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알츠하이머를 핑계로 출석을 거부하던 전두환 씨.
마침내 광주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향해 입에 담기 어려운 언사들을 쏟아낸 혐의였습니다.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왜 이래! {광주 시민에게 사과할 생각 없으세요?}]
그런데 법정에 계속 세우길 바랐던 시민들 눈앞에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이날 이후, 피고인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방어권 보장과 재판에 지장이 없다"
재판장은 '불출석 재판'을 허가했습니다.
[전두환 (2019년 11월 7일) :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그 사이, 피고인은 이런 궤변까지 쏟아내며 골프장과 고급 식당에서 목격됐습니다.
얼마 뒤. 법정에 설 의무를 면해줬던 재판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법원을 나갔고 재판은 더더욱 지연됐습니다.
법정에 빠짐없이 세우고, 면전에서 잘못을 신문하며, 묻혔던 진실을 따져, 그의 입을 열 수 있었던 기회.
그 기회의 역사적 무게를 희석해 버렸다는 비판을 받는 전직 판사는…
제1 야당 대표가 되었고, 오늘 '광주 정신'을 말했습니다.
앵커 한마디였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게 이런거군요..
견제장치가 전무한 사법부의 독립성, 그 근거는 개인의 양심이라 말하는 현행 법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위험성은 여태까지의 사법부의 판결, 검사들의 이탈뿐만 아니라 이번 선관위 사태를 통해서 넘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사법부는 나름의 특별성(?)이 있으니, 또한 법관 개인의 선한 모습의 양심이 살아있겠거니 하며 견제장치 없는 독립성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판결을 내리는 사람의 양심이 좋냐, 나쁘냐를 떠나서 적절한 제도 위여야만 비로소 인간 세상은 굴러가야 하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뻔한 소리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한번 더 되짚습니다. 판사의 마음대로 판결, 검사의 마음대로 기소(혹은 불기소), 투표 잘 도와주라고 뽑아놨더니 선거철에 마음대로 휴직계 내는 선관위. 견제받지 않는 인간의 세상이란, 설령 당장엔 괜찮더라도 결국 시간이 쌓이며 언젠간 썩는구나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