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이 마지막 극장 방문이었으니,
무려 7년 만에 극장 나들이 한 셈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극장 가는 걸 꺼리던 아내를 겨우 설득해서,
새벽 상영으로 같이 봤습니다.
일반관인데도 새벽 시간대에 사람이 꽉 차 있더군요.
그것부터가 좀 놀라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인데,
크리스토퍼 놀란은 일반인 상상과 예상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감독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평소 놀란 영화 별로 안 좋아하던 아내가 이번엔 극찬을 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익숙한 신화를 소재로 삼았으니 과학 소재보다 진입장벽이 낮았고,
무엇보다 현실감이 남달랐습니다.
신화든 뭐든 이야기에 양념이 더해지면 점점 판타지로 흘러가면서 신성시되고
현실과의 괴리감이 커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 벽을 허물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진짜 저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화를 현실 영역으로 끌어당겼고,
그 표현 방식이 과장되거나 유치하지 않았습니다. 신화적 존재나 신들이 직접 등장하지 않고,
나오더라도 기억이 조금 왜곡되어서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내려진 신이라는 존재는 자연 그 자체로 묘사되고,
신의 분노나 복수 같은 것도 그저 우연처럼 흘러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디세우스를 20년간 기다리다 죽는 강아지 장면에서는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10년 전 떠나보낸 저희 집 강아지가 생각나서, 그 장면에서 아내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네요.
주변에 이 영화는 꼭 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다만 화려한 액션이나 판타지 특수효과를 잔뜩 기대하고 가시는 분들껜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우리 삶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만한 명작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보편화되고 너무 또렷하고 사실적인 것에 불쾌한 골자기를 느끼는 것 같기도하고요.
스파이더맨은 OTT로 나오면 시간 내볼까 합니다.
가벼운걸 즐기는 분들은 보기 힘들 수도 있겠더라구요
이후의 영화들에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아가멤논 갑옷이 좀 너무 새삥인게 옥의 티라면 티? (정말 배트맨 얘기가 나온게 그냥 나온게 아닌..ㅎㅎ)
운좋게 아맥 자리 나서 좋은 자리에서 봤는데.. 이 영화는 특히나 더더욱 아이맥스에서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아가멤논이 포스트에 메인인 것보면 감옷에 엄청 공을 들인 것 같아보이기는 합니다.
키클롭스 눈 아야 해서 소리지리는걸 남돌비에서 들으면 더 소름돋을듯!
만약 간다면.. 제 의지로 가는 건 5년만이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