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인생이 짧게 느껴진다는 말, 어릴 적부터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50을 넘긴 지금, 이 말만큼 공감이 안 되는 것도 없습니다.
어릴 때 어른들이 "나이 먹으면 알게 된다"고 했던 것들 중에,
실제로 나이 먹어도 전혀 그렇지 않은 것들이 꽤 있더군요.
10년 전을 돌아보면 엄청난 변화가, 20년 전을 돌아보면 또 엄청난 변화가 있었고,
그 과정 하나하나를 되새기면 또 수많은 일들이 펼쳐집니다.
하루가 빨리 지나간다고 느껴도, 막상 그 하루를 들여다보면 또 깁니다.
그날 내가 먹은 것만 생각해봐도 정말 다양한 것을 다양한 시간대에 먹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랄 때도 있고,
그러면 1년, 10년, 20년 동안 겪어온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하며 시간을 체감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80~90대 어르신들도 몇 분 계십니다.
그중 한 분은 중동 건설판까지 뛰셨던 분인데 그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긴지 실감하게 됩니다.
어느날이 AI로 사진 보정을 부탁하셔서 도와드렸는데,
피라미드에서 찍은 사진이라 밑에 '이집트 카이로 피라미드에서'라고 적어드렸더니
꼭 "피라밋"으로 적어달라고 하시더군요. 수십 년의 시간차가 느껴졌습니다.
큰 병 없이 산다면 앞으로 30년, 장수하면 40~50년이 더 남아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만큼을 또 사는 겁니다.
5년 단위로도 세상이 이렇게 바뀌는데,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이면 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을지.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뇌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반복되는 패턴을 압축하고, 부정적 기억은 지워버린다고 하네요.
물리적으로 겪었던 시간들이 강제 삭제되니 체감상 짧아지는 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상황기억력이 좋은 편입니다.
오래전에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까지 기억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그 기억을 꺼내면 상대방은 대부분 기억을 못 합니다.
그만큼 기억 파편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쓸데없는 걸 기억하는 습성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인간의 유전적으로 설계된 자연 수명은 생각보다 짧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80~90세까지 사는 건 의료기술과 위생 덕분에 그 한계를 크게 늘려놓은 결과라는 거고 하네요.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AI, 그 다음으로 계속 가속하고 있고요.
사람마다 시간 체감은 다르겠지만, 변화의 속도가 이렇게 빨라진 시대를 사는 지금 사람들은
과거 어른들보다 인생을 더 길게 느끼는 쪽이 많지 않을지 궁금해집니다.
노후(?)에 대해 고민이 많네요....
저는 작년 12월 즈음부터 그리고 요즘 부쩍 더.. 앞으로 남은 나의 노후 20여년은 내가 지지하는 가치, 신념과 반대되는 정부, 정치를 겪으며 살겠구나 하는 비관적인 예감을 하게 됩니다. 이게 참 힘든게 그간 살아온 가치의 세월이 긴 것도 있겠고 저의 동년배 세대, 크게 보아 같은 가치를 지향했던 4-50대 세대가 머릿수로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20년은 쭉 최대층을 유지할 거라는 점입니다. 그 점이 보루였고 위로였는데 오히려 그 점 때문에 한 번 특이점이 무너지게 되면 이제는 나이들어 새로운 돌파구의 구심점이나 회복 기제를 찾지 못하고 거대한 집단적 박탈감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 같아 힘이 빠지고 우울해 집니다. 님 말처럼 짧지 않은 인생의 여생인데 말이죠..
하고싶은 것은 많고요.
나이가 들수록 여러가지 일에 무뎌지고 삶이 하루하루 그냥 흘러가다보니 어제가 오늘같고 그제가 어제같으니 별일도 없이 1년 2년 훌쩍 지나가버리고. 인생이 짧게 느껴지는 거라고 하더군요..
갈수록 짧아지긴해요. 잠깐 돌아보면 금방 2-3년이 지나가 있네요.
별일도 없었고, 별것도 아닌 머니에 묶여서 삶이 그냥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 같네요.
요즘은 노래도, 기억도, 어릴때의 그시대에 머믈러있는듯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