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서 검찰의 수사권 독점이 낳은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같은 맥락에서 경찰의 나이브한 수사로 인한 사례역시 부지기수입니다. 이번 장윤기 사건을 포함해서,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사건, 버닝썬 경찰 유착사건, 창원 400억대 금융사기 사건 등 검찰의 보완수사 개입으로 실상이 파해처진 사례가 많죠.
경찰 조직단위의 증거 인멸 시 내부 통제망은 붕괴되고. 외부 기관의 전면적 강제수사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이 여러차례 증명되어 왔습니다. 이런 사례 때문에 여러 계층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박탈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거구요. 특히 이용구 차관 사건같은 권력형 인물비호~사건무마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기구의 서류검토를 넘어선 직접적 사실조사 권한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해외 사례를 가져와서 보면, 영국의 IOPC(독립경찰민원조사위)와 프랑스 법무부 사법관의 '사법경찰 지휘 및 인사/징계권 행사'가 적절하게 버무려진 독립된 기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국수본도 경찰청장 하위라서 행정경찰 조직이 사건의 증명과 법적 판단을 목적으로 하는 사법경찰의 인사와 운영에 개입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데요. 이런 구조가 경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논의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대신, 담당수사관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보완수사 요구권'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검사에게 직접수사권이나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는 경찰이 정당한 이유없이 이행을 지연하거나 부실한 대응을 할 때 이를 강제할 물리적 수단이 없게 되어서 '사건 핑퐁'의 악순환이 반복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형사사법 개혁의 성공 여부는 특정 권력 기관의 권한이 얼마나 커졌는지 혹은 작아졌는지가 아니라, 국민이 억울함 없이 얼마나 더 공정하고 신속한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대명제 하에 추진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청 신설'은 형사사법 구조의 일원화를 타파하고 특정 기관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한 개혁적 이념을 띠고 있는데요. 물리적 강제력을 지닌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과 수사 과정을 방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권한과 권력이 막강해진 1차 수사기관에 대한 교차검증 수단(직접 보완수사권)을 도려내면서, 그 공백을 메울 압도적이고 독립적인 외부 통제 장치를 동시에 설계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가가 범죄 통제와 인권 보호라는 본연의 의무를 방기하는 모순에 불과할겁니다.
해서 한국도 영국의 사례처럼, 거시적으로는 '한국형 독립경찰행동사무국'을 신설~ 경찰청 산하가 아닌 국무총리실이나 국가경찰위원회 직속으로 둬서 행안부나 경찰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조직에 부여되는 권한도 강력해야 할 것 같아요.
예를들면 경찰관 본인이나 직계 가족이 피의자로 연루되거나, 수사 과정에서 고의적인 증거인멸, 직무유기, 인권 침해 및 가혹행위 의혹이 제기되면,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일체의 조사를 즉각 중지하고 의무적으로 K-IOPC에 사건 전체를 이송해야 한다던지,
독립경찰사무국 소속 전문 조사관은 경찰 조직의 승인 없이 공소청을 통해 압수수색 및 구속영장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던지 하는 수준으로 일선 경찰조직이 헐렁하게 수사할 수 없도록 해야겠지요.
여기에 부실수사에 대한 사법경찰 징계요구권까지 부여가 된다면, 현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우려되는 사항들을 대부분 햇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