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사실 성급하게 일반화할 수는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클리앙 회원분들을 포함해서 진보 정당의 지지자 분들 중에는,
이 나라는 보수 세력이 더 유리하고 진보 정치가들은 불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보수 지지자 분들 중에서도 정당만 반대로 바꿔서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고 봅니다.
이 나라에서는 보수가 불공정하게 핍박받고 있고 정권을 포함해, 언론, 예능, 유튜브 등 거의 모든 곳들이 진보 세력에 점령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거죠.
보수는 약자라서 잘못을 저지르면 온 언론에서 죽일 듯이 비난 받는데 진보는 언론에서 잘 보도되지 않는다.
연예인이 선거날에 파란 옷을 입으면 칭찬받는데 빨간 옷을 입으면 논란이 된다.
이게 진보 세력이 나라를 점령했다는 증거가 아니면 뭐냐.
솔직히 그 생각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래서 실제로 어떻다는 거냐. 보수가 불리하다는 거냐 진보가 불리하다는 거냐라고 물어보시면 관련 지식이 미천한 저는 죄송스럽게도 뭐라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이야기들이 진짜냐 가짜냐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혹은 스스로가 소속된 집단을 정의할 때 '핍박받는 약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원래 실력대로 맞붙으면 당연히 도덕적이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우리가 이기는데 저 비겁한 기득권 놈들이 언론과 미디어를 이용해 약자인 우리를 불공정하게 핍박하고 있다.'
양쪽 다 똑같은 생각으로 평행선을 달리고만 있다면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걱정이 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상대를 볼 때 거대 기득권 세력으로 보는 것처럼 상대가 우리를 볼 때도 똑같이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둘 중 누구라도 좋으니 한 번만 해볼 수 있다면 대화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민주당에서 대놓고 친일, 매국노짓 한 적이 있던가요?
저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하지 않고 애매하거나 자칭 보수라고 하면서 옹호하는 사람은 같은 나라 사람이나 시민으로 안 봅니다만…
자칭 도덕적, 논리적, 합리적인 사람들은 위의 질문에 뭐라고 답한답니까?
물론 님의 말씀이 틀렸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말씀하시려는 바가 무엇인지도 알겠고요.
요컨대 방어적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거잖아요? 민주주의가 아무리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더라도 민주주의의 존속에 해가 되는 주장까지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그리고 현재 상당히 많은 수의 보수 정당 지지자들이 내란을 옹호하고 나아가서 계엄이 옳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런 자들과는 대화할 수 없다는 거고요.
물론 저도 계엄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계엄이 옳았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과 대화한다고 해도 제가 어떻게 설득해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대화라는 건 참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포기하고 저 놈들은 악마다 손가락질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뤄야 할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못하는 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보수 정당이 어떤 친일 행위를 했거나 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비꼬려는 의도가 아니라 정말로 모르겠어서 하는 말입니다.
정치에 대해서 겉으로만 조금 아는 수준이고, 과거에 이 정당이 무슨 일을 했고 저 정당이 무슨 일을 했고 이런 걸 유창하게 말할 수준은 안 되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