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에 올렸던 글인데 다시 한번 올려 봅니다.
서울 부동산을 해결하려면 공공임대를 많이 지어야 하느니 집은 Buy가 아니라 Live니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으신거 같아 다시 올립니다.
SLR 클럽 펌글입니다. SLR 클럽을 하지는 않는데.... 얼마전에 우연히 읽어보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가져왔습니다.
원문에서는 좀 거슬리는 표현이 몇개 나오는데 자체 심의해서 삭제 & 수정했습니다.
1. 제가 여러 번 이야기했던 주제이지만, 최근 이야기되는 대한민국 부동산 급등 문제의 근원은 “주거안정성 부족” 이 아닙니다. 근원적인 문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샀을 때 오를 집” 을 사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두 문제는 성격이 확연히 달라요. 진짜로 살(live) 집이 없어서 고통받는 게 아니라, 남들이 돈 버는게 배아프다는게 사실 우리나라 주택 이슈의 핵심입니다. 24평 30억짜리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이라는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삼전동이라는 큰 빌라촌이 있어요. 엘리트 아파트와 같은 학교 다니고, 잠실 인프라 똑같이 이용가능한데 여기는 5억이면 살 수 있는 집 많습니다. 인테리어 풀수리 1억에 평생 유료주차장 끊어도 6.x억이면 엘리트 24평이랑 유사한 주거조건을 만들 수 있음에도…. 이거 아무도 안 삽니다. 아무도 안 사니까 같은 동네인데 5억밖에 안하죠. 왜? 사람들이 원하는게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집”이니까요. 국민 대다수에 너무 강하게 나타나는 편향이라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본인은 아니라구요? 님 빼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니까 바로 옆동네 똑 같은 24평 집이 30억 vs 5억으로 차이나는 겁니다.) 진짜로 buy가 아닌 live 할 수 있는 집을 원하시면 이런 거 사서 예쁘게 수리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면 됩니다. 근데 아마 대부분 안할 거에요….
“사서 오를 만한 집”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한테, 토지환매형 분양주택이니, 지분공유형 공공임대니 드밀어 봐야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2. 물론 사회 최약자들을 위한 주거복지는 필요합니다. 장애/사고 등으로 노동능력을 상실한 사람이라도 길에서 자게 할 순 없잖아요. 기존에 운영하던 것 처럼 국가가 영구임대/청년임대을 내실있게 운영해야겠죠. 근데 이 문제는 지금 이야기되는 집값 안정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서로의 시장 영역을 간섭하지 않습니다. 반포아파트가 70억에서 35억으로 떨어진다 한들, 영구임대 사는 사람이 그걸 매수할 가능성은 없고,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사람보고 영구임대 들어가서 살라고 해 봐야 코웃음도 안 칠 겁니다. 편의상 분양시장 / 공공임대시장으로 구분해서 보죠.
3. “집값 상승” 이 문제라면, 공공임대를 많이 짓겠다고 해 봐야 전혀 틀린 답입니다. 분양시장을 크게 열어줘서 압력을 빼는 것이 제일 정확한 정답이죠. (꼭 완공/착공 될 필요도 없습니다. (선)분양만 해도 압력은 빠집니다.) 재개발/재건축하면 집값 더 오르지 않냐? 라고 반문하는 분들 많은데, 예 맞습니다. 재건축 한 그 단지는 당연히 오르죠. 하지만 전체적인 압력(유휴자금/주택수)은 빠집니다. 시중에 풀린 돈을 담아주는게 압력빼기의 핵심입니다. 자꾸 정부에서 소셜믹스니 뭐니 해서 재건축 하면서 임대 주택 뜯어내지 마세요. 그냥 돈으로 받아서 딴데 임대주택 지으면 훨씬 더 많이 공급 가능하기도 하고, 재건축 조합원들도 차라리 돈으로 내는 걸 선호할 것이고, 일반분양 늘어나야 압력도 더 많이 빠집니다. 인구가 줄어드니까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서울에는 해당 없습니다. 20년동안 서울인구는 1050만에서 930만으로 120만명 가까이 줄었지만 집값은 세배가 되었죠. 돈(시중 유휴자금)이 빠져야 압력이 빠지는 겁니다.
4. 유주택자 규제하고 세금폭탄 먹이면 뱉아내는 물량으로 가격이 싸지고, 무주택자가 그걸 사서 행복하게 살 것이다?
이게 제일 큰 환상입니다. 위에 2번에서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격이 오를 집”만 사고 싶어한다고 했죠? 집값이 현재가격에서 반값으로 떨어진다해도 집은 엄청나게 비싼 재화입니다. 평생모은돈 + 30년대출을 껴야 살 수 있는게 집이죠. 세금폭탄 먹여서 집값이 떨어지면 과연 무주택자가 “떨어지고 있는 그 자산”을 평생모은돈 + 빚내서 살까요? ㅎㅎㅎ 안 삽니다. 더 떨어질 것 같거든요. 이명박근혜 때 10년동안 안 오르고 미적거릴 때 다들 안 사셨잖아요? “안 오르는 집이니까”
하락장에 집 사는 사람들은 다주택자나 기존에 주택 매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조차도 단기간에 급락하기는 어려운 구조에요. 아시다시피 아파트시장은 철저하게 급나누기가 철저하게 진행되어 있는 시장입니다. 반포 집 한채가 10%가 빠지면 (이정도 가격대에서는 10%만 빠져도 5억 빠지는 겁니다.) 그 집 노리던 잠실 살던 누군가가 그걸 낼름 메꿉니다. 그 잠실 집은 강동/하남에서 잠실 노리던 누군가가 잽싸게 메꿀거구요. 과연 사람들이 반값까지 떨어질 때 까지 기다릴까요? (부동산 갈아타기 잘 한 사람들은 하락장에서 갈아타서 자산 쌓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하락은 (상승장 대비) 엄청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빠지는 비율로만 보면 최외곽지 비인기 지역들이 더 박살나죠. 받아줄 사람이 없는 건 오히려 이쪽입니다…
5. 다주택자는 주택시장에 꼭 필요합니다. “1가구 1주택” 슬로건은 정치적으로 오염된 큰 환상입니다.
서울경기 주택보유율이 한 50%쯤 되죠? 나머지는 임대를 살고 있는 겁니다. 이 중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은 5% 남짓. (사실 이 중 대부분은 영구임대/청년임대 13평 10평짜리 주택들이 대부분이고, 성실히 경제활동을 하는 3-4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은 거의 없습니다.) 서울경기 임차인들 대부분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에 세들어 살고 있는 거죠. 다주택자가 없으면 이 사람들 어디서 살까요? 그거 임대인 괴롭혀서 뱉게 만들면 임차인들이 매수해서 행복하게 살거다? 제가 말씀드렸죠. 사람들은 “오를 집” 아니면 안 산다니까요. 잠실새내역 근처 빌라 5억인데도 안 산다구요. (심지어 전세사기 물린 사람들 전세금 대신 임차해서 살던 빌라로 받으라고 하면 대부분 싫어해요. 오르지도 않을 빌라 매수해서 소유하기 싫거든요) 그리고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는 애초에 모은 자산이 없는데 무슨 돈으로 집을 사나요? 초년에는 다 임차로 시작하는 거고 이 임대주택 95%는 결국 다주택자가 공급하고 있는 겁니다.
모든 가구가 1가구 1주택을 골고루 나눠가진 한국을 생각해 봅시다. 부산에서 자란 애가 서울로 취직을 했어요. 서울놈 하나가 부산으로 손들어서 내려가지 않으면 부산놈은 서울로 이사 못갑니다. 전국민 1가구 1주택이니까요. 삼식이네 애가 더 태어나서 같은동네에서 방 네개짜리 집으로 옮기고 싶어요. 방네개짜리 가진 오식이가 방 세개짜리 사는 삼식이랑 맞교환 허락 안해주면 이사 못 갑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던 대학생 민서는 누군가 하나 죽어서 집이 비기 전까지는 독립해서 가구를 못 꾸려요. 모두가 1가구 1주택이니까요. 사실 지구상에 이랬던 나라들이 몇 있죠. 북한이라던가, 차우체스쿠 시절 루마니아라던가…. 사람들의 다양한 거주 환경 변화/이주를 생각하면 버퍼로서의 빈 집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죠? 이 역할을 하는게 다주택자고 임대시장입니다.
다주택자는 꾸준한 공급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존재입니다. 주택하락기에도 집을 사서 신규공급이 망하지 않게 하는 사람들도 결국 다주택자고, 주택상승기에 집을 팔아서 그나마 기축공급을 해 주는 것 역시 다주택자입니다. 무주택자는 주택하락기에 집을 사지 않고, 1주택자는 주택상승기라고 자기 사는 집 한채를 팔아버리지 않습니다. 시장을 돌아가게 하는 윤활작용은 오직 다주택자만이 하는 겁니다.
6. 지방집값은 안정되었으니 문제가 없는가?
가격만으로 보면 절대 안 오르고 있으니 안정된 것 처럼 보이죠. 30년 동안 이 상태가 지속되면 지방에는 썩파트만 남고 완전히 슬럼화됩니다. (상당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겠죠?)
절대 안 오르니 사람들이 사지를 않고, 사람들이 사지를 않으니 건설사에서 지어서 팔 일도 없거든요. 절대 오르지 않는 집값은 지방 부자들의 탈출을 더 가속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지방은 완전히 망하고 서울집값은 더 올라갑니다.
주택과 인프라의 수명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고, 돈이 들어가서 집값이 적당히 올라주고 꾸준히 개발해주지 않으면 모든 동네는 슬럼화됩니다.
7.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사악한 제도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사실. 그럼 왜 우리나라에만 이런 제도가 생겼을까요?
한국전쟁 이후 전 국토가 황폐화되고, 쌓아논 자본도 전무한 상태에서, 도시화는 급격히 진행된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봐야 합니다. 돈이 있어야 큰 규모의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데, 정부도 기업도 가계도 그런 큰 돈이 없죠. 땡겨쓸 수 있는 사금융까지 다 땡기다 보니 생겨난 게 결국 전세라고 보면 됩니다.
위에 말했듯이 주택시장에 거주이전의 유동성를 가지기 위해서는 임대주택과 임대자는 꼭 필요합니다. 자본축척이 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부동산 개발업과 공급자 금융이 발달해 있습니다. 큰 자본을 가진 큰 규모의 부동산 개발업자나 정부가 본인자금+여신을 통해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천천히 십수년에 걸쳐 월세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일반화되어 있죠. (큰 돈 들여 공장을 짓고, 십수년에 걸쳐 투자금을 회수하는 모델과 유사합니다.) 이런 회사들은 부동산 불경기에도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합니다. 불경기니 땅이 싸고, 동원할 수 있는 건설업체도 훨씬 유동적으로 고를 수 있으니까요. 쌀 때 (경기 나쁠 때) 지어서 장기적으로 수익회수가 가능한 모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큰 개발업자도 없고, 공급자를 위한 금융도 없습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이런데는 “건설”회사이지 개발업자가 아니고, 자체적으로 땅을 사서 집을 짓고 긴 시간 동안 회수하는 금융장치도 전혀 없어요. 이런 구조에서는 단기 PF 금융을 통해 고금리로 자본을 조달해서 속도전으로 집을 짓고, 분양과 동시에 모든 수익을 걷어들이지 않으면 사업이 바로 망합니다 선진화된 장기회수 임대시장이 생길 수 없고, 분양과 동시에 완판되어야 사업이 유지가능하죠. 이것 때문에 로또청약이라는 서울 핵심지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전세를 낀 등기가 없으면 신규 공급 사업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아집니다. 더 나쁜 건 부동산 불경기에는 (지어봐야 즉시 완판이 어려우니) 공급 사업 자체가 안된다는 겁니다. 불경기 때 안 짓다 보니, 금새 공급이 줄어들고, 이게 쌓여서 집값이 폭등하면 그 때서야 사업성이 개선되어 공급이 가능해집니다. 시장가격의 진폭이 훨씬 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떨어졌다가 급등하고 떨어졌다가 급등하고…) LH라고 뭐 다를까요? 자본도 없고 장기저리 공급자 금융 없는 건 LH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어서 바로 분양해서 팔지 않으면 LH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죠. 이런 사업구조는 기본적으로 유지가 안됩니다.
이런 주택공급 환경에서 전세를 없애면? 공급 사업 자체가 안 됩니다. (대규모 신축 단지에 전세입주가 전혀 없는 상황이 상상이 가시나요? ㅎㅎ) 선진화된 부동산 개발업과 공급자 금융을 도입해서 서구 선진국처럼 공급체계를 만드려면? 결국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을 감당 가능한 대기업들에게 시장을 열어주고, 장기저리 공급자 금융을 만들어 주고, 대기업에게 월세 장사하라고 허가해 주면 됩니다. 소위 진보 지지하시는 분들 이거 심정적으로 쉽게 동의가능하신가요? 이것도 아니면 LH가 집 지어서 월세 장사하는 건? 세금은 엄청 꼬라박고, 대다수 한국 사람들의 눈높이(오를 수 있는 집… 하악하악)에 과연 만족을 시킬 수 있을까요? 전세 없애려면 주택공급 모델 자체가 바뀌어야 하고 월세화로 전환되는 건 필연적입니다. 핵심지로 갈 수록 소수의 자가보유자들과 월세자로 나뉜 세상이 오겠죠. 사실 선진국들이 다 이렇게 삽니다. 동의못하시겠지만 한국은 경제규모 대비 도시 주거비가 엄청나게 싼 축에 드는 나라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8. 대출제한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
대출제한은 초단기 극약처방일 뿐, 절대 오래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위에 설명 보셨죠? 우리나라는 분양 완판이 안되면 주택공급이 안되는 나라입니다. 공급자 대출도 고금리 PF밖에 없는데, 수분양자에게도 대출도 없고 전세도 없다? 공급이 불가능합니다. 이게 쌓이면 결국 폭등의 원인이 되죠. 애초에 장기간 유지 가능한 정책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극약처방 남발하고 나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면 (부동산 불경기가 오면) 공급이 안 되고, 그러면 대출 풀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면 또 어김없이 폭등장이 찾아오죠.
애초 자본주의 경제체제 자체가, 여신을 통해 미리 자본을 조달해서 큰 사업을 일으키고 천천히 갚아나가는 것을 기반으로 세워진 체제입니다. 삼성전자한테 영업이익 차곡차곡 현금 다 모아서 반도체 공장 지으라고 했으면 이만큼 클 수 있었을까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구매하는 것 중 가장 비싼 재화가 집인데 대출 없이 사는 게 말이 안 되죠. 선진국들 대부분은 LTV 80%이상의 대출로 집을 사라고 권하는 나라들이 대부분입니다. 집을 산 사람들이 직장도 덜 그만두고, 복지비용도 덜 소모하고, 애도 잘 낳아서 기르니까요.
9. 한국 정부가 부동산 조절에 실패하는 이유
맨해튼 아파트가 천억에 팔렸다고 미국 사람들이 분노하나요? 이상하게 한국 사람들은 원베일리 70억에 팔렸다고 하면 분노합니다. 내가 사는 거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 말이죠. 세금만 잘 내면 되는건데. (이재명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에도 이런 입장이었지 않나요?) 오히려 한국은 빈부에 따른 주거환경이 굉장히 평등한 편이에요. 70억짜리 원베일리나, 7억짜리 경기외곽 신축이나 구조는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요. 서로를 비교하고 잘되는 놈 배아파하고…. 이러다보니 국민들이 너무 단기 극약처방에 열광합니다. 대출 없애고, 토허제 먹이고, 세금 폭등시키고….. 한국 정치인들이야 원래 표만 되면 뭐든 하는 인간들이죠. 저런 극약처방 남발해봐야 무주택자 화풀이만 될 뿐, 그 세금 주거복지에 쓰이지도 않고, 무주택자의 거주환경이 개선되지도 않습니다.
핵심지 집값은 결코 싸지지 않습니다. 통화량은 크던 작던 경제성장에 따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고, 공급은 앞으로도 들쭉날쭉 할게 뻔한데. 저는 서울경기 핵심지에서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주택공급, 주택가격 안정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1주택 보유는 외곽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책이에요. 그리고 어찌되었건 주택을 보유해서 플레이어가 되어야 현실성 있는 눈으로 정책과 시장을 바라보는게 가능해 집니다. 여러 게시판에 보면 등기 한번 안 쳐보고 분노만 가득찬 사람들 많습니다. 이 사람들 말은 걸러들으셔야 해요. 이런 사람들 말에 귀기울이면, 절대 경제적 자유,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주거를 이룰 수 없습니다.
1번이 가장 크지요.
그리고 부동산은 돈 안되는 집을사면 ... 상승장이 문제가 아니라 하락장때 거래가 안됩니다 ....현금화 하기가 힘 들어요
오억짜리 집의 재산세가 월 백만원이면 어떻게 될까요?
딱히 가정이나 상상력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지금 사는 곳이 그렇거든요.
여기는 미국의 시골입니다. 보유세가 높은 지역입니다.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미국 여러 주들 중 상위권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살았던 집 이야기를 해볼게요.
매매가가 우리돈 오억 정도 합니다. 오억이면 미국 시골에서는 적은 돈이 아니죠. 중산층 거주지 정도 됩니다.
재산세가 월 백만원 정도 나옵니다. 매월 내는건 아니고 일년에 한두번 몰아서 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월 백만원 큰 돈이지요. 집 갖고도 사실상 월세사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보유세가 그렇게 놓은데 뭐하러 집을 사냐. 전세 살면 되지’
하실 수도 있지요. 그런데 미국에는 전세 제도가 없지요.
‘전세 없으면 월세 살면 되겠네. 미쳤다고 재산세 월 백만원 내고사냐’
할 수도 있지요.
자 그럼 매매가 오억이고 한달 보유세가 백만원인 집의 월세는 얼마일까요?
삼백 오십만원 정도 합니다. 집값은 오억인데 월세가 삼백 오십만원이라... 신세계지요?
삼백 오십만원의 구성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 보유세 100
- 관리비 75
- 집주인 이익 175
한국은 관리비를 세입자가 알아서 내지만 여기는 임대료에 포함입니다. 단독주택이라 잔디 깎기 용역, 정원 용역 및 집 외부 관리가 모두 포함됩니다.
집주인의 자기자본 투입대비 수익률은 대략 4%+/- 선으로 일정합니다. 집값에 상관없이 대략 이정도 나오더군요.
내 돈 오억들여 집을 샀으니 오억의 4퍼센트인 연 이천만원 정도의 순익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위의 집주인 이익 175만원 x 열두달 해보면 대략 이정도 나옵니다.
4%는 명목수익률 입니다. 공실, 수리비용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실 및 수리비용 등은 전적으로 집주인 관리의 영역이겠지요. 공실관리를 잘하고 저비용 고효율로 집 관리를 해나가는 집주인은 수익률이 4%를 상회할 것이고 반대인 집주인은 3% 수익도 버겁지 않나 싶습니다.
(이래서 저는 부동산은 공정하다 생각합니다. 주식처럼 클릭 몇번으로 동일한 수익률이 나는 것이 아니거든요. 같은 집이라도 집주인의 노력, 열정, 노하우 및 전문성에 따라 수익률이 상이합니다. 즉 노력한자가 한푼이라도 더 가져갑니다. 제가 부동산 투자를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왜 이 지역이 재산세가 이렇게 높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전에 현지 사람들 몇명에게 물어본 적은 있어요. 돌아온 답은,
‘여기는 시골이라 개발되고 관리 되어야 할 땅이 많다. 재산세를 높여야 사람들이 넓은 지역에 고루 분포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땅은 황무지로 버려질 것이고 특정 지역에만 사람들이 모여 살 것이다.’
였어요. 이 대답이 맞는지 틀린지 딱히 사실확인은 안 해봤습니다. 그냥 평범한 동네사람이 한 대답입니다.
실제로 보면 특정지역의 집값이 오르면 진검승부가 납니다. 보유세를 버티는 사람과 버티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뉩니다. 직업이 좋고 소득이 좋은 사람은 보유세를 내며 버티고 삽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집을 팔고 외곽으로 나갑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시가 계속 확장이 됩니다. 동네사람 설명이 일견 일리있어 보입니다.
과밀화 지역, 땅이 부족한 지역 및 도심 밀집지역은 대체로 보유세가 저렴합니다.
일례로 하와이가 미국에서 보유세가 가장 저렴합니다. 안 그래도 땅이 지극히 부족하고 수요는 높거든요. 하와이 집값과 임대료는 아주아주 높습니다.
뉴욕도 비슷합니다. 보유세가 크게 높지 않습니다. 확장할 주변지역이 많지 않거든요. 뭐 굳이 하자면 인근 코네티컷과 뉴저지 녹지를 다 밀어 확장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개발이 해당지역이 지향하는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뉴욕, 런던과 같은 대도시의 경쟁력은 좁은 면적 안에서 수많은 사람이 교류하며 창의력이 발현되고 이들이 끝없이 서로 상호작용 하는 과정 속에서 나옵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고 ‘도시의 승리’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뉴욕, 런던은 공통적으로 보유세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뭐 런던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시 제가 사는 지역으로 돌아와서 한가지 가정을 해볼까요. 제가 사는 지역의 보유세가 낮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극단적으로 오억짜리 집의 보유세가 월 백만원 하다가 갑자기 0원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집값은 오르고 임대료는 낮아질 겁니다. 집값은 오억에서 육칠억 정도로 오르고 월세는 350만원에서 200만원대로 낮아지지 않을까요? 결국 집을 사는 사람이 투입한 자본대비 4%+/- 수익률 선에서 시장이 형성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이 움직이지 않을테니까요. 집값이 육억으로 오르면 집을 사는 사람의 기대수익은 연 2400만원 정도 될 것이고요 여기에 관리비 더하면 월세는 250만원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은 정반대의 상황에 있지요. 보유세를 큰폭으로 올리려 하고 있죠.
집값이 떨어질거라는 정치적 선전과 함께요.
정말로 보유세를 지금 제가 사는 곳처럼 극단적인 수준까지 올린다면 집값을 잡는 일정효과는 있을 겁니다. 동시에 월세가 큰폭으로 오를겁니다.
‘집값만 떨어진다’ 는 것이 정치적 선전이지만 실질은
‘집값이 떨어지며 월세는 오른다’는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서울수도권에서 오억짜리 아파트의 월세가 얼마정도 할까요? 대략 백만원 조금 넘을 것 같네요. 보유세가 극단적으로 올라가면 집값은 사억원대로 내려갈 것이고 월세는 이백만원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사억원대 집값과 이백만원 월세의 중간지점 어디인가에서 시장이 균형을 찾겠지요.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국가경쟁력에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뉴욕, 런던과 경쟁하려면 인재를 더 끌어모아야 하고 끌어모은 인재를 한 곳에 몰아 그들끼리 교류하고 소통하며 무한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발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고밀도 개발이 맞다고 봅니다.
보유세를 높여 ‘밖으로 밖으로’ 확장을 꾀하기에는 시대적, 지리적, 환경적 요건이 맞지 않다고 봅니다.
런던시내에 있는 방 하나짜리 아파트의 월세가 삼사백만원 정도 합니다.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매매는 십 몇억 할 것이고요. 십 몇억하는 집값 떨어뜨리겠다고 보유세를 한껏 올리면 삼사백만원 하는 월세가 사오백만원을 훌쩍 넘길 겁니다. 뭐 집값도 일정부분 내려오기는 하겠지요.
저는 돈벌어 집하나씩 사모으는게 유일한 낙이요 취미입니다. 어릴적 온가족이 집없이 떠돌아다닌 기억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제가 집을 사 모으는 것은 저의 과거를 보듬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무한세금인상’ 기조 속에 요 몇일 일도 손에 잘 안잡히고 심란했네요. 그러다 문득 보유세가 아주아주 높은 극단의 영역에 살고 있는 이 미국 시골동네가 떠올랐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마음이 편안해 졌어요.
자본은 항상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세금을 아무리 높여도 주택시장으로 투입되는 자본은 기대수익률 x%를 가지고 움직일 것입니다.
일년에 따블 바라고 부동산 시장 기웃거리는 사람에게 기대수익률 x%는 시시할 겁니다. 그러나 저는 이 수준이면 족합니다. 세금이 아무리 올라도 기대수익률은 유지가 될 것입니다. 때문에 저의 부동산 투자는 계속될 것입니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이득 사이에서 조율하는 것이 결국 정부의 역할이죠.
결국 이게 정답입니다. 서울에서 오르는 집은 결국 '입지의 유리함' + '게이티드 커뮤니티의 편리함' 두 개가 다 갖춰진 순으로 오릅니다. 한국에서는 이게 강남아파트 라는 표현으로 치환되는거고요. 입지의 유리함만 있던지 게이티드 커뮤니티의 편리함만 있던지 하면 잘 안 오릅니다. 전자가 본문의 삼전동 빌라 같은거고 후자가 오피스텔 같은거죠.
근데 서울의 개발방식은 잘 안 오를 주택을 싹 밀고 잘 오를 주택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이건 사실상 공급도 아닙니다. 그냥 아파트 값만 올랐습니다.
심지어 정부 지자체가 돈 쓰기 싫으니까 공원, 쓰레기 처리시설, 주차장 같은거 안 짓고 이런건 게이티드 커뮤니티 입주민의 돈으로 해결하라고 하고 공공보행통로 정도만 내달라고 합니다. 글러먹은거죠. 국가가 기본 SOC도 공급 안하는겁니다. 그러니 내 돈 내고 지은데 기생한다고 생각하고 게이티드 커뮤니티 입주민들끼리 똘똘 뭉치죠.
문제는 잘 안 오를 주택은 보통 학업, 출퇴근 등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이 주 수요자가 되는데 이 주 수요층이 필요로 하는 주택의 공급이 없으니 원룸 월세도 오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조금 낮은 수준의 주택도 감내할만한 나이대의 사람은 돈이 없고, 주택의 수준이 좀 올라갔으면 하는 사람은 돈이 있는데, 서울은 두 수요층 모두 죽어나가는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겁니다.
역설적으로 서울에는 '갖고 싶지 않은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한국형 오피스텔이 아주 좋은 예시 입니다. 다양한 평수의 오피스텔을 핵심지에 용적률 꽉꽉 채워서 공급하고 집도 됬다가 필요하면 사무실도 됐다가 할 수 있게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가정을 이루면 외곽으로 나가서 게이티드 커뮤니티의 편리함을 누리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고요.
서울에 아파트를 얼마나 공급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습니다.
오세훈이 추진해서 짜증나지만,
그의 재재 중심 공급방안이 서울에선 효율적 정책으로 보입니다.
결국 주택 관리, 주차, 커뮤니티 시설등 다양한 편의성과 안전함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한국에서는 아파트보다 효율적인 주거형태가 없죠.
게다가 빌라나 다가구에서 거주하면 집을 부수고 새로 짓기도 힘듦니다. 인테리어는 더더욱 힘들구요. 그나마 단독이면 괜찮은데 그 또한 엄청난 공사비용과 스트레스가 들죠. 결국 편의성이 비교가 안됩니다.
집값이 오를 것 같아서 사는건 맞는데 그건 다시 팔아서 돈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이 제일 싸다고 생각하니까 몰리는겁니다.
게다가 재개발이라도 되면 다행인데 빌라, 다가구 많은 구역 재개발은 말도안되게 힘들죠. 잠시 이주했다가 다시 와야 하는데 근처에 괜찮은 아파트 전세 시세도 만만치 않고, 오래 살던 집을 떠났다가 다시 오는게 쉽지만도 않습니다.
그리고 실거주자들은 대부분 투자를 목적으로 사지 않습니다. 자녀 교육, 편의시설 등 거주 환경이 우선이지요. 주택가요? 골목도 좁고, 주차도 힘들고, 밤마다 개짓는 소리에 난방/냉방비는 더 많이 나오고 생각보다 불편하죠.
토시하나 빠짐없이 잘 읽었습니다
이젠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 소리는 그만 봤으면 합니다
쪽방촌, 고시촌 같은 최저주거기준도 안 되는
집에 사는 가구가 200만 가구인데, 그건 외면하면서
중산층을 위한 정부주도 임대를 외치는게 아이러니해요.
삼전동 빌라 가격 엄청 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ㅠㅠ
글이쓰였던 1년전 상황과 지금 상황이 격세지감이네요....
주거비가 기존 전세대출 이자 대비 유지되거나 낮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것 같아요.
전세 없애야한다? 없애도 좋습니다. 월세가 은행이자보다 낮다면요. 현실은 월세가 몇배이상 비싸죠.
과열지구 아닌 수도권 30평대 아파트 월세 2~300 하는데 일반적으로 월에 300~500 버는 근로소득 대비 저게 밸런스가 맞나요?
세금 부담을 전월세로 전가 시킬테니 더 올라갈거구요
왜 무주택자들의 주거비용이 더 버거워져야 할까요? 경제활동 하는 내내 월세만 내다가 은퇴하면 집은 커녕 노후는 박살나겠네요
이런 얘기하면 형편 맞춰 지방에 살라고 하는데 지방에 가면 현재 수준과 유사한 수준의 일자리는 조상님이 구해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