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신화는 사람들의 탐욕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국가가 제대로 된 선택지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신화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왜 무리해서 집을 사려 하겠습니까.
기다리면 더 비싸질 것 같으니까.
나이 들면 집 없이 버틸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전세는 불안하고, 월세는 끝이 없을 것 같으니까.
내 힘으로는 좋은 입지에 다시 들어갈 기회가 없을 것 같으니까.
이 공포가 부동산 불패 신화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신화를 깨려면 정부가 정면으로 말해야 합니다.
집은 계속 나온다.
낡은 집은 더 나은 집으로 바뀐다.
무주택자가 기다릴 이유를 만들겠다.
노후에 집이 없다고 삶이 무너지게 두지 않겠다.
주거 정책을 일부 계층의 복지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망으로 만들겠다.
저는 이것이 부동산 시장을 망가뜨리는 길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집이 부족하다는 공포,
지금 못 사면 끝이라는 불안,
버티면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
이것들이야말로 시장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공급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무 공급이나 해서는 안 됩니다.
6평, 8평짜리 숫자 채우기 공급도 안 됩니다.
10년 뒤 조감도만 보여주는 공급도 안 됩니다.
건설사와 땅주인만 웃는 공급도 안 됩니다.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4년, 5년 안에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는 집.
사람이 살 만한 집.
무주택자가 접근할 수 있는 집.
노후의 공포를 줄이는 집.
그리고 국가가 책임지고 입주 달력으로 보여주는 집.
이 정도의 결단 없이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내릴 수 없습니다.
대출 규제도 필요하고, 세금도 필요하고, 투기 차단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시장의 믿음을 바꾸는 건 실제 물량입니다.
말로는 안 됩니다.
선언으로도 안 됩니다.
조감도로도 안 됩니다.
집값을 잡겠다면, 집을 보여줘야 합니다.
공급을 말하겠다면, 입주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게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