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재작년 와이프 및 아들들과 함께 캐나다로 넘어왔었습니다.
약 2년 정도 살면서 문화적인 차이도 많이 느꼈고, 아이들이 현지에 어떻게 적응해 가는지도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는 지인 집에 홈스테이로 유학 온 학생이 현지 학교에 입학한 후 겪은 이야기를 듣고 적지 않게 놀랐고,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제 아이들은 국제학교를 다니다가 캐나다에 왔기에 영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큰 제약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지 학교 입학 후 ESL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규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현지 적응 과정에서 큰 문제를 겪지 않았고, 큰아이 역시 ESL 과정이 없는 현지 고등학교에 바로 입학하다 보니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유학생들도 대부분 비슷하게 적응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지인 아이가 입학한 학교에는 ESL 과정이 있었고 한국에서 혼자 유학 온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문제는 여러 가지인데, 그중 유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 몇 가지를 언급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언어의 문제입니다. 한국에서 국제학교나 그에 준하는 환경에서 공부하지 않았다면 대부분 ESL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ESL은 A~E 단계로 나뉘는데, 실제로는 마지막 단계인 D 또는 E 단계에서 시작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한계를 느끼고, 선생님이나 현지 학생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제약이 발생합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꽤 잘한다고 평가받던 학생들도 보통 C레벨 정도로 배정되는데, 이 수준이라도 실제 대화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지인 집 아이의 경우 어릴 때 영어유치원을 다녔고 국제학교 경험도 있어 리스닝과 스피킹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려운 단어를 일부 모르는 정도였기에 D레벨 판정을 받았고, E레벨은 따로 들을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다른 유학생들과 차이가 발생합니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들은 현지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새로운 문화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같은 한국인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낯선 환경에서 같은 언어를 쓰는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결과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언어 능력 향상 속도도 느려질 수 있습니다. 어릴 때 온 학생들은 1~2년 정도 지나면 기본적인 영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학업이나 토론, 에세이 작성 등 고급 영어 능력이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영어 때문에 학업 부담을 크게 느끼거나 전공을 변경하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언어 장벽이 학업 성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현지 적응을 위해 선택하는 홈스테이 문제입니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서로 신뢰 관계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믿을 수 있는 지인이나 가족이 있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학원을 통해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현지에 아는 사람이 없고, 단독으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겪는 문제가 식습관의 차이입니다. 캐나다는 물론 북미권 전반이 비슷하지만, 한국 부모들처럼 아침과 점심을 챙겨주는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시리얼이나 과일을 스스로 챙겨 먹고, 샌드위치 등을 준비해 학교에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고등학교 시기까지 부모가 대부분을 챙겨주던 환경에서 자란 학생이 갑자기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나라에서 스스로 생활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적응력이 좋은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식사나 생활 패턴이 무너지면서 초기에 체중이 감소하거나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녁에는 홈스테이 가정에서 식사를 제공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식단 때문에 처음 몇 달 동안은 음식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언어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대한 적응 능력도 유학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여학생들의 경우입니다. 캐나다의 연애 문화와 한국의 연애 문화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대를 알아가는 기간이 비교적 길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북미권에서는 연애와 신체적 관계에 대한 인식이 보다 개방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화 차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생들이 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혼자 유학 온 학생들은 부모의 직접적인 보호나 조언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판단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관계자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원치 않는 임신이나 낙태 사례가 가끔 언급되기도 합니다. 빈번한 사례는 아니겠지만, 한 번 발생하면 학생과 가족 모두에게 매우 큰 충격이 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인종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현지의 성문화와 관계 형성 방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기러기 가정도 이러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은 주로 혼자 온 학생들의 이야기지만,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 생활하는 기러기 가정 역시 다른 형태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의식주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영어 능력 부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부모가 충분히 케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지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는 외향적인 아이들은 1년 정도면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지만, 많은 아이들은 2년 정도 지나야 리스닝과 스피킹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 시기가 대부분 사춘기와 겹친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시기는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시기인 경우가 많은데, 이 시기는 정서적으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모 역시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느라 여유가 없고, 학교 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거나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가정이 이를 잘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합니다만 일부 학생들은 중요한 성장 시기에 정서적인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느끼기도 하며, 이러한 경험이 성인이 된 이후 우울감이나 정체성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조기유학이나 가족 이민은 영어 실력 향상만을 목표로 접근하기보다는, 언어·문화·정서·가정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검토 한 후 결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대 한국에서 바라보는 유학, 이민에 대한 관점 입니다. 실패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극적으로 전해지다 보니 제가 위에 언급했던 문제들이 과장되게 부풀려서 전해 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 현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해서 잘 사는 가정이 훨씬 많습니다. 제가 여기와서 본건 영주권을 취득하고 자녀들이 잘 자라서 현지에서 좋은 직장을 얻고 북미의 좋은 문화에 적응 하는 사례가 훨씬 많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캐나다의 느린 문화가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지만 살다 보니 왜 그런지 이해가 되고 가족 중심의 삶과 웰빙 라이프에 대한 만족감이 커졌습니다. 수입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지라도 수업이 끝난 이후 가족, 주변 지인들과의 유대관계가 더 깊어 졌습니다. 아마 제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제 아이들과 여기에서 처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가족 모두 모여서 식사 하고 각자의 관심사와 그 날 있었던 일을 함께 나눌수 있는 환경을 한국에서 가능했을까 생각해 보면 쉽지 않으리라 생각 합니다.
만 3살이었던 큰아들은 20살이 되었네요
제 아이들은 한국 친구가 거의 없어서 말씀하신 걱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인 커뮤니티 규모가 큰 도시나 학교들은 그런 문제가 있다가 들었어요
반대로 한국어 접근성 좋은데로 가면 리틀 한국이라 단점이 명확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