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엄밀히 말하자면, 현지화 되면서 약간은 다릅니다.
제석천은 제가 어린 시절 무협소설을 볼 때 한국무협의 단골소재였습니다.
선하고 강력한 정의의 신과 같은 개념으로 다루었고,
궁극의 무공명에 제석을 붙여 사용했었더랬죠.
이 제석천의 원형이 인드라임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관련 신화를 여기저기 찾아 보다 보면 결국 원형이 모이는 곳이 있더라는 것이죠.
물론 그 원형도 다시 그 뿌리를 쫓을 수 있지만, 거기까지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인도 신화는 사실 오랜 역사만큼 자체적으로 생성 된 케이스가 있습니다만,
뿌리가 있는 경우는 대개 고대 인도유럽 공통 신화에 기반합니다.
이 줄기를 정확히 추적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보면,
이 공통 신화가 각 지역에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정확히 구분 지을 수 없는 것은 공통 신화에 기반하지 않더라도
자연과 날씨를 기초로 자생적 태동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튼, 인드라는 중국으로 넘어 오며 제석천이 되었고,
또 제석천 만의 스토리가 쓰여집니다. 위상의 변화도 나타납니다.
원형은 원형이지 한번 토착화 되고 나면 거기서부터 새로운 역사가 시작 되는셈입니다.
아는 분들이 많을 것 같지만 참고로... 인드라는
그리스신화의 제우스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그 정도 위치와 위상이라는 말입니다.
염라대왕도 마찬가집니다.
야마가 불교를 통해 중국으로 넘어와 야마를 염라대왕이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현지화 과정 중 가장 두드러진 위상 변화를 겪게 되는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대표적 두 케이스만 다루어 보았는데요.
손오공의 경우 인도의 하누만의 설정을 거의 그대로 따릅니다.
하누만 설화 유입
-> 민간 잡극 또는 설화의 주인공으로 정착.
-> 로컬화 되고 문화적으로 확장 되어 가면서 손오공의 특징과 정체성이 만들어져갑니다.
핵심 능력과 특징, 서사적 정체성 모두 하누만에 근거하지만,
복합적인 특성의 발현과 융합은 다른 상황으로 진척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황금들창코원숭이의 외형과 행동 특징이 설화 속 손오공에 덧입히게 됩니다.
다만 신화들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저는 세계적으로 공통 양상이 발견되는 건 융의 집단 무의식 부분이 더 작용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수메르 쪽 신화인지고 모르지요. 세상 모든 곳애 있다는 노아의 설화의 원형이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거든요.
그나저나 몇 시간 전에 '전지적 독자 시점' 웹툰 보다 이 글 보니 기분이 이상하군요 ㅎㅎㅎ 설화를 모으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되거든요.