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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코어'라고 믿으시는 분들께

베린이탈출원해요 · · 수정

조회 3,817 · 공감 19 · 댓글 24

스스로 '코어'라고 믿으시는 분들께 이미지 1

민주당의 역사는 짧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일흔을 넘긴 세월입니다.


이제 막 1년 남짓 함께하고서 "여기는 내 세상"이라 여기신다면, 그 긴 역사 앞에서 한 번쯤 숙연해질 때입니다.


버스에서 어르신께 자리 한 번 양보했다고 해서, 그 댁까지 따라가 주인 행세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잠깐, 각자 다른 모양과 다른 농도로, 같은 진영에서 만났을 뿐입니다.


그 안에서 편을 가르느라 바빠 서로의 인격을 다치게 하는 말까지 꺼내 든다면, 그것은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덕'이 되지 않습니다.


조금의 다름도 품지 못하고 잘라내려 하고, 처음부터 주인이었던 양 구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넓은 의미에서 민주적이지 않고, 민주당이 걸어온 길과도 어긋납니다. 필패의 지름길일 뿐입니다.


정치도 국정도 이제 잘 굴러가겠거니 하고, 개인적인 일이나 집안일에 마음을 두고 지내던 저를 다시 정치 앞으로 끌어낸 단어가 '코어층'이었습니다.


코어(core)는 몸의 중심 근육입니다. 주변 근육과 힘줄을 단단히 붙잡아, 몸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역할이지요. 그런데 그 중심부에만 힘을 준다고 코어가 제 기능을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 조직을 붙들고 함께 버텨 주는 것, 그것이 코어입니다. 주변을 구별하고 떼어내는 일은, 코어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코어'라 부를 때, 그 말이 정말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그분에 대한 신뢰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는 다짐일까요. 아니면 "나는 그분의 생각과 비전에 더 가깝다"는 자부심일까요.


무엇이든, 저는 그 말이 요즘 가장 불편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코어'라 부르는 순간, 나머지 모두를 '주변인'으로 갈라내는 언어가 되기 때문입니다.


수천 명이 익명으로 오가는 이곳에서 "내가 여기 코어다"라고 한번 글을 올려 보십시오. 그 말이 얼마나 우습고 민망한지 스스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시작된 갈등이고, 전당대회 국면이라 관심이 더 쏠리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싸우더라도, 싸움이 끝난 뒤에 다시 어울릴 수 있을 만한 선이라는 게 있습니다.


요즘은 그 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여기, 그런 장난질 통하는 곳 아닙니다.

민주당도, 클리앙도.

댓글 24

  1. 전가복 · · 공감 13
    코어지지자는 민주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지 개인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개인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은 친위대라고 하죠.
  2.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5
    @전가복님 새로운 왕조를 세운 것 아니면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지요. 왕도 세웠다가도 내리기도 했습니다. 민의에 거슬리면 결과적으로 온전치 못했습니다.
  3. 또리야네 · · 공감 10
    그렇지요.
    노무현 대통령 무시하던 사람들,
    문재인,이재명 당대표 시절
    그렇게 흔들어대고 권력 싸움하던 그런 사람들이 다시 당에 주류가 되려고 하는거죠.
    당원 1인 1표 반대 하는 사람들,
    검찰 개혁 원하는 의원과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세력들,

    그들이 다시 옵니다.
  4. 찡찡2 · · 공감 7
    민주당은 당원의 정당이지 그분의 정당이 아닙니다.

    민약 민주당 코어라는게 존재한다면
    그 기준이
    그분에 대한 신뢰, 그분에 대한 비전에
    누가 더 가깝냐는 절대 아닐것이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5.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2
    @찡찡2님 맞습니다. 가치에 음직이지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는 한참 지났습니다.
  6. 노피곰머리곰 · · 공감 4
    저 민주당의 역사 속에, 민주진보진영에서 한 몫을 했던 사람들에게 완장 찬 사람들이 반명이라는 딱지를 붙이면서 이 모든 일이 시작되었죠. 그러지 말라고 하니까 민주진보진영이라는 용어도 낡아 청산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저는 그들이 어떤 당을 만들고 싶어하는지 감도 안 옵니다.
  7.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5
    @노피곰머리곰님 반명 친명이 얼마나 민주적이지 못하고 후진 사고인지 알아야 할텐데요. 이재명 훌륭합니다. 처음 1년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효능감이 도파민처럼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몇가지 증요한 지점에서 저의 예상과 기대를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걱정했습니다.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 사이 반명 친명 프레임이 생겨난 것 보고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들도 나름 효능감을 보았구나... 그래서 저렇게 쉽게 착각을 하는구나. 이재명 대통령 다음이 블안하구나. 그게 또 들켜서ㅜ이제는 조급하구나...
  8. 노피곰머리곰 · · 공감 4
    @베린이탈출원해요님 그래서 걱정하고 알려주고 부탁도 해봤지만, 그걸 공격으로 받아들이니 어찌 할 도리가 없습니다.
  9.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3
    @노피곰머리곰님 그분의 그릇 크기와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정허시는 분이신 것 같은데 부디 더 넓게 보고 크게 담는 그릇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일 거 같아요. 힘내세요.
  10. PSPuser · · 공감 6
    당원 중심인 당으로 만들려고 얼마나 긴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까.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만, 이렇게 급하게 가는 걸 보면
    그 목적을 상실하고 오로지 권력추구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 궁금합니다.
  11.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1
    @PSPuser님 제헌잘에 벌어진 일이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김기현 나경원 모습을 여기서 보게 될 즐은 몰랐습니다.
  12. 사막여우 · · 공감 3
    '민주당의 코어'이지
    개인 정치인의 코어는 아닌거죠.

    모든 문제가 개념정립이 혼란스러울때 발생하는거죠.
  13. 편한녀석 · · 공감 2
    좋은 내용의 글 잘 읽었습니다.
  14. 오차원고양이 · · 공감 1
    저는 호칭이란 다수의 타인이 평가를 통해 정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호칭할 수 있는 것은 이름과 생물학적 분류기준 외에는 없다고 봅니다.
    아마 스스로 '코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익명의 공간에서 단어 하나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착각하거나 그래야 하는 의도가 보입니다.
  15. 신세기에반데 · · 공감 3
    동의합니다. 그런데 코어는커녕 당원도 아닌 평론가에게 갈라쳐져서 휘둘리는 꼴을 보니 참 안타깝더라고요. 유시민을 지켜야한다는 둥.
  16. 찹쌀군 ·
    @으앙맨님 이재명의 민주당을 지지하시지 않나요?
  17. 조야옹 · · 공감 4
    친명이던 반명이던 내각제를 저지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문제가 산적한데 조정식이라는 작자는 누구픽의 국회의장인지 모르겠지만 연성헌법을 어떻게 들먹일 수 있는거죠
  18.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1
    @조야옹님 그래서 조금도 더 많은 당원들이 당정 움직임에 관심을 더욱 가져야 하루것 같아요. 지역에서라도 흰소리하면 맞서 논쟁도 해야 하구요.
  19. 모우모우 ·
    @조야옹님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란보다 더 무서운 행보네요.
  20. Leo1121 ·
    옳으신 말씀입니다. 민주당의 역사. 읽어보겠습니다.
  21. 베린이탈출원해요 ·
    @Leo1121님 쪽지 드려요
  22. 귤귤룐룐 · · 공감 1
    정상 vs 비정상
    대통령제 vs 귀족내각제
    민주당의 이재명 vs 이재명의 민주당
    다시 힘든 싸움이 시작되었군요
  23. 거참다사용중이여? · · 공감 3
    1년도 안된 대통령 흔들기라니 기가 찹니다.
    아직은 믿어주고 지지하고 기다려줘야 할 때입니다.

    야당도 아닌 여당 당대표가 정권은 짧고 어쩌고 운운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당원도 아닌 유시민이 나서서 지지자 분열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거의 막말 저주성 발언을 내뱉는 유시민은 더이상 남의당 일에 간섭하지 말아주기 바랍니다.
  24. 베린이탈출원해요 · · 공감 1
    @거참다사용중이여?님 느낌과 신앙 말고 논지에는 논지로 응하는 상식적인 토론이 팔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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