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하던, 우리 프로젝트는 정해진 순서와 단계대로 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렙깎탬은 안정적으로 자릴 잡았다. 고인물들도 만족에 만족을 더하고 있는 상황, 다만 문제가 있다면, 중~저렙 유저들을 위한 컨텐츠가 없다는 것이고, 신규 유입자는 계속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은 앞서 고인물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저랩들이 보다 쉽게 렙업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 기간을 단축 시켜 주면 된다. 다만 그럼 또 만랩 유저들과의 형평성이나, 게임 컨텐츠의 지속 생명력이 감소 된다는 문제가 있지만, 더 이상 아무도 찾아 오지 않는 빈 상가 비싼 월세 계속 유지하면 뭐하겠는가.
이 시절 게임들은 PK가 무한 했었다. 서버별, 지역별 어디선가 누군가 꼬라지를 부리기 시작하면, 필드엔 저랩 시체들로 가득찼었고, 희생자들의 길드에선 다시 고랩들이 동원되어, 작은 개인의 분쟁과 학살이 대형 길드간 전쟁으로 확산 되기 일 수 였다. 물론 그 상황의 저렙 들은 여기 저기 피해 숨어 다니며 렙업하기 힘든 시절이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 이었다. 몇 가지 제한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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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가져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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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용한 리소스는 새로운 던전을 개발하고 제작하는데 다 투입 되어 있어 정말 최소한으로만 이용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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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용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크게 문제시 되지 않을 것
음 그럼 레벨 00까지는 어느 지역을 가도 PK가 되지 않게 하면 되지 않을까? 아 그럼 PK 안되는 레벨 캐릭터를 가지고 던전을 길막하거나, 사냥터에서 진상을 부릴 수 있지 않을까? 길드전 앞에서 00레벨 캐릭터를 쭈욱 세워 놓고 뒤에서 원거리로만 쓕쓕하면 게임이 개판나겠구나.
그럼 특정 지역 한정으로 PK가 안되게 변경 하면 되겠네. 다만 그지역에 오래 있어봐야 XX 레벨 넘어서면, 벗어 나야 더 레벨업 할 수 있고, 굳이 그 중저렙 존에서 고레벨 애들이 난동을 부릴 필요도 없고 말이지….
이것만 하긴 뭔가 하나더 아쉬웠다. 만랩을 풀고, 렙깍템을 만들었던 만큼의 충격은 없다.
신규가 늘지 않는 이유도 사실 이것만으로는 해결 하기 어려웠다. 이건 순전히 기존 이용자들을 위한 대안이지 획기적으로 신규 유입이 늘어 나는 방안은 아니었다.
프로젝트팀과의 아이디어 회의가 진행 되었다
마케팅 : 오래된 게임이라. 사실 돈을…뭔가를 더 집행해서 신규를 끌고 온다고..효과를 장담할 수 없어요. 다른 상품들과 콜라보해서 이용권 주는 이벤트 같은 것도 생각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역시 예산 이네요. 이거 예산 집행해 주세요 라고 얘기해도 지금 회사 분위기로는 말 꺼내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PM팀 : 단순 경험치나 아이템, 시즌 이벤트를 진행하면 일시적으로 DAU는 늘지만 신규는 효과가 미미 해요, 그리고 이 신규 효과는 기존애들이 부캐 키우느라 새로 만드는 거구요.
개발: 죽여 주세요. 리소스 추가 투입 되서 뭔가를 만드는건 현재 상황에서 불가능합니다.
스케쥴 조정해주고, 업데이트를 한달 뒤로 미루면 어떻게든 끼어 넣어 볼 수 있어요.
그래픽 : 저랩 존을 새로 만드는건 아시는 것 처럼 던전 새로 만드는거나 차이 없습니다. 저희도 개발이랑 마찬가지로 새로 투입이 어렵습니다.
PM팀 : 그럼 우리 혹시 과금 이벤트를 하는 건 어떨까요? 한달 과금 할인 해 주는거. 안그래도 우리 게임 이용하는 사용자 애들 한달 과금 비싸다고 계속 애기하는데. 뭐랑 뭐랑 합치면 세일 해 준다 덩가, 할인 해 주덩가 하는 이벤트는 어떨까요?
마케팅 : 오호. 좋긴한데 회사 지금 사정에 어디랑 같이 합쳐서 과금 할인 이벤트를 하겠다고 하면,... 이후는 생각 하고 싶지도 않네요.
회사 전체에 부정의 기운들이 곰팡이 마냥 번지기 시작하면 이런 회의는 정답 없이 질질 끌기만 하고 답이 안나온다.
회의는 정답 없이 마무리 되었고,
우리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담배 피러 우르르 몰려가 연기를 피워 댓다.
흡연자들 : 답 안나오는 거 술이나 먹을까?
일동 : 콜….회사 앞 거기. 그래 날도 그렇고 기분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술이나 한잔 합시다.
회사 앞 술집.
맺혀있던 업무 얘기로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술자리 일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술자리에서 업무 얘기 하는건 잘 못된 거다.
업무 시간에 하지 못한 말들을 술자릴 빌어 하는 것은 술자리에서도 하면 안된는거다.
술자린 술자리 만의 얘기를 해야 되는거다.
여자 얘기, 지난 개그 프로 얘기, 주식 얘기, 회사 동기별로만 공유되는 얘기들, 누구의 뒷담화들, 사내 N개 커플들의 연애 이야기, 회사를 떠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이직한 사람들이 어디가 잘됐다 어딘 안됐다. 누군 어디가서 대박 났다더라, 누군 자기 사업 한다 했다가 말아 먹었다더라.
공감과 질시, 위로와 안도가 오고 간다.
술꾼들: 우리 회산 어떻게 될까?
일동 : OOOO2 망했다 해도 매출 나오고 있고, 다른 프로젝트도 진행 되고 있고, 그때 OO 통해서 들은 얘기로는 새로운 프로젝트 시작한다고 하더만 3개쯤 새로 만든다고
술꾼들 : 오호~~~~
일동 : 그래 뭐 돈이야 많은 회사니까 몇개 망해도 다시 일어서서 새걸로 대박 치면 되지 뭐.
술꾼들 : 그럼 OOOO은 어떻게 될 거 같아. 포긴가 그냥 냅두는 건가?
일동 : OOO이야 계속 캐쉬 카우잖아. IP를 팔아도 장사 남는건데. 우리야 크게 무리만 하지 않으면 자리 보전이야 문제 될 거 없는거 같고, 다만 한가지 아쉬운건 새로운 프로젝트 들어가서 대박한번 터트려 보고 싶은거지.
술꾼들 : 어휴 그러다 OOO 꼴난다. 안되면 골로 가는겨.
일동 : 그래도 게임 바닥들어 왔으면 누구나 대박 한번씩 꿈꾸잖아. 그럴라고 들어온거고, OOOO 프로젝트야 우리 경험치 올리는 발판인거고, 이걸로 새로 프로젝트 투입 되어 그걸로 한번 목숨 걸고 달려 봐이지.
술꾼들 : 오호…오호…..뭐라 막 나쁘고 부정적인 말을 쏟아 주고 싶지만. 굳이 내 손으로 꺾어 주고 싶지도 않다. 희망찬 어린이.
일동 : ㅋㅋㅋㅋㅋㅋㅋ 희망찬 어린이.
술꾼들 : 2차 갈 사람들 알아서 가고 빠질 사람들 알아서 빠지고, 내일 봅시다 시간도 늦었는데.
일동 : 오호 그래요, OO는 KK랑 2차가고, OO는 TT랑 택시 같이 타고 가고. 난 알아서 집에 가겠습니다 내일 봐요
일동 : 내일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