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는 서민에게 싸구려 집을 주자는 게 아닙니다.
입주 시간을 앞당기자는 겁니다.
모듈러 주택을 말하면 공격이 나올 겁니다.
“조립식 집 아니냐.”
“청년에게 박스 주겠다는 거냐.”
“숫자 맞추기용 아니냐.”
이런 비판을 피하려면 모듈러를 만능처럼 말하면 안 됩니다.
모듈러는 일반 아파트를 대체하는 게 아닙니다.
빠른 공급이 필요한 곳에 쓰는 보완재입니다.
순환이주 주택.
청년 기숙사.
공공기숙사.
고령자 안심주택.
긴급 주거.
일부 공공임대.
이런 영역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1기 신도시 재정비를 하려면 이주주택이 필요합니다.
이주주택을 일반 방식으로만 지으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때 모듈러는 시간을 벌어주는 장치가 됩니다.
다만 이걸 현실화하려면 일회성 사업으로 하면 안 됩니다.
공공이 5년 물량을 미리 발주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이 공장도 짓고, 설비도 투자하고, 품질도 개선합니다.
매년 찔끔찔끔 발주하면 가격도 안 내려가고 품질도 안정되지 않습니다.
국가 표준 설계도 필요합니다.
1인 가구형.
고령자형.
이주주택형.
공공기숙사형.
가족형.
이렇게 유형을 정하고, 반복 생산해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6평, 8평짜리 초소형 위주로 가면 안 됩니다.
모듈러라고 해서 무조건 작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듈러의 장점은 표준화와 속도입니다.
기준만 제대로 잡으면 충분히 살 만한 집을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품질 기준은 강해야 합니다.
방음.
단열.
화재 안전.
내구성.
관리비.
하자보수.
이 기준을 일반 공동주택 수준 이상으로 맞춰야 합니다.
모듈러라는 이유로 질이 낮아지면 안 됩니다.
오히려 공장에서 표준화해서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빨리 짓되, 사람이 살 만해야 합니다.
모듈러는 싸구려 주택 정책이 아니라 주택 생산방식의 산업화입니다.
5년 물량을 미리 발주해야 가격도 내려가고 품질도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