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대단한 작품인 양 넷플릭스 첫 화면부터 계속 나오기에
보게 되었습니다.
# 첫 인상
뭔가 어지러운 느낌. 정돈이 안 된 느낌.
그런데 또 이색적인 작화 및 색감, 장면 연출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러다 ... 어느 정도 감이 왔습니다.
옛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요.
특히 마법 소녀 느낌인데, 배경 설정이나 캐릭터는 그렇지 않은...
작품을 다 보고 난 후에 분명 뭔가 있다 싶어서,
관련 정보를 찾아 보았고, 왜 이런 인상을 받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작품의 완결성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리본히어로의 작품성에 대해
아마 평가가 엇갈릴 듯 합니다.
데스카 오사무라는 최고의 만화 작가의 작품이 원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대에 맞게 재 해석할 때 주의 할 점은
그 시대에만 나올 수 있는 원작의 세계관 및 설정을
너무 쉽게 무너뜨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이 바뀌었는데, 완전히 그대로 가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현대적인 재해석에 의해 기존의 가치는 살리면서
작품의 재미와 현대인의 공감을 끌어 낼 수 있어야 하므로,
설정에 약간의 변화는 허용 가능할 뿐 아니라 권장 됩니다.
다만, 기존의 작품이 갖고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
이야기 전개의 모든 것은 씨줄과 날줄로 엮인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이므로,
그 중 일부의 실타래가 풀려져 나오는 것을 방치하면
전체 직조물이 엉성해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애니메이션 리본히어로의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고 본 것은
이 작품이 품고자 했던 주제 의식과 그것이 작품의 재미로 어떻게 표현 되는가에서
전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려 데스카 오사무의 작품인데 말입니다.
# 현대적 재해석에 대해
원작은 태어난 아이에게 하트로 상징 되는 마음을 심어 주는 역할의 천사가
주인공 사파이어를 얼핏 보고 남자 아이의 마음을 심어 주는 사고가.. 주요 설정의 시작합니다.
사파이어는 남자와 여자의 마음을 동시에 갖고 태어나게 됩니다.
과거와 달리 성 정체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표현과 사회적 압박의 강도 역시 완화된 현재에는 맞지 않는 설정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애니메이션에서는 관련한 설정을 쏙 빼놓습니다.
그냥 공주로만 나옵니다.
엔딩 직전에서야 배경스토리를 플래기백으로 잠깐 비추는 식으로 다룹니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바뀐 사실상 모티브만 따온 다른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작의 완결성을 해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의 마련에는 실패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큰 재미도 없었고,
그래서... 주제 의식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만한 무언가가... 그리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즉, 반세기 전의 작품의 설정과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 오는 것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이 짜 넣은 이야기가 오히려 그 반대로 작동하게 되어 완결성과 재미를
모두 놓치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 불친절함의 끝에는
옛 천재 만화가들은 대사 한마디 없이도 그 장면에 이입 되어 자연스레 이해가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 케이스가 드래곤 볼입니다.
대사 한 마디 없는 장면의 연출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연출의 달인들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애니 리본히어로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를 잘 풀어서 보여줄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불친절 하게 진행 되다 끝까지 불친절하여 ...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 보고 나면 쉬운 이야기였는데, 볼 때 이해가 안 되는 지점들이 발생한다는 것은
... 좋지 않은 모습이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야 ... 라는 느낌이었다가
이제 좀 알게 되었는데... 특별한 해석이 아니라 요즘 시대에는 흔한 방식에
흔한 주제로... 풀어 내니....
특별한 작품의 초입에 들어서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 했는데,
막상 특별함에 들어가지 못하고 나머지도 희생한...
그런 와중에도 원작에서 비롯된 특유의 색다른 느낌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으니..
나름의 노력은 기울인 것 같습니다만,
제 기준에서는 실패작으로 보입니다.
# 결론
조금 더 길게 쓸 내용을 떠올렸는데, 다 말햇다가는
일부 중복도 되고, 의미가 그렇게 많이 올라갈 것 같진 않아서
이쯤에서 결론을 적어봅니다.
유니크한 분위기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유독 후하신 분들이 추천 대상입니다.
이 정도 선호가 높지 않다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 추천까지 할 정도는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작을 반도 못 살렸지만...
못 살렸음에도 작품의 분위기 자체만으로...
괜찮은 편이었던 작품입니다.
다만, 저처럼 이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흔히 접하는 사람에겐
같은 이유로 특별함... 역시 없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시대에 이 특별함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메시지는 설정이나 이야기 속에서 형성이 되는 것이지
메시지를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그 만큼의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닌 듯 하며,
아쉽게도... 높은 평점은 줄 수 없는
넷플릭스가 나름 야심적으로 편성한 것 같지만,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스포를 피하기 위함이지만 그렇게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