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얘기입니다
외가쪽 얘기인데
큰 외삼촌이 사회적으로 엄청 성공하셨습니다
자산이 수백억대이상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수백억대가 아니라 90년대 후반에 수백억대였습니다
강북에 고급주택 갖고 계시고
압구정에 구현대 아파트 갖고 계시고
건물 여러개 갖고 계시고 그렇습니다
어릴때부터 외삼촌은 고급주택에 사셨는데
TV에 나오는 부자집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모들이나 다른 외삼촌이 가난한건 아닙니다
다들 대한민국에서 중산층 이상으로 살고있고
다들 수도권에 아파트 한개 이상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못사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을 시기하는
그런 단순한 얘기가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릴땐 외삼촌이 자랑이었고 자부심이었습니다
우리 외삼촌 부자다~~~ 이러면서 자랑했었죠
제 또래의 외가쪽 사촌들도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던거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외가쪽 어른들은 생각이 다르더군요?
국민학교 다니던 무렵
우연히 듣게 된건데
이모들이 큰 외삼촌을 욕하더군요
지 혼자 잘나서 부자된줄 안다면서
엄마랑 아빠가 뒷바라지 해서 그렇게 된거고
형제자매 9명중에 한놈한테 올인해서 키운건데
나머지 형제들은 그만큼 못 받고 양보하면서 컸다는 거죠
그러니까 외삼촌의 성공은 외삼촌 혼자만의 성공이 아니라
온 식구가 등골 빼서 만든 성공이었던 겁니다
엄마 아빠 죽을때 나머지 형제자매들 챙기라고
유언도 했는데 내팽겨치고
작은애 집살때 도우라고 유언했는데 그것도 무시해버리고
그게 자기 덕인줄 알어
이러면서 욕을 하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단순히 부자를 질투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받은 만큼 돌려주지 않는다는 서운함
같이 희생했는데 나만 빠진 것 같은 억울함
그리고 부모님 유언까지 무시당했다는 배신감
이런 게 겹겹이 쌓인 거였습니다
돈이 많아서 미운 게 아니라
우리 몫의 인정을 못 받아서 미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수백억 부자 친척이 없는 집이라도
형제끼리 누가 더 받고 덜 받고 하면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감정일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모들도 공감하는 지 웃더군요
그때 알았죠
아 어른들은 앙금이 있나 보구나를 그때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욕하면서도
서로 친척 모임도 자주하고
사촌끼리도 모임 자주 하고
그렇습니다
처음엔 이게 좀 앞뒤가 안 맞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뒤에서 욕할거면 안 보면 되지 왜 만나냐
위선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근데 막상 겪어보면 압니다
미운 마음하고 보고 싶은 마음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한 사람 안에 같이 들어있다는 걸요
욕은 욕대로 나오는데
명절에 그 얼굴 안 보이면 또 허전한 게 사람입니다
서로 욕 하면서 절연하는 경우도 있지만
욕하면서도 잘 지내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절연이 더 깔끔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하지만 인생이란 게 깔끔한 게 꼭 정답은 아니더라구요
앙금을 안고서도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그것 나름대로 어른의 선택이고 그릇입니다
참고로 저도 제 누나랑
재산 때문에
그 재산을 더 갖고 덜 갖고 문제때문에
3년 이상 싸웠지만서도
그래도 잘 지냅니다
그 3년 동안은 진짜 꼴도 보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싸운 건 싸운 거고, 누나는 또 누나더라구요
조카들이랑도 잘 지내고
용돈도 잘 줍니다 ㅎㅎ
앙금은 앙금이고
싸움은 싸움이고
인연의 끈은 끈인거고
이걸 억지로 하나로 합치려고 하면 오히려 사이가 더 망가집니다
서운한 건 서운한 채로 두고
그래도 끊지는 않는 것
형제자매간의 인연은 그것나름대로 소중한것이죠
그건 당연한거지요
이 경우는 싸우는 집인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