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글을 어제 올렸는데,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를 사서 마음이 안좋네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든 검찰에게 보완수사 요구 권한을 부여하든 문제의 핵심은 보완수사 그 자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수사와 기소입니다. 먼저 수사의 문제를 보면 수사의 주체가 검찰이든 경찰이든 수사에 외압이 개입하거나 어떤 이유로 사건이 축소은폐 되거나, 증거가 조작될 수도 있고 핵심증거를 일부러 누락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수사관이 수사를 해태하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할 수도 있으며 주요 사건 관련자들 중 특정 인물을 수사에서 배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 지난 검찰의 행태에서 숱하게 봐왔고, 경찰이라고해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수사 과정의 부조리는 수사주체의 무능력과 직업윤리 결여 등이 원인일 수 있고, 상위 권력, 학벌과 지연에 얽힌 외압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사주체들이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사는 언제든 오염될 수 있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이 기소의 문제입니다. 기소의 문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함으로써 상당부분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소여부의 판단과 공소유지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할 수 있고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할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수사 자체의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수사와 기소와 완전히 분리된 환경에서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는 수사관이 제출한 사건 관련 증거와 그럴듯하게 재구성된 스토리에 의지할 수 밖에 없고, 책상에 사건 관련 파일이 쌓일수록 경찰이 이첩한 스토리에 함몰될 가능성이 큽니다. 거꾸로 수사관은 사건의 실체보다 사건의 스토리를 수집된 증거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얼마나 매끄럽게 스토리를 짜느냐에 더 신경을 쓸 가능성도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와 법원의 판결 등 이 모든 형사사법 체제는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는 중대한 일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보완수사권의 문제를 넘어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형사사법시스템 전반에 걸쳐 민주적 감시체제와 통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대책으로 국가인권위원회처럼 입법행정사법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를 두었으면 합니다. 명칭은 국가형사사법위원회로 하면 어떨까하구요.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이 직업윤리를 훼손하거나 외압이 작용하는 등 정황상 피해자의 권리 침해가 예상될 경우 위원회가 사실 관계를 파악하여 조치하는 것입니다. 특히 수사관이나 기소 담당 검사의 위법행위가 상당할 경우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토록 하고 이 사건의 경우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면 어떨까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잘 짜여진다면 보완수사권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도 잦아들지 않겠나 합니다. 하지만 현재 보완수사권을 두고 제기되는 여러가지 우려들을 일축하면서 검수완박만이 검찰개혁인냥 말하는데 대해 동의할 수 없고, 차라리 제한적이나마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이후 벌어질 사태에서 정부와 민주당이 독박 만은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완전 분리시키고
경찰의 수사권 남용은 다른 기관이 이를 감시 견제하면 됩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없이 시스템 잘만 굴러가는 나라들 많습니다.
즉 검찰개혁의 핵심이 검사들에게서 수사권을 빼앗아서 직접 수사하고 기소까지 하는것을 통해서 없는 죄를 만들어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면.. 검찰에게 수사 인력을 남겨두는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