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는 바리스타 관련 공부하던 사촌 막내 동생이 대기업 탕비실 관리 직원으로
입사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얼마전 장례식에서 흥미로운 말을 하더라구요. 본인이 삼성. LG, 한화, 신한생명 빌딩
등지에서 일했는데 좀 신기한게 있다고..바로 세대를 넘어 변하지 않는 커피 취향입니다.
그... 대기업은 한 대에 2천~4천만원쯤 하는 좋은 커피 머신이 있고 주 업무가 탕비실 관리랑
그 머신의 유지 보수인데요.
원두도 아주 좋은 품종을 쓰고 매년 다른 맛으로 바뀌고 우유도 국산으로 무제한 제공되는데
정작 회사 짬이 차면 찰수록 커피 머신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뭘 마시냐?
바로 바로 맥심 오리지널, 연아 골드, 카누 3대장 되시겠습니다. 이게 늙크크들만 그런 것도 아닌게
신입이 들어오면 첫 1년은 카누 돌체라떼, 민트라떼, 핫초코 미떼 각종 청, 탄산수 바샤 티백 커피 등
여~러 바리에이션으로 탕비 찬장을 체워 놓지만 딱 1년 반만 지나면 그때 사 놓았던 애들이
연도 별로 찬장 구석탱이에 쌓여있고 다들 흐린 눈으로 연아 골드만 타 마신다는 소릴 하더라구요.
아,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층마다 특이 취향이 있는데 이거 재미있어요. 반드시 꼭 무조건 층마다
쌍화차도 아니고 대추차도 아니고 반드시 율무차 처돌 처순이들이 서식해서 빽빽한 맥심 사이에
정애리씨가 얼굴을 보이고 있다며 이건 LG 한화 삼성 신한 모두 있다고 매우 신기해 했습니다.
아, 최근 슈프림 골드가 잠시 치고 올라와 변화를 보였으나 연아 골드가 대세를 잡으며 내전 종식되었다고...
이제는 세대 교체가 될 법도 한데 한국 사무실에 동서는 뭘 했길래 커피 머신도 밀어내고
오래도록 탕비실을 지배하는 걸까요?
P.S : 1.탕비실에 스테비아 제로 커피 체워 놓으면 상당히 험한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2. 잦은 출장과 선물로 홍차/녹차가 몇년치가 쌓여있지만 아무도 마시지 않는다고..
다른데 어쩌겠어요.
그리고 스테비아 제로는 충격이네요.
전 그것만 마시는데...ㄷㄷ
아, 돌고돌아 맥모골인가요 ㅠㅠ
제 결론은요.
1. 제품 자체가 한국인 입맛에 딱 맞습니다. Lock-in 효과일 수도 있구요.
2. 일이 너무 빡세니 쓴거 보다 단거를 찾을 수 밖에 없죠.
순전히 제 경험에 따른 결론이구요, 반박은 환영입니다.
2. 한편, 뇌는 당을 연료로 돌아가기 때문에, 뇌를 가열차게 돌리는 사람(사무직 중 일부)라면 무의식 중에 단당류를 선호하게 됩니다. 뇌가 소비하는 건 포도당이고, 설탕과 같은 것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이당이지만 어쨌든 스테비아 같은 제로 칼로리 당은 포도당으로 분해 될 수가 없습니다. 동물 실험이나 곤충 실험에서도 설탕과 제로칼로리 당을 놓으면 학습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에너지원이 되는 설탕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러면 설탕 들어간 커피가 아니라 초콜릿 같은 걸 먹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데 xx커피를 마시는 건 뭐냐, 라고 하면 1번과 결합해서 그걸 마셔야 몸도 마음도 편해지는 플리시보 효과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명확한 근거는 없는 그냥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여기에 카페인 효과까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듯 합니다.
학생 때 생각해보면,
머리를 깨워야 할 때, 전 자판기 커피가 효과가 가장 좋다고 느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