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클로드 써라, 제미나이 써라" 해서 뭔가 만들어 자체 플랫폼에 올려보자 하다가 이것저것 해보니 "어? 이거 뭔가 되겠는데?" 싶더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클로드 프로에 가입해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는데, 제법 괜찮습니다.
사례 1. 가계부 서비스가 망가져서 직접 만들기.
모네타의 "미니가계부"라는 단식부기 서비스를 2006년부터 써왔는데, 어느 순간 서버 관리가 엉망이 되더니 보름 전부터는 "internal processing error"가 뜨면서 저장 자체가 안 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벼운 서비스지만 10년 이상 써온 유저가 많은 곳이라 게시판에 다들 "제발 살려달라"고 했는데도 관리자는 묵묵부답. 아마 돈 안 되는 서비스라 담당자도 겸직으로 빠졌을 거고, 서비스 지속성 자체가 의심스러웠습니다. (지금은 서버를 재부팅했는지 정상 작동 중이긴 합니다.)
그래서 클로드에게 아이디·비번을 넣어주고 "이거 그대로 옮겨서 나만의 가계부를 만들고 싶다"고 했더니 뚝딱 만들어주더군요. 지금은 제 웹 호스팅 서버에 올려서 혼자 잘 쓰고 있고, 원래 없던 기능은 추가하고 쓸모없던 기능은 빼서 훨씬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례 2. 서피스 5G 모뎀 버그, 자동 복구 프로그램으로 해결
서피스 11 ARM 5G 버전을 쓰는데, 올해 초 5G 모뎀 드라이버 업데이트 이후 시스템은 셀룰러가 잡혀 있다고 표시되는데 실제 네트워크는 끊겨 있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당연히 MS는 답이 없고, 유저들만 간간히 불평하는 상황. 해결책이라곤 셀룰러 토글을 껐다 켜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핑을 날려서 연결이 끊기면 자동으로 셀룰러 토글을 껐다 켜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하고 클로드에게 몇 가지 얘기했더니, ARM64 베이스로 뚝딱 만들어줬습니다.
로그를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연결이 끊겨서 재시작하는 걸 보고 있으면 열받다가도, "뭐, PC는 이 맛에 쓰는 거 아니겠어?" 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ㅎㅎㅎ
사례 3. 원드라이브의 폴더 제한을 우회하는 동기화 앱
MS빠돌이라 원드라이브를 열심히 쓰는데, 원드라이브 백업 동기화는 특정 폴더만 지원한다는 걸 아시나요? (지정된 폴더만 동기화 가능)

그래서 제가 자체적으로 관리·저장하는 폴더를 자동 백업하려면 저 폴더 안에 넣어야 하는데, 그러면 원드라이브가 메인이 되고 PC 저장장치가 서브가 되는 이상한 구조가 되어버립니다.
"저 기본 폴더 외에 내가 지정한 폴더만 양방향(미러링) 동기화할 수 있는 앱을 만들 수 있을까?" 싶어서 클로드에게 조건을 몇 가지 얘기했더니 이번에도 뚝딱 만들어줬습니다. (물론 저는 회사에 출근해야 했고, 5시간 사용 제한 때문에 완성까지 이틀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정말 신세계더군요. 이렇게 원하는 기능의 프로그램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면, 앞으로 SW 회사들은 유료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팔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 진학 때 컴공과를 가지 않은 게 맞는 선택이었나 싶기도 하고, 개발이 아닌 현업 도메인 지식을 갖고 있는 게 오히려 다행인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런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고, 업무적으로는 예전에 엑셀로 노가다하던 대시보드나 시뮬레이션을 AI를 이용해서 웹앱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안 되던 시절, 초록색 화면의 XT PC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다 겪어온 입장에서는… 솔직히 앞날이 잘 예상되지 않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강화될 수록 핸드폰은 단말 장치에 지나지 않고 이를 이뤄내는 것은 AI에이전트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