한 부류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쉽게 하는 말이 "이재명 지지율이 떨어진 건 개혁의 선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부류는 2010년대부터 자신들의 힘으로 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부심이 크고, 이른바 '뉴재명'에 대한 반감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들 입장에서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냈다"고 느끼는 거니까요.
B. 뉴재명 + 난닝구(예전 이낙연·안철수 지지자) + 이언주
이 부류는 거슬러 올라가면 2004년 열린우리당 분당 때 민주당에 잔류했고, 2010년대에 국민의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돌아왔으며, 이낙연을 지지했던 사람들입니다.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A부류만큼 강하지는 않고, 부동산 문제에서도 A부류보다는 좀 더 열린 자세를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민주당에서 김민석이 당대표를 하든 이낙연이 당대표를 하든 부동산 정책 실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 점을 잘 모르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현실 감각은 A부류보다 나은 편이고, 민주당의 코어라고 보면 오히려 이쪽이 이재명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져도 굳건히 버텨줄 층입니다. A부류는 2007년 대선 때 "에라 모르겠다, 문국현이나 찍어야겠다" 했던 부류에 가깝습니다.
C. 민주당 당적은 유지하지만 A·B 둘 다 답답하게 여기며 정치에 거리를 두는 부류
오히려 클리앙에는 지금 이쪽이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 민주당의 문제는 A·B의 권력투쟁이 아닙니다. 예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친이-친박의 소모적 전쟁이 얼마나 허무하게 끝났는지 보면 아실 겁니다. 친명이든 반명이든 둘 다 틀렸고, 민주당은 지난 10년간 정책적으로 실기한 게 너무 많습니다.
제가 주로 부동산 관련 글을 썼지만, 세대·성별 갈라치기, 2010년 이후 급변한 국제정세에 전혀 업데이트되지 않은 대북정책,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일변도, 자유를 억압하는 조치들(폴리마켓·성인사이트 접속 금지), AI CAPEX 투자붐에 역행했던 탈원전 정책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정책들이 다 실기라고 생각하면 국민의힘을 찍으면 되지 않냐고 반문하실 분도 있을 텐데, 이미 민주당에 표를 준 수많은 유권자들도 지난 10년간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겁니다. 정권과 정당의 정책은 원래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바뀌는 게 정상입니다.
A가 다시 득세하든 B가 계속 주도하든, 이 정권의 지지율은 절대 오르지 않을 겁니다. 이재명 정권의 '구조적 다수' 전략에 처음에는 저도 공감했습니다. 저 같은 C부류를 끌어올 수 있다는 얘기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처참한 현실 인식을 보면, 결국 B만 끌어안은 채 총선·대선에서 대패하는 결말로 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비명횡사’ 단어 나오기 시작하면 본 게임 시작 되겠죠.
A가 B에 가야되고 B가 A로 가야 정상적인 분류입니다.
A나B나 정상은 아니긴 합니다.
D는 당적은 있으니 배부르고 등 따셔서 기득권으로 편입하고 싶지만 누가 밀어주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구요,
E는 직업이 커뮤니티 활동인 사람들입니다.
요즘 이쪽 부뷰의 사람들이 세를 넓이는데 제지할 사람들이 없거나 에너지가 떨어져 그냥 방관하게 됩니다.
정동영씨 팬클럽 하시던 분이 비주류로 몰릴 정도로 새정치 이후엔 확 쪼글어들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