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고의는 없었어.
그저 숫자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
당신이 다가왔을 뿐.
그때 90을 넘기지 않았어야 했어.
당신은 나에게 100에 가깝게 주었지.
어디를 가도
나를 향한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 찼어.
넘쳐흘렀어.
그 시공간의 밀도가 100에 가까워질 때쯤,
블랙홀이 생겨나기 시작했어.
1이 되는 건
찰나의 일이었어.
어쩌면 0인지도 몰라.
모든 건 네 탓이야.
왜 나에게 100을 주었니.
네 고의는 없겠지.
그건 사실 중요치 않아.
내 혀는 이미 100을 맛본 혀, 그건 되돌릴 수 없어.
난 침을 흘리며 사건의 지평선을 벗어나려 해.
내 눈알은 1초에 100번을 구르고 있어.
문득 내 귀 안쪽에 흰 털이 툭 튀어나와 있는 걸 봤어.
대체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건지 알지 못해.
쪼그라든 거뭇한 불알을 손에 쥔 채,
가부좌를 틀고 숨을 골라 봐.
이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단 걸 알아.
괜찮아.
실은 말이야,
난 네가 처음 다가오기 전에도 존재했거든.
괜찮아.
존재 그 자체엔 의미가 없는 걸.
그거면 충분해.
구조를 다양한 매체로 작업합니다.
글과 사진, 영상 그리고 설치까지.
아래 signature에 남겨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