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프리티걸이 나온 지 벌써 20년이 다 됐군요.
...
매일같은 야근과 크런치 모드로 힘들던 시절
팬심과 덕심을 엮어서 의지했던 게, 카라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승연과... 구하라였죠.
흔히 말하는 삼촌팬이 아이돌에게 '의지'한다는 게
웃기기도 하지만, 진짜로 그랬었어요.
한 주 내내, 회의와 야근과 핫식스에 쩔어 살다가도
금요일 밤 예능인 청춘불패에서 익숙치 않은 시골 일에
좌충우돌하던 모습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더, 그들이 당당하게 걷기를 바랐습니다.
아무것도 해 준것 없는 팬이고, 해줄 것 또한 없었지만
그녀와 그녀의 팀이 기나긴 무명 시절...
흔히 말하는 듣보 시절과 생계형 아이돌 시절을 지나
한국과 일본에서 최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진짜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카라가 헤체한 뒤에도 그 멤버들이
그들의 노래 가사마냥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를 바랐습니다.
오늘, 리메이크 곡을 들으면서
기쁘고 자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그래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
그 시절이 지나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 한강, [희랍어 시간] 중에서.
애초에 이노래는 2008년 나온건데 이젠 갈라치려는 세력들이 한국인인지 의심마저 듭니다.
순수 음악만 놓고 보면 이번 Pretty girl 의 리메이크는 편곡의 변화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차라리 원곡의 음향과 어레인지먼트가 더 낫지 않나 싶어서 좀 아쉽더군요.
원곡과 거의 같은데 사운드를 되려 조금 덜어냈더라구요.
(원곡에 워낙 익숙하다보니) 그 부분이 제 귀엔 비어있는 것 처럼 들려요.
다만...현재 K-POP의 글로벌화 이후 2세대 아이돌의 초기 곡 리메이크는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