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을 보다 보면 많은 분들이 스스로를 A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공동체를 위해 행동한다고 말하고, 정의를 이야기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A의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A는 단순히 숭고한 가치를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편익을 기꺼이 포기하면서까지 공동체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영화 아마겟돈의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해리 스탬퍼처럼 말입니다.
그는 정의를 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인류를 선택합니다.
그 행동 하나만으로 그의 가치는 증명됩니다.
반대로 거창한 가치와 정의를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리는 순간에는 예외를 만들고, 같은 행동도 내 편이 하면 옹호하고 상대가 하면 비난하는 모습을 우리는 흔히 봅니다.
이것이 바로 내로남불입니다.
저는 내로남불이 단순한 위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말하는 가치보다 자신의 편익을 더 우선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치가 우선이라면 그 기준은 나에게도, 내 편에게도, 상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기준이 상황과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 그것은 가치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평가할 때 무엇을 외쳤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과 가치가 충돌하는 순간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는지를 봅니다.
말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릅니다.
그리고 일관성은 그 대가를 감수할 때 비로소 증명됩니다.
ABC 이론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스스로를 A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오며 경험한 바로는, 극한의 상황에서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고,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저 역시 예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A라고 부를 자신이 없습니다.
오히려 B와 C 사이 어딘가에 있는 평범한 사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쉽게 A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보면 의문이 듭니다.
A는 스스로 선언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편익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의 행동으로 타인이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지자들 대상은 아니라고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