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 두 개가 충돌하고 있는 사진인데, 정작 제일 밝은 자리는 은하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폭이 700광년도 안 되는 먼지 덩어리 한 곳에서, 은하 전체 적외선 빛의 80%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돌고래자리 방향으로 약 5억 2,500만 광년 떨어진 II Zw 096이라는 은하예요. 나선은하 두 개가 부딪히는 중이라 폭은 5만 광년쯤 되는데, 겉보기 밝기가 15.2등급이라 아마추어 망원경으로는 형태 확인도 쉽지 않습니다.
2010년 스피처와 허블이 이 은하를 들여다보다가 숨어 있던 스타버스트 지역을 찾아냈어요. 1년에 태양 100개가 넘는 별이 만들어지는 수준이고, 안테나 은하보다 열 배 가까이 밝은 별탄생 폭발이라고 해요.
더 재밌는 건 이 폭발이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 자리에 100만~500만 년 된 아주 어린 별 무리랑 2,000만~5억 년 된 오래된 별 무리가 같이 있었거든요. 여러 차례 별 탄생이 반복됐다는 뜻이죠. 여기에 2026년 8월엔 찬드라 X선 데이터까지 더해지면서 이번엔 숨어 있던 블랙홀(활동은하핵) 흔적까지 새로 잡혔습니다.
가시광선으로 보면 그냥 뿌연 충돌 현장인데, 적외선으로 보면 숨은 별 공장이 드러나고, X선으로 보면 블랙홀 흔적까지 나와요. 파장을 하나씩 바꿀 때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이 나오는 은하 이야기를 정리해뒀습니다.
https://space.kotsumotsu.com/2026/09/14/ii-zw-096/
여러분은 은하 중심이 아니라 먼지 덩어리 한 곳이 제일 밝다는 쪽이 더 신기하세요, 아니면 파장 바꿀 때마다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는 쪽이 더 신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