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국대 축구대표팀은 편차가 꽤나 큰 팀이라 생각합니다.
가끔은 강팀을 상대로 완전 스페인에 빙의 된 것 처럼 신들린 움직임으로 경기를 활발하게 진행 할 때도 있는 반면 약팀에게도 둔하고 무기력한 움직임으로 고전 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오늘은 후자의 경기 특성이 나타났던 경기였습니다.
전형적으로 나쁜 경기에서 나타나는 특성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세컨드 볼을 잘 가져오지 못한다.
=> 추정 원인 :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 둔화. 정적인 움직임.
2. 공에 대한 적극성 부족 + 반응 속도가 느리다.
=> 추정 원인 :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 둔화. 정적인 움직임. 멈춘 상태에서는 반응이 느려짐.
3. 수비의 적극성 부족 - 상대 공격수가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 접근 시 슛을 하지 못하도록 각을 좁히기 위해 뛰어 나와야 하는데 가만히 보고 있다 보니 편하게 슛 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추정 원인 : 더위를 먹어서 멍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반응속도가 느리고 몸이 뜻대로 잘 움직여 지지 않는다?
4. 패스 시 유난히 긴 패스를 하거나 상대 선수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
=> 추정 원인 : 더위를 먹어서 멍한 상태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다리 힘조절이 어렵다?
=> 추정 원인 2 : 고지대에 적응되어 있는 상태로 저지대에서 경기하다 보니 공 날라가는 감각이 달라서 적응 실패? (실제로 공기 밀도가 달라서 공이 날아가는 속도나 강도가 다릅니다)
5. 패스 미스 증가
=> 추정 원인 1 :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면 패스를 주기 좋아지고 성공률도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약간 이상하게 주더라도 공을 받을 사람이 기다리지 않고 움직여서 받아주면 그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그 움직임이 실종 되었으니 패스를 주고 받기 어려웠겠죠. 공격/미들/수비진 간격이 가까웠다면 선수들의 움직임이 작아도 어느정도 보완 되었을텐데 다들 보셨다시피 간격이 멀었습니다.
=> 추정 원인 2 : 공격/미들/수비진 간격이 멀다 보니 롱패스 위주의 뻥 축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연출 되었습니다. 그리고 뒷공간을 노리는 특성 상 긴 패스 위주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4번과 5번에 언급했던 추정 원인의 내용들 때문에 이런 전술로 패스 미스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핵심 키워드는 움직임, 간격 이 2가지가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경기들을 보면 위의 문제점들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혹시 더위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지고 체력적으로 부족해져서 그런가? 하는 대략적인 추측을 해볼 수 밖에 없네요. (38도의 더위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 좀 쎄하긴 했습니다)
아니면 감독의 어떤 전술 때문에 저렇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감독 전술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죠.
만약 전술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의 움직임 둔화, 체력 문제라고 해도 경기 초반부터 이미 저런 모습이 보인다면 구상해 놨던 대안 전술을 사용 했었어야죠.
나쁜 경기 때 나온다는 5가지 특성은 이미 비주기적으로 계속 대표팀에서 반복되던 문제였습니다. 그런 경기들을 분석해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놓고 경기 중에 이런 특성들이 나왔을 때는 어떤 전술을 사용해야 극복 할 수 있을지 미리 구상을 해 놓고 실전에서 사용하도록 준비를 해놨었어야죠. 그렇게 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제가 감독이라면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하다? 긴 패스 실패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저는 공격/미들/수비 간격을 최대한 줄이고 패스 미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 했을겁니다. 선수들 움직임을 줄어들어도 패스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일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체력 문제 등으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패스가 원할 하게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입니다.
원톱으로 패스가 제대로 가지 않는다? 그럼 투톱을 세우고 최대한 투톱으로 볼이 연결 될 가능성을 증가시켜 슛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 했을겁니다. 원톱으로 볼이 잘 가지 못한 것도 결국엔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경기가 되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