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신화는 말로 꺾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들어갈 집이 나와야 꺾입니다.
지금 부동산 문제의 가장 큰 병은 단순히 집값이 비싸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 마음속에 박힌 믿음입니다.
“결국 집값은 오른다.”
“서울과 수도권 집은 절대 안 떨어진다.”
“지금 못 사면 영원히 밀린다.”
이 믿음이야말로 망국적 부동산 불패 신화라고 봅니다.
이걸 깨려면 결단이 필요합니다.
과거 노태우 정권의 주택 200만 호 공급을 무조건 미화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때도 부작용은 있었습니다.
도시계획의 한계도 있었고, 품질 문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때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실제 물량”이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말이 아니라 집을 지었습니다.
조감도가 아니라 입주 물량을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그 정도의 결단은 필요합니다.
다만 지금은 더 정교해야 합니다.
무작정 신도시를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아무 데나 아파트를 박자는 것도 아닙니다.
공급론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공급은 단순히 숫자를 늘리자는 공급이 아닙니다.
낡고 불편한 집에서, 더 조용하고 안전하고 살 만한 집으로 옮겨갈 수 있게 하자는 공급입니다.
층간소음.
벽간소음.
낡은 배관.
부족한 주차.
약한 단열.
불안한 화재 안전.
이런 집이 계속 남아 있다고 해서 주거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인구가 줄어드니 공급이 필요 없다는 말도 너무 단순합니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 수는 바로 줄지 않습니다.
특히 1인 가구는 앞으로도 최소 10년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주택은 영원히 남는 물건이 아닙니다.
낡은 집은 멸실됩니다.
재건축과 재개발을 하면 기존 주택이 사라지는 시기도 생깁니다.
그러니 공급은 계속 필요합니다.
다만 기준은 바뀌어야 합니다.
10년 뒤 조감도가 아니라,
4년, 5년 안에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는 공급.
6평, 8평짜리 숫자 채우기 주택이 아니라,
사람이 살 만한 집.
건설사와 땅주인만 웃는 공급이 아니라,
무주택자와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공급.
이런 공급이어야 합니다.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면 공급을 말할 게 아니라, 입주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것도 언젠가가 아니라, 임기 안에 보여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