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 제도, 혹은 전세자금대출 제도에 대해 과감한 개편을 추진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단순히 “없애야 한다”는 대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정책 설계에서는 최소한 네 가지 경우를 구분해야 합니다.
첫째, 이미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둘째, 앞으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입니다.
셋째,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임대인들입니다.
넷째, 금융권의 남는 여신입니다.
전세 제도와 전세자금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왜곡을 만들어 온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에 기대어 주거를 유지해 온 사람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방향은 과감해야 하지만, 실행은 섬세해야 합니다.
정책의 목표는 전세자금대출이라는 비정상적인 신용 공급을 줄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동시에 기존 임차인의 주거 불안,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문제, 월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담까지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대의는 클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정책은 사람들의 실제 삶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세 제도 개편은 단호하되, 매우 정교해야 합니다.
하나의 예 이지만, 단계별 조치는 분명 달라야 합니다.
| 단계 | 기간 | 조치 |
|---|---|---|
| 1단계 | 시행~6개월 | 신규 고가 전세대출 금지, 유주택자 전세대출 금지, 증액 금지 |
| 2단계 | 6개월~2년 | 신규 전세대출 전면 중단, 기존 대출은 만기까지 보호 |
| 3단계 | 2~4년 | 기존 전세대출 자연소멸, 월세공제확대·공공임대·임대인 반환대출로 전환 |
또한 남겨야 할 것과 폐기해야 할 것이 명확해야 합니다.
| 없애야 할 것 | 남겨야 할 것 |
|---|---|
| 세입자 명의 전세대출 | 저소득층 주거지원 |
| 전세대출 보증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
| 고가 전세 레버리지 | 공공임대·월세 바우처 |
| 갭투자 자금줄 | 정상 임차인 보호 |
| 집주인 무책임 구조 | 임대인 부채 책임 |
그런데 이런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분명히 반대 세력이 꺼내 들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 아니냐.”
“기존 전세 임차인들은 이제 집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
“청년들은 평생 월세만 내다가 인생이 끝나는 것 아니냐.”
“역전세가 터지면 집주인들이 줄줄이 망한다.”
아마 이런 식의 공격이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겉으로는 서민을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세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계속 방치하자는 말에 가깝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줄이거나 폐기하자는 것은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자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의 보증금과 대출 이자, 그리고 전세금 미반환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를 정상화하자는 것입니다.
기존 전세 임차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에 제도를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을 두고 신규 대출을 줄이고 기존 대출은 단계적으로 감액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취약 계층에 대한 월세 지원, 공공임대 확대, 보증금 반환 안전장치 강화 같은 보완책은 당연히 함께 가야 합니다.
청년들이 월세만 내다 끝난다는 주장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문제는 월세 자체가 아닙니다.
문제는 소득 대비 과도한 주거비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겉으로만 전세에 살게 만들고, 실제로는 은행에 이자를 내게 하는 구조가 과연 청년에게 유리한지 다시 봐야 합니다.
역전세로 집주인들이 망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전세금을 사실상 무이자 자금처럼 활용해 온 구조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면, 그 위험을 계속 임차인에게 떠넘기는 것이 맞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이 정책은 시장을 망가뜨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전세라는 이름 아래 방치되어 온 개인 간 사금융 구조를 정상화하자는 것입니다.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전세자금대출을 계속 유지하면,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줄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더 큰 보증금, 더 큰 대출, 더 큰 전세 사기, 더 큰 역전세 위험을 만들어 낼 뿐입니다.
그러니 반대 논리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세자금대출 폐기는 서민을 버리는 정책이 아닙니다.
서민에게 위험을 떠넘겨 온 구조를 끝내는 정책입니다.
이전 글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대출을 줄이면 집값과 전세금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차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여당은 왜 이 조치가 필요한지, 그리고 왜 지금 해야 하는지를 끈질기게 설명해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보더라도 지금은 중요한 시점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세계적인 금리 상승 기조가 시작되었고 한국 역시 올해 최소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 말은 시중의 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대출자들은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하고요.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대출 가능 금액은 줄어듭니다.
즉, 지금이야말로 전세자금대출 개혁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말에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몇 주 내에 부동산 정책이 발표될 것이기에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이 잡힐까봐 우려 스럽기 때문입니다.
부디 좋은 정책을 내놓기를 기원합니다.
대부분 많은 분들의 동의하는 내용이고 만약에 비슷한 전개가 이루어 진다면 이에 따른 문제점들이 짧은 시간안에 해결되길 바랄뿐입니다.
이미 언급하셨지만 정부의 대출 보증도 있지만 임차인 대출에 대한 근소세 환급도 있구요.
회사에서도 대출을 1%이상 깍아주는 복지지원을 주요한 사원복지로 내세우죠.
이런 이유로 임차인도 유리한 제도로 자리잡은거죠.
문제는 집갑이 올라야 유지가 되는 제도라는 점이죠. 임차인은 원하지 않겠지만 결국은 전세가 존속하는 한 전세를 계속 올려줘야 하구요. 하지만 그건 미래니까 당장은 없어지는 걸 반대하게 되구요.
게임이론쪽에서 연구주제로 삼아도 부족함이 없는 딜레마네요.
요새 수도권 아파트는 풀전세 계약도 매물도 아예 없던데요.
전세제도는 오히려 중위소득 이하한테는 도움이 되는 제도예요
전세사기 비중은 아파트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