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마음이 뭔가 적적하네요

아돌멩이 · · 수정

조회 2,291 · 공감 10 · 댓글 18

6년전 운이 좋게도 저렴하게 전세 주신 집주인분 덕분에

깨끗한 신도시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고 아이를 낳고 키웠는데,

내일이면 이 집과 안녕입니다.


집매수를 위해 집구경 오는 사람들에 짜증도 났었고,

다음 집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기도 했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입주일을 맞추지 못해 처가로 잠시 들어가게 되었지만

그런 것보다 정든 곳을 떠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군요..


어제는 아이친구 부모가 이대로 보낼수 없다며 고급식당에서 송별회를,

그리고 갓난아이때부터 아이를 보고 이뻐해주셨던 동네 가게 아주머니,

아이가 시끄럽게 해도 걱정말라며 이해해주셨던 옆집, 아랫집 주민분들께 작별인사를.


아이가 이 집에서 태어나 많은 일을 겪으며, 좋던 싫던 집에도 정이 많이 들었나봅니다.

한창 때는 뷰가 답답하다며, 고층이라 불편하다며, 투덜댔던 이 집의 풍경을 조용히 혼자 짐을 싸며 눈에 더 담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짐을 치우고 우리의 흔적이 지워지는 걸 보니 마음 한켠이 뭔가 모를 감정으로 채워지네요


평소 T 성향이 강하다는 소리를 들어왔었는데, 

나이가 하나씩 먹어가더니 감성적이 되나봅니다.


동네 여러분들 항상 모두 건강하시기를..!

댓글 18

  1. 석열개신세기야 ·
    전 15년 탄 차를 팔고 집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2. 색다른일상 ·
    @석열개신세기야님 그리고 얼마 후 고가도로에서 그 차가 저를 추월해 지나가는 걸 보고 한 참 따라갔었습니다.
  3. 아돌멩이 ·
    @석열개신세기야님 자동차도 정이 많이 들죠, 15년이면 거의 가족 같았을텐데 말이죠
  4. 척잔덕 ·
    저는 직장때문에 이사를 꽤 다녀서 아이들이 동네에 정을 못붙인지라... 지금 사는 곳에서는 오래 있고 싶은데, 부동산 정책이 바뀌어서 조만간 또 이사를 가야할 것 같습니다.... -_-);;
    신혼집 부터 생각하면 여섯번째 집에 살고 있고, 행정구역으로는 서울-부천-안산-성남...을 돌았네요;;
  5. 아돌멩이 · · 공감 1
    @척잔덕님 이사를 여섯번이나 다니셨다면 정말 힘드셨겠네요 ㅜㅜ
    나야 이사 가도 괜찮지만 아이가 정든 환경을 떠나야하게 되는 것이 아비로써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6. 라드카 ·
    저도 올해 3월에 8년 살던 집을 떠나왔는데
    많이 아쉽더라고요.
    그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서 동네 어린이집 보내면서 5년을 키웠더랬죠.
    아들은 새집이랑 새로운 유치원이 더 좋다고 하네요. ㅋㅋ
  7. 아돌멩이 ·
    @라드카님 8년이면 저보다도 더 아쉬우셨겠습니다, 저희도 새로운 곳에 정착하면 거기서 또 다들 적응하고 좋아할거라 생각하지만, 헤어짐은 뭐든 아쉬운가봅니다
  8. 이도스왑 · · 공감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평소 덕을 잘 쌓으신 분 같네요. ^^
  9. 아돌멩이 ·
    @이도스왑님 덕을 쌓긴요~ 운이 좋게도 좋은 분들께 둘러 쌓여 복에 겨웠지요, 공감 감사합니다
  10. 유치천년봉이아빠 · · 공감 1
    석별의 정 인 모양 입니다
    새집 잘 구하시고 행복하세요
  11. 아돌멩이 · · 공감 1
    @유치천년봉이아빠님 행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 보통의삶 · · 공감 1
    저도 세 달 전에 10년 넘게 살던 곳에서 나와 이사를 했더랍니다. 올해 5학년이 된 첫째가 9개월 차에 이사를 했던 곳이죠. 큰 녀석이 커가면서 둘째가 태어났고, 그 집은 우리 가족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시절을 보낸 곳이 됐네요. 10년 동안 꽉꽉 채운 짐을 다 빼고 텅 빈 공간을 보면서 저도 헛헛하고 아쉬움이 느껴졌어요. 신혼집을 떠날 때보다도 더 많이요. 집이 house가 아닌 home인 이유겠지요.

  13. 아돌멩이 · · 공감 1
    @보통의삶님 이건 안그래도 감성에 젖은 아재의 눈물을 뽑아내기 위한 것 같습니다? 눈물이 핑 더네요. 말씀하신대로 여긴 홈 이었나봅니다.
    홈이었던 공간이 하우스라는 공간이 되어가는 걸 보는게 적적합니다.
  14. 보통의삶 ·
    @아돌멩이님 노래 참 좋죠? 가사도 편곡도 연주도 보컬도, 석별의 감정을 너무 잘 담아낸 거 같아요. 떠날 때에 소중함을 알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야속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새로운 곳에서 좋은 이웃들과 행복한 추억 많이 쌓으시길~!
  15. 일리맛있어 · · 공감 1
    아이에게는 그곳이 고향이겠네요...
    저도 결혼 후 쭈욱 7년여 신도시에서 살다가 지방으로 이사가야 했습니다.
    이사 후 첫 명절에 아이를 태우고 새벽에 올라왔는데,
    자다가 깬 딸아이가 동네를 알아보더라구요?
    그러더니 갑자기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는데,
    왜 우냐 물어보니, 자기도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난다고;

    정작 저는 잠만 자고 나오던 곳이라;
    이사 나오고 다시 들어오고 하는데 아무 감흥이 없었는데,
    딸 아이한테는 고향이겠구나~ 싶더라구요
  16. 아돌멩이 ·
    @일리맛있어님 저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아이에겐 여기가 고향으로 기억되겠구나.
    마냥 어리기만 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제갔는지도 기억이 가물한 동네 천변 공원을 마지막으로 가보고 싶다고 얘기해서, 그걸 기억하고 있다는 데에서 한번 더 뭉클 해졌습니다.
  17. 파리대제 ·
    집이라는게 그렇죠.

    자신이 살다보면 거기가 최고인 것 같아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 보면 그 지역이 최고가 되는거죠.
    그것을 적응 못하면 또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거죠.

    부자동네 살면 그 한가하고 부유한 느낌이 좋죠.
    거지동네에 살면 그 사람들이 너무 좋아집니다.
  18. qweras1 ·
    저도 그렇게 마음 가는 집을 언젠가 찾았으면 좋겠네요^^

모두의공원 최근 글

모두의공원 목록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