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기

과거에는 열심히 살면. 서울에 집사고. 희망이 블라블라..

뎅뎅이! · · 수정

조회 4,293 · 공감 12 · 댓글 35

"그땐 노력하면 다 되던 시절 아니었냐"며 기성세대의 삶을 '시대를 잘 만나 꿀 빤 인생'으로 너무 쉽게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지켜본 부모님의 삶은 그렇게 희망찬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거칠었던 시절이었고, 열심히 살면 반드시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버틴 것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될지 안 될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억척스럽게 살아낸 것에 가까웠습니다.


굳이 좋았던 시절을 꼽는다면 88올림픽 이후부터 IMF가 닥치기 전까지, 사회 전체가 잠시 숨을 돌렸던 그 짧은 시기 정도였을까요.


지금 우리가 과거를 보면서 "그때는 희망이 있었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당시를 살던 사람들은 그 뒤에 경제가 성장할지, 집값이 오를지, 자신의 노력이 자산으로 남을지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다음 세대가 지금의 우리를 보면서 비슷한 말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비트코인 왜 안 샀어요?"

"삼전이나 하이닉스만 샀어도 됐잖아요."

"AI가 일도 다 해주던 시대에 편하게 사셨네요." (이건 그다음 다음세대)


우리는 지금 그 결과를 모릅니다. 하루하루 나름대로 판단하고 선택하며 불안한 시간을 살아갈 뿐입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해보자면, 설령 열심히 살면 희망이 보장되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인간이 꼭 그 희망을 향해 열심히 살아가는 존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이 괜찮을 것 같으면 "오늘은 좀 즐기고, 내일부터 하지 뭐" 하며 미루는 것도 사람이고, 내일이 불안하면 "해봐야 뭐가 달라지겠어" 하며 포기하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어쩌면 사람을 살아가게 만드는 건 시대가 약속해준 희망이라기보다, 결과를 알 수 없어도 오늘 해야 할 일을 그냥 해나가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35

  1. 오준환 · · 공감 10
    그 시대를 살아본 입장에서,

    1. 주 6일근무, 당연한 야근/철야
    2. 코딱지만한 급여, 야근비 없음. 심지어 출장비조차 자비로 하는 경우 많았음
    3. 무려 사내 구타가 있었음 (심지어 삼X전자 내에서도 재털이가 날아다녔음)
    4. 핸드폰 없음 (담배 냄새 나는 공중전화에서 줄서서 전화 사용, 줄서는거 장시간 통화로 자주 다툼)
    5. 자가용 없어 버스, 전철타고 다님
    6. 은행 대출 못함 (계를 들어 순번 돌아가며 받음, 계주 튀는 일 자주 발생)
    7. 500원짜리 자장면도 못사먹는 집 많았음 (GOD의 노래 어머님께..에 내용 나옴)
    8. 카세트 테이프 밧데리 가격 아까워 볼펜에 끼워 테이프 돌려 사용
    9. 무려 5만원이나 하는 프로스펙스 신고 다니는 친구가 너무 부러웠음
    10. 나이키는 더더욱 비쌌음
    등등

    그런데 쓰고 나니 라떼는...의 전형적인 글이네요. ㅋㅋㅋ
  2. 뎅뎅이! ·
    @오준환님 디테일하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나이키가 아닌 나이스 시절이네요. ㅎ

    저 어릴때 동네 구멍가게 외상이 일상이었어요. ㅠ.ㅠ
  3. 오준환 ·
    @뎅뎅이!님
    아버지가 교사였는데도,
    구멍가게 가서 엄마가 아빠 월급 나오면 그때 드린데요...라고 두부 사오라고 심부름하던게 기억나네요.
    그 어린 나이에도 어찌나 창피하던지....
    그 기억들 때문에 지금 치열하게 살아 부자가 된 거 같습니다.
  4. mericrius ·
    @오준환님 주6일근무 지옥이네요. ㄷㄷ 출장비 자비 ㅎㄷㄷ 1~3번은 상상을 초월하네요...
  5. 오준환 · · 공감 1
    @mericrius님
    그래도 토요일 오전 근무 후 12시에 퇴근할 때의 그 맑은 하늘을 보던 기억은 너무 좋았습니다.
    이래서 박정희때 사람들이 그 때가 더 살기 좋았다고 기억 왜곡을 하는 것 같습니다. ㅎ
  6. 전가복 ·
    가끔 유튜브댓글 같은데서 그 시절엔 집값도 싸고 은행이자도 많이 주지 않았냐고 하는데요.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집을 못사니 집값이 쌌고 예나 지금이나 은행예금은 인플레이션을 쫓아가기나 하면 다행이죠.
  7. 뎅뎅이! ·
    @전가복님 은행이 이자를 많이준다?? 그럼 대출이자는? 이라는 생각까지 해야지요. 여기까지는 생각 안하나봐요.
  8. 배트맨 ·
    그 시절에는 은행에 돈이 없어서 계타서 집세 내고 전세내고 했는데
    은행에서 가계 대출이요?? ㅎㅎ 기업이나 빌려주던 시대에요

    사글세라고 다들 아시나??
  9. 뎅뎅이! ·
    @배트맨님 기업들도 사채쓰던 시절이었죠. ㅎㅎㅎ
  10. 하이타이거 · · 공감 6
    꿀빤세대는 없습니다.
    꿀빤 개인은 있어도요.
  11. 뎅뎅이! ·
    @하이타이거님 맞습니다..
  12. 하이타이거 ·
    @뎅뎅이!님 4050꿀빨았다는 펨코류 얘들은 취업시켜주는 대신 야근은 밥먹듯이하고 회식은 근무의 연장이며 주6일근무 하게하면 어떤 반응보일지 궁금합니다.
  13. 오준환 ·
    @하이타이거님
    첫 취업한 회사가 미국계 회사였는데,
    카튜샤 출신인 동기가 졸다가 반도체 제조 장비 EMO를 머리로 눌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긴 함 ㅋ)

    바로 선배에게 뚜드려 맞았죠.
    자기는 군대에서도 맞은 적이 없었는데 회사서 맞았다고 울던 걸 보던 기억이 납니다.
  14. 하이타이거 · · 공감 1
    @오준환님 아이고….
  15. nariyada · · 공감 1
    10년전에도 똑같이 이야기했어요.
    강남아파트를 사려면 평생 벌어서 어쩌고 하면서...
    그때 마용성에는 5억원대 아파트가 꽤 있었고, 지금 그 아파트들 20억 가까이 합니다.

    정말 집이 문제면 포기하지 말고 서울 인근 신도시 노려보세요.

    답을 찾아야지 핑계만 찾으면 항상 그모양 그꼴로 살아요.
  16. 배트맨 · · 공감 1
    @nariyada님
    어차피 아파트 가격 떨어져도 안살사람들은 절대 안삽니다..
    오천만원 되도 안살걸요???
  17. aiko ·
    단사천을 아십니까?
  18. Noventa ·
    한 평 남짓 부엌달린 방 한 칸에 다섯 식구 살던 기억이 ㅠㅠ
  19. 커레히 · · 공감 1
    그리고보니 imf가 희망있는 시대? 라고 주장하시던분이 안보이는군요?
  20. 토깽이_아빠 ·
    제가 말하는 게 그겁니다.
    지금도 열심히 일하면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있어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강남권 주택, 빌라는 집 취급을 안해서 사기 어려운 거죠.
    가끔 신문 기사에도 나오더군요. '청년들 열심히 일해도 강남 아파트 못산다' 기가막힐 노릇이죠 ㅎㅎㅎ
  21. 뎅뎅이! ·
    @토깽이_아빠님 맞아요 그때도 부모님이 집 사는게 아파트는 아니었던 기억이네요.

    내집이라도 제발 느낌.
  22. 그냥붕어 · · 공감 1
    구로디지털이 아니라 구로 공단역일때 공고 취업으로 방직공장 잠시 일했었습니다.
    그때만해도 3교대로 공장일 학교 수업 병행하는 여공들 존재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도 전에 돈벌어 집에 보내야 하는 학생들 이였죠.
  23. 구름달밤하늘 ·
    그 시대의 어려움과 현재의 어려움이 다르고 장단이 있죠. 어린시절은 20~30대가 평균적으로 더 유복했고 취업은 지금이 더 힘든 거 같고, 변수 없이 시간이 지나면 인구구조 문제로 현 20~30대 말년이 폭망할 가능성도 작지 않고요. 다만 집의 경우에는 집 값과 월급 간의 갭은 과거보다 현재나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라 지금이 더 힘들다고 봅니다.
  24. POOHOLIC ·
    최근들어 가장 집 사기 좋았다고 평가받는게 초이노믹스 시절인데 그때 “야근은 스포츠” 어쩌고 했던 기사가 범람했던게 생각나네요.
  25. 쌍문동개장수 ·
    대출 이자가 평소 10프로대였다가 IMF때 25프로인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4천 빌리면 1년에 이자만 1천.. 한달 월급 받으면 전부 이자로 들어감..

    그때 집값도 쌌었는데 왜 집 못샀냐 그러면 참..
  26. staier ·
    서울에 자기 집 있는건 예전에도 엄청난거였어요
    강남은 아예 다른 세상이었고요

    요즘은 말해도 안 믿을텐데
    방 한칸 따로 세 얻어서 신혼집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아 이게 뭔지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27. 용산돼지 · · 공감 1
    40대 후반 입니다.
    어렵게 사는 집은 아니었는데도..

    1. 가족끼리 외식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습니다.
    2. 해외여행?? 비행기를 23살때 처음 타봤습니다.
    3. 겨울철 패딩? 나이키 운동화? ㅋㅋ 신발은 떨어질때까지 아니면 너무 작아서 못 신을때까지..
    4. 지금은 누나, 형 입던 옷 물려 입는 사람 많지 않죠?
    5. 군대 월급은 이등병때 만원.. 병장때 2만원 정도 했던것 같네요..
    6. 불과 몇년 안됐지만.. 입사 후 최소 10년은 8시,9시 퇴근이 일반적이었어요.

    저 때는 주변에 대부분 그렇게 살았으니까요..
    상대적 빈곤감 박탈감.. 이런게 문제죠 지금은.. 우리나라 꿀 빤 세대가 어디 있곘습니까?

    지금도 애들 학원비에, 대출금에 죽겠습니다.
    노후는 더 막막하구요..
  28. 뎅뎅이! ·
    @용산돼지님 나라가 부강해지면서 눈높이가 올라가서.. 기본치가 높으니 상대적으로 빈곤하다 느끼는거구나 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았으니 너희들도 그렇게 살아라 할순 없고.. 그냥 각자가 힘든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
  29. 레이맥 ·
    너무 옛날 얘기로 비교하는거 같고, 2010년 내외로 사회생활 시작한 분들이 제일 부럽네요. 집 살 의지가 있다면 서울 아파트도 살 수 있던 시절이요...
    전 취직하면서 집 살 계획 짜놓고 저축 시작했는데 저축 제대로 하기도 전에 집값이 폭등해서...
  30. 뎅뎅이! ·
    @레이맥님 집사면 바보 시절에. 집 산 사람들이 최고로 운이 좋았지요. ㅎㅎ

    다 지나고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거겠지만요.
  31. 레이맥 · · 공감 2
    @뎅뎅이!님
    집 사면 바보였던 “시절”은 없었죠. 부동산 불패신화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32. 커피칼디 · · 공감 1
    @레이맥님 그 때 즈음 집값이 횡보 하락이라 전세금을 무려 은행이 빌려주는 사금융에 금융권이 돈대주는 희한한 제도가 생겨났죠.
    집을 바라보는게 오를지 내릴지 모르는 무한상승 동력 꺼진 삼전닉스처럼 우려스러웠고 뭘 믿고 지금 사냐였죠. 부러워할게 뭐있나요.
  33. 레이맥 ·
    @커피칼디님
    그거야 위에서 비아냥 거리는 뭘해도 집 안살 사람들 얘기죠.
  34. 니가가라하와이로 ·
    @레이맥님 그때 대기업신입연봉 대략 3500에서 4000. 마포 20평대 조금구축이 3억5천에서 4억초정도.. 부모님에게 1억정도받고 자기돈 5000넣고 대출받아 질러볼만했죠. 지금은? 신입연봉 5000에 마포아파트가 알마죠?
  35. 참그래커 · · 공감 2
    저도 같은 나이대인데, 요즘은 지나온 삶의 경험 이야기를 좀 할라치면 꼰대니, 라떼니 하면서 들으려고 하지 않고, 워낙 사람들 마인드에 2030 고생한다는 게 기본값으로 설정되어서 점점 침묵하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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