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 박닌성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현지 사업의 가장 큰 고민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 북부에 대거 진출해 파격적인 임금을 앞세워 관리자 뿐 아니라 생산직까지 공격적으로 채용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인력 유출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청년실업률은 9%에 달하고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도 올해 2·4분기 기준 16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정작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본지가 만난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들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인력난을 호소했다. 인력난이 일어난 이유는 복잡하다.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스카우트에 더해 한국 기업의 경직된 급여 체계, 제조업보다 도심 근무 직무인 '시티잡(City Job)'을 선호하는 베트남 MZ세대의 직업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 가면 연봉 두 배"
최근 박닌과 타이응우옌 등 베트남 북부 산업벨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에 근무하는 숙련 인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스카웃에 나서고 있다. 입사축하금(사인온보너스)은 물론 한국 기업보다 1.5~2배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생산관리와 품질관리, 구매, 인사, 통역 등 관리직까지 스카우트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국 기업에서 4~5년 경력을 쌓은 직원들에게 중국 기업이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힘들게 키운 인력이 경쟁사로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닌성 꿰보 공단을 가보면 임금과 복리후생을 내건 채용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고, 일부 기업은 공장 정문 옆에 면접 전용 공간을 마련해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뗏(베트남 설) 전후에는 이력서를 내기 위한 대기 줄이 아침부터 길게 늘어선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노이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B교수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어과가 가장 인기였지만 지금은 중국어과가 앞선다"며 "중국 기업의 처우가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중국어 전공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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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사로잡은 '시티잡'
베트남 MZ세대의 달라진 직업관도 한국 기업에는 악재다. 과거에는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 취업이 안정적인 직장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관광·교육·서비스업 등 도심에서 근무할 수 있는 '시티잡'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의 부동산 가격이 최근 급등했지만 임금 상승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급여가 다소 낮더라도 출퇴근이 편리하고 삶의 질이 높은 직장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산업단지가 대부분 도심에서 30~50㎞ 떨어져 있는 점도 제조업 기피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부 지역 대학 한국어과를 졸업한 E씨는 "공단 통역 일자리는 많지만 프리랜서 관광통역을 선택했다"며 "한국 제조기업은 '꼰대 문화'와 높은 업무 강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돈을 조금 덜 벌더라도 도심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방베 당시 한국 기업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베트남 정부에 관련 애로사항을 전달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할 만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중국·글로벌 기업의 투자 확대와 베트남 기업들의 보상 경쟁, MZ세대의 직업관 변화, 한국 본사의 경직된 급여 체계가 동시에 맞물린 구조적 문제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급여 뿐 아니라 승진 기회와 교육, 복지, 근무환경을 포함한 종합적인 인재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꼰대문화때문에 꺼린다네요
적당히 빼먹고 팽당하는 엔딩
다들 속는겁니다
준 만큼 그 이상 뽑아 먹으려 하는 속성이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곳이 중국 기업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