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 생각에 친일파들 죄를 묻는 거는 맞는 거 같은데, 만약 내가 그 시절 20대라면 혹은 그 이상 나이라면
모든 걸 포기하고 독립 운동한다고 만주로 상해로 가서 목숨 걸고 막 했을지...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없어요"
올 봄이었나 대학 다니는 아들넘 이야기에 바로 뭐라 대답을 못했습니다.
잠시 뜸을 들이다 "아빠도 듣고 보니 정말 그랬을 거 같다고 말을 못하겠다. 최소한 뒤로 군자금을 어떻게 모으는
거는 하지 않았을까 ㅎㅎ 싶다" 했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고, 짱똘도 좀 던지고 했던 20대 혈기왕성했던 시절이 가고, 결혼하고 자식이 생기고,
말 그대로 생계형 직장인 모드로 진입한 30대 중반부터 이런 저런 역사책을 보다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필리핀처럼 300년 식민지가 되면 개념 자체가 없어져 차라리 편하겠다...'
'정반대로 2차대전 프랑스 비씨정부처럼 2~3년정도 괴뢰정부 혹은 식민기를 겪었다면 친일 청산이 이 정도로 지지부진하지
않았을 거 같다...불과 한 세대 남짓 겪은 식민시기를 청산하는 게 그래서 더 힘든 일이구나'
'내가 만약 지금의 학력과 지적 수준, 여기에 나름 노력을 더해 소소하게나마 하나씩 성취하는 게 있는
이 조건 비슷한 상태서 1919년 혹은 그 즈음 어느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막 독립운동하고 그럴까?'
얼굴도 이름도 잘 몰랐던 한 연예인의 증조부 이름이 언론에 나오길래 보니, 어제 밤에 와이프가 TV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봐요,, 쟤 집안이 4대째 의사집안이래요, 얘도 똘똘하게 생겼어요" 물 마시면서 흘려 들은 기억이 났습니다.
분명히 청산하고 정리해야 할 역사인데, 참 힘든 일입니다.
그냥 평범한 생을 사신 분들에게 왜 그렇게 살았냐고 뭐라고 못하죠.
대신 전쟁터 나가서 죽으라고 사주했거나 일본을 배경으로 나라 팔아먹고 백성을 착취한 친일파는
기록하고 청산해야죠.
잡혀서 고문 당할까봐요.
그리고 대놓고 매국 행위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양심은 쪼매 있어서요.
생계적인 친일을 했거나, 비루한 일반인으로 살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독립운동하신 분들이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후손들에게 잘 해드려야죠.
친일/매국노의 후손에게는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면 비토할 겁니다. 비토 당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 나도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일본이 시키는대로 했을거 같은데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은 대단히 존경스럽다! 이렇게 결론이 나야 할텐데,
아 나도 친일했을거 같은데.. 친일파 욕할게 아니구만? 하면은 잘못된거 아닐까요?
당시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감정이라는게 있습니다. 지금의 사람들이 상상만으로 알기 어려운.
그 아들인 제 외조부님대 에서는 군자금 기탁후, 부의 수준이 조금 내려왔지만 그래도 지역 유지 수준은 유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6.25때 국군을 도왔고, 북한군이 내려올때 북한군들이 먼저 털어간후에 마을 청년들이 죽창들고 털어갔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같은곳에서는 악덕 유지들 털어간 것으로만 나오지만, 실제로는 돈 많은집들 다 털어갔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기로는 "나는 혈기 왕성하니까 독립군 했을거야!" 라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그 시절로 가면 앞잡이 했을 가능성 또한 많지 않을까요? 그당시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을거에요. 해방 직후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런 자들의 매국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이고, 더 나아가 미래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게 적극적 친일파를 옹호할 명분이 될 수 없으며
1000번 양보해서 설사 인간적인 약함을 이해했다고 해도 새 나라가 바로 설려면 모조리 숙청했었어야 합니다.
그 숙청을 해야할때 못하니 수십년이 이모양 이꼬라지 인거죠
한번이라도 처벌에 준한 바닥을 찍고 후대에 자수성가해서 일어난거라면 뭐라 안해요
친일해서 축적한 재산으로 후대까지 호의호식 한거에 반감정서가 있는거라 봅니다
최소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현실형편이 대척점에 있는 집안들 만큼만 되어 목소리를 낼 수있었으면 일반국민이 왈가불가 할 일이 없겠죠
그들의 믿는 구석이 지금도 국회의원하면서도 아베 오빠 못 잊는 나 모씨 같은 자들일 거고
자기 뿌리가 친일파인줄 조차도 모르는 자들이겠죠.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탈당하고 착취당했던 이들은 나라를 넘겨준 자들을 왕이네~ 고관대작이네~ 하고 우러른 죄 밖에 없겠죠.
적어도 그런짓만 안하면 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