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새로운 초신성 이야기입니다. 발견된 지 2주가 채 안 돼서 아직 한국어로 된 정보가 거의 없더라고요. 아마추어 관측 커뮤니티 위주로만 다뤄지고 있길래 정리 겸 공유해봅니다. (오늘 사진은 레딧에서 Brian Carter, Atlanta USA 님한테 허락받고 가져온 겁니다.)
지난 9월 1일, 소행성 충돌 위험을 감시하는 ATLAS 서베이가 페가수스자리 방향의 나선은하 NGC 7331에서 새로운 초신성을 하나 포착했습니다. 공식 명칭은 SN 2026aaiv이고, 지구에서 약 4,5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폭발이에요. 백색왜성이 동반성 물질을 계속 빨아들이다가 찬드라세카르 한계를 넘으면서 통째로 터지는 Ia형 초신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초신성 자체도 흥미로운데, 사실 저는 NGC 7331이라는 은하 쪽 이력에 더 눈이 갔습니다. 이 은하에서 최근 12년 사이에만 초신성이 세 번 나왔거든요. 2014년 SN 2014C는 처음엔 Ib형으로 분류됐다가 1년 만에 스펙트럼에 수소 방출선이 나타나면서 성격이 바뀐 "변신하는 초신성"이라 허블이 따로 정밀 관측했던 사례고, 2025년 7월엔 SN 2025rbs가 그해 지구에서 관측된 초신성 중 가장 밝은 천체로 기록되면서 NASA NuSTAR가 긴급 관측에 나섰습니다. 2014년 M82의 SN 2014J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의 Ia형이라, 폭발 메커니즘을 직접 들여다볼 몇 안 되는 기회였다고 해요. 이번 SN2026aaiv는 그보다도 은하 중심에 더 가까운 자리에서 터졌고요. 은하 하나가 이 정도 빈도로 초신성을 만들어낸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서, 왜 유독 이 은하만 이러는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밝기 변화도 계속 추적되고 있어요. 9월 1일 17.9등급에서 시작해서 9월 13일 기준 11.6등급까지 올라왔고, 아직 최대 밝기에는 도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질 팽창 속도는 규소 흡수선 기준으로 초속 9,500km 정도로 측정됐는데, 관측마다 수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와서 계속 보정 중이라고 하네요. 밝기가 11~12등급이면 맨눈으로는 안 보이지만 소형 망원경이나 스마트 망원경으로는 충분히 잡히는 수준이라, 이미 해외 아마추어 관측자들이 2시간 안팎 노출로 찍은 사진도 올라와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일 와닿았던 건 시간 스케일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빛은 실제 폭발이 일어난 지 4,500만 년 만에 도착한 거예요. 그 폭발 자체는 인류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기도 전에 일어난 사건인 거고요.
얼마 전에 이 게시판에 올렸던 "몸속 원소가 어디서 왔는가" 얘기랑도 바로 연결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우리 몸속 철분의 절반은 바로 이런 Ia형 초신성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니,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재료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셈이에요. 이 초신성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밝아질지, 관측 데이터가 어떻게 쌓이고 있는지는 블로그에 좀 더 정리해뒀습니다.
신에게 10원이 1억원 1초가 백만년이래서 신에게 10원달라고 하니 1초만 기다려라 대답했다는 옛날 유머가 생각나네요 그 신에게도 4500만년이면 45초는 걸리네요
도대체 5억년 버튼은 얼마만큼의 시간일까요
출근이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