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자적인 초지능을 왜 만들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결론만 말하자면 그냥 우리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초지능 AI가 인류를 천국으로 이끌든 인류를 멸망시키든 우리가 그 원인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 참여해야 하지, 단순히 이미 끝난 결과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글을 끝낼 수는 없으니 좀 더 적어 보겠습니다.
많은 분들, 특히 지금 정부에서 일하는 고위 관료분들 및 재벌/대기업의 임원분들의 입장(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 말해 보고, 거기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적어 보겠습니다.
제가 알기로 기본적으로 그분들의(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다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AI 모델의 순수 성능으로 미국이나 중국을 따라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우리는 어느 정도의 격차로 그들의 모델의 성능을 따라가는 독자 모델을 만들면서, 그 모델들로 AI 분야의 완전한 종속을 피하는 동시에 AI 시대에 우리의 레버리지인 반도체를 이용해서 많은 돈을 벌자. 왜냐하면 미국이 AI를 만든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의 반도체가 필요하고, 그러면 결국 우리가 돈을 많이 벌게 되니까.
꽤 일리 있는 입장처럼 보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저조차도 이게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은 맞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AGI를 개발하기 전까지는요. 왜냐하면 미국이 AGI(아니면 ASI)를 개발하는 순간 우리가 가진 모든 레버리지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AGI는 초인적인 코딩, 자연과학, 공학, 수학 능력, 초인적인 로봇 설계 및 반도체 설계 능력, 그리고 초인적인 인프라와 반도체 팹 설계 능력을 의미합니다. 미국이 AGI를 달성하는 순간에 우리의 삼성이나 하이닉스에 의지할 필요가 전혀 없어집니다. 로봇을 수백만, 수천만 개 만들고, 이동식 원자로를 순식간에 수백 개씩 만들고, 지금의 기술보다 훨씬 진보된 반도체를 설계해서 지금의 10배, 100배 찍어 내면 되니까요.
그리고 미국이 초지능을 달성하기까지 몇 년 남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2년을 봅니다.
미국이 AGI를 달성하더라도 여전히 우리와 협력할 수 있지 않은가?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근데 그러려면 그 시점에서 우리의 기술력이 미국과 동등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우리가 만드는 물량(반도체든 로봇이든 AI 토큰이든)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초지능을 달성한 국가와 우리가 동등한 기술력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과연 초지능을 달성한 국가가 생산성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늘리지 못할지, 여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그냥 미국과 중국을 몇 개월에서 1년 격차로 따라가면 된다는 식의 태도에서 벗어나서, 전심전력으로 OpenAI 및 Anthropic의 최고 성능 모델과 동등한 수준의 모델을 어떻게든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틀 밖에서 생각하고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나더라도요.
결국 예전에 적었던 글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글을 또 적게 되는데 ㅋㅋ... 제 입장이 그때와 똑같아서 그렇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ASI라고 하는 초지능 달성을 곧 바라보는건 아니고
2~3년 내 도달할 위치에 있는 것은 AGI입니다. 여기부터 ASI 까지 얼마나 빠르게 도달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여기에만 도달해도 스스로 필요한 모든 것을 설계해서 자체적으로 만들든, 미 정부 주도 하에 마이크론을 키우든 할 것입니다.
그럴 능력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당연히 소버린 AI가 필요하고요.
AGI :
모든 방면에서 인간 지능을 갖춘 AI
또는
모든 방면에서 인간의 최고 지능을 갖춘 AI
(요즘 추세대로면 후자가 더 적합할 듯 싶네요)
ASI :
모든 방면에서 인간 지능을 아득히 뛰어넘은 AI
물론 말씀하신 것도 일반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앤트로픽의 아모데이는 파워풀 ai라고 표현합니다), 일론 머스크 등은
인터뷰 때마다 앞서 말한 노벨상 수상자 급의 능력을 범용적으로 활용가능한 것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씁니다. '데이터센터 속 천재들의 나라'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