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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여행 성공확률은 9 월에 가장 높아요.
노동절(9 월 첫 월요일) 연휴에 로드트립을 했는데 성공했습니다.
록키호수들은 맑은 날의 쨍한 색감도 아름답지만, 비가 온 직후나 구름이 낮게 깔린 날에는 험준한 산봉우리들과 어우러지면 훨씬 더 웅장하고 비현실적인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블랙베어까지 가까이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완벽한 타이밍과 행운이 함께한 로드트립이었습니다.
Peyto Lake를 소개하는 거의 모든 한국어 자료에 페이토호수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페이토가 아니라 피-토라고 발음합니다.
19 세기 말 이 지역을 탐험했던 산악가이드이자 사냥꾼 이름(성)에서 따 왔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레이크루이스나 피토레이크 처럼 영국왕가 인물이나 탐험가 이름을 딴 명칭들을 오래 전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원래 이름으로 되돌리는 운동과 절차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호수가 발산하는 신비로운 색깔의 비밀은 호수에 유입된 빙하잔재와 관계가 있습니다.
빙하(Peyto Glacier)가 녹아내리며 주변 암석을 긁어모은 미세한 암석가루(Rock Flour)가 호수에 유입되는데, 물속에 떠 있는 이 부유물들이 햇빛의 푸른 스펙트럼을 반사하면서, 마치 짙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눈부신 터키석(Turquoise) 빛깔을 만들어냅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Waterfowl 호수에 잠깐 차를 세웠습니다.
호수에 비친 구름 풍경이 놀랍도록 비현실적 이었어요.
이 길을 수없이 지나다녔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 봅니다.

왜 사람들이 모여있을까 궁금해서 보니,
블랙베어가 주차장까지 내려와 풀을 뜯고 있군요.

레이크루이스에서부터 쟈스퍼까지 약 230 km 구간을 연결하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93 번 국도)는 계곡길이 아니라 록키의 5부능선을 타고 달리는 고원산악도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손꼽히는 길 이기도 합니다.
도로자체의 해발고도가 1,500에서 팀벌라인에 가까운 2,200 미터에 이르기 때문에 주변 산들이 3,000 미터급이어도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을 받으며 달릴 수 있는 길 입니다.
이 길을 달릴때마다 도로 전체가 산맥을 관통하는 거대한 테라스처럼 느껴집니다.
깊은 계곡의 아늑함보다는 거대한 설산과 빙하가 만드는 웅장한 대자연의 스케일을 옆에서 바라보며 달리는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이 도로의 진짜 매력입니다.

밴프국립공원의 베이스캠프 밴프타운
정면에 보이는 3,000 미터급 산이 캐스케이드 마운튼입니다.
밴프타운 사진은 이번 로드트립 중 찍은 게 아니라 몇 년 전 사진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는데 잠깐 맑은 하늘이 보였을때의 모습입니다. 10 분도 안되어 호수가 구름과 안개에 다시 가려지더군요. ㅎㅎ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셈 입니다.
언젠가 레이크루이스에서도 비오는 날 비슷한 풍경을 본 일이 있는데 비가 내려 공기가 깨끗해 진 후 반짝 뜬 햇살에 명경처럼 맑아진 호수에 그대로 비친 빅토리아 마운튼의 모습을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절대 안 됩니다. 제가 접근한 거리가 곰 풀뜯어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3 미터 정도..
혼자였으면 베어스프레이가 있더라도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다행히 곰이 공격적이지가 않았어요. 주차장까지 내려온 걸 보면 사람에게 스포일드된 녀석일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