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롯트 만년필은 상위 모델로 갈수록 닙 사이즈가 커지고 금 함량도 높아집니다.
그중에서도 보통 845부터 종결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디 소재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845 아래 모델까지는 일반 레진(수지) 바디를 사용하지만, 845부터는 에보나이트로 배럴을 직접 깎아서 만든 다음 그 위에 우루시(옻칠)를 입히는 공정을 거칩니다.
물론 화려한 마키에 공예로 완성되는 최상위 하이엔드 라인인 나미키와 비교할 수준까지는 아닙니다만 어찌 됐건 장인의 옻칠 마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커스텀 845가 독보적인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문제는 돈이 있어도 국내 만년필 소매상들마다 색별로 닙별로 한두자루씩 들여오는데, 구매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칠, 주칠, 흑칠 순서로 인기가 있고.. 저도 흑칠은 한자루 있습니다만 청칠과 주칠을 구해보려고 하는데 매달 실패하고 있습니다 (재고가 달에 한번정도 들어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만년필 색깔놀이는 사실 바디 색상보단 잉크색상이죠..
15/50ml 용량으로 판매하는 잉크인데 용량차이는 3배도 넘지만 가격차이는 2배도 안나는데
고민없이 15로 삽니다.. 30ml 잉크 한통으로 만년필 7자루를 채워서 쓰고 있는데 잉크가 정말 생각보다 쓰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잉입한 잉크는 하나이카다.. 뭔 뜻인가 찾아보니 꽃 뗏목이라고 하네요 강이나 호수에 벚꽃이 떨어져서 뒤덮은 풍경을 가르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분홍색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뭔가 이 색은 사랑시를 필사해야할 것 같아 사랑의 물리학을 한번 써봅니다
색이 곱네요 잉크가 스며들기전에 고여있는 색만 보아도 즐겁습니다
모나미가 최근 상폐직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리버가 아스텔앤컨으로 고급화에 성공해 나름의 포지션을 잡은 것처럼
모나미도 인하우스 닙을 넣는 만년필을 만드는 브랜드가 되면 안될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지만
이미 누적된 기술력의 차이와 인건비.. 쉽지 않겠지요




참고로 저는 다다음생에서도 쓸 수 있을 만한 잉크를 보유한 까닭에 플렉스닙을 가진 펜으로 잉크 소진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ㅠㅠ
파이롯트가 세일러, 플래티넘과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없는 고급짐이 있어요.
필감도 어쩜 이럴까 싶을 정도로 훌륭하고..
근데 컨버터에 좁쌀볼 들어있는 거 보면 좀 짜쳐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